남편 몰래 가슴수술 할 수 있나요?
며칠 전에 제가 어떤 행사에 참석해서 거기서 질문 답변을 한 적이 있는데요.
거기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질문이었습니다.
사실은 아주 가끔 이런 질문을 하시는 환자분들이 있긴 합니다.
남편이 하도 칼 대는 수술을 반대해서, 가슴을 하고는 싶은데
그냥 한의원에서 침맞고 커졌다거나, 필러 주사같은 걸 좀 맞았다거나, 요즘 살이 찌는데 가슴에 찌더라.. 이런 식으로 얘기해서 부부간에 다툼(?)이나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느냐.... 라는 겁니다.
대답이야 뭐... 저로서는, '그건 사실상 어렵다' 라고 말할 수밖에 없죠..
신랑이 모를 정도의 수술 결과라면 그건 수술이 한 듯 안 한듯 되었다는 얘긴데.. 가슴 확대 수술에서 그런 정도의 결과로써 만족할 환자분이 안 계실 겁니다.
실리콘 보형물을 삽입하는 유방 확대 수술은 컵수 단위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위해서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심지어 신랑이 봐도 잘 모를 듯한' 변화를 위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어요...
가슴이 커지기는 했는데 이물감이 없이, 즉 만지는 쪽에서 너무 자연스러워서 수술한 줄 못 알아보는 그런 변화였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 하시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가슴수술이 자연스럽게 자기 가슴처럼 되는 것은 가능하지만 역시, 신랑이 못 알아본다는 건 있기 힘든 일이죠.... (부부관계를 아예 안 한다면 모를까)
대부분의 경우는 신랑들은, 수술 전에는 반대하되 (부작용이 걱정이 되어서) 수술 후에는 - 말은 안 하지만 - 엄청 만족해 한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부모님께 비밀로 수술하고 싶다. 이런 경우도 굉장히 많아요.
그건 첫째 부모님이 반대하실 경우인데 대체로는 어머니들은 수술에 반대 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니들은 가슴에 대해 컴플렉스가 있는 딸의 심정을 대체로 잘 이해하고 있거든요. 서로 잘 공감하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아버지들은 절대로 공감을 못합니다. 어떤 식이냐 하면
가슴 키워서 무슨 술집에서 일하려고 하냐 왜 부모가 준 신체에 손을 대나?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있고요.
아무래도 그런 컴플렉스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어 하는 것같애요. (겪어보질 않았으니)
원장님은 딸이 가슴수술하겠다고 하면 OK 하시겠느냐. 누군가 이런 걸 물어본 적도 있어요.
저는 사실 가슴수술의 위험성이나 수술의 과정, 마취 과정 등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솔직이 너무 쉽게 '그래, 해라' 라고 할 것같애요.
그러나 물론
제가 의사가 아니었다면, 많이 망설였겠죠. (물론 저는 딸이 없지만....)
와이프가 가슴을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그것 역시 좀 더 고민을 하겠네요. 그 경우 역시, 정 그러면 하시오. 라고 할 것같군요.
근데 와이프라면 제가 칼을 댈 수 있겠지만
딸이라면 못 댈 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술 후 회복기간동안에 통증이나 불편감때문에 결국 가족들이 알아보지 않겠느냐. 하는 부분도 환자분들이 많이 물어보시는 대목입니다.
한마디로 통증과 회복에 소요되는 시간이라는 건 개인차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차이들도 많기 마련인데 예전 포스팅에서도 자주 언급했던 내용이지만 다시 정리하자면
가족들도 잘 모를 정도로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없다시피 하려면 통증의 원인인 텐션과 압력이 적어야 하므로
보형물 사이즈를 너무 크지 않게 선택할 것. 그리고 피부가 아주 타이트하지 않을 것... 이런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가족 몰래 가슴수술할 수 있느냐? 라는 재미있는 질문을 주제로 한 포스팅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