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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형외과적으로 본 현송월 단장의 미모

    현송월 모란봉 악단 단장이 북측 조사단으로 내려왔다 올라가는 한 이틀동안 그녀는 거의 가는 곳마다 플래쉬 세례를 받았어요. 헐리우드 여배우들 중에서 가장 남심을 저격하고 있다는 몸값 높은 제니퍼 로렌스가 왔다고 해도 저정도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진 못했을 것같습니다.  

     

    현에 대한 수없이 무성한 뒷소문들, 그리고 그녀가 '북한 1호'의 여자였을 지 모른다는 뒷이야기들, 그리고 북한의 대표 '걸그룹'의 대표라는 점 등등이 모두 세간의 호기심을 자극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지구상 유일의 '동토의 왕국' 에서 온 '왕의 여자' 가운데 하나이므로 가쉽거리에 갈급한 기자들로서는 그 이상 중요한 취재거리도 없었을 것같습니다.

     

    평소에 저는 여성들의 얼굴을 보면 습관적으로 분석을 합니다.  매력적이라면, 그런 느낌을 받은 이유가 뭘까, 어느 부분이 아름답고 어떤 부분이 아닌 걸까, 그리고 어떻게 그걸 교정해야 할까. 여기까지. 일사천리로 머릿속에서 쭉  흘러가곤 합니다.  반대로 호감을 주지 못하는 여성의 얼굴이 나오면,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지에 대해 결론을 낼 때까지 역시 생각을 멈추지 못하구요. 

     

     

    당연히 맨날 뉴스만 틀면 나오는 현송월의 얼굴을 보면서도 생각했습니다.  북한 1호는 무엇때문에 이 여자에게 빠졌었을까?  대다수 남한 사람들의 대중적인 관점에선 미인이라고 하기 어려운 얼굴이지만, 이상하게 현송월에겐 나름의 카리스마가 넘쳤어요. 그건 무엇때문이었을까?

    또, 북한 사회의 미인에 대한 관점과 요건들은 어떤 것들일까? 그건 중국쪽과 유사할까?  러시아쪽에 가까울까, 아니면 남한쪽에 더 가까울까?

     

    북한 인민들은, 남한의 대표 미인격이라 할 수 있는 이를테면 송혜교, 한가인, 김태희같은 여배우들을 보면 과연 아름답다고 느낄까?  북과 남이 만약 민간 차원에서 제대로 왕래가 가능한 시대가 온다면, 북한 사람들은 성형에 과연 관심을 보일까? 궁금증은 꼬리를 물고 계속됩니다.

     

     

    벌써 여러 해 전 얘기지만 훈춘과 인접한 두만강 동쪽 연안에서 함경북도 국경 주민들이 중국과 러시아쪽으로 이동을 생각보다 자유롭게 하면서 대규모의 암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거기서 조선족 의사들이 북한을 드나들면서 수많은 북한 고위층 여성들의 성형수술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주로 Face lift (안면 거상술), 보톡스 주입, Upper blepharoplasty (상안검 성형) 등의 수술들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중국 의료 관광 연락책을 하는 조선족 통역한테 들었던 얘기입니다.

     

    사실의 진위 여부는 확인할 방법이 없어요. 근데 어느 정도 성업 중일진 미지수이지만 적어도 북한 여성들 중 고위층 일부는 미용적 성형수술을 받았고 깊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는 것 정도는 맞는 것같습니다.

    문화란 벽이 뚫려만 있으면 여기저기로 스며드는 연막과 같은 거라서, 결국 퍼지게 돼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건 인간의 속성이고 북한에 살고 있는 것도 짐승이 아닌 사람들이니, 당연히 미용에 관심들이 있을 겁니다.

     

    현송월의 얼굴형을 놓고 볼 때는 성형수술을 받은 느낌은 없습니다.  흔히들 '북방형' 이라고 부르는 강한 광대와 턱을 갖고 있어 장방형으로 보이는 얼굴형이니, 남한에서 선호하는 갸름하고 여리여리한 형상과는 거리가 멀다 할 수 있지요.

     

     

    그런데 현의 인상을 결정짓고 있는 건 눈이에요.

    우리나라 전통의 '미인도' 등을 구경해 보면 하나같이 선명하고 시원하게 뻗은 눈썹을 표현하고 있는데 적어도 현의 눈썹만큼은 기품이 당당해 보입니다. 그리고 삼백안이라서 차갑고 섬뜩한 느낌을 주는 눈매이지만 적당한 두께의 쌍꺼풀만큼은 굉장히 수려하게 보입니다. 과연 현이 쌍꺼풀을 한 것일까를 한참 tv를 보면서 생각해 봤지만, 화면에 나오는 영상만 보고선 도저히 알 방법이 없습니다.

    코는 높지 않지만, 상악과 하악이 모두 튀어나온 편이기 때문에 현의 코는 그로 인해 좀 더 묻혀 보입니다.

     

    현의 나이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지만 72년생이 맞다면 47살이 되는데, 그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은 피부를 갖고 있어요. 저는 그 나이는 잘못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89년생인 북한 1호의 부인 리설주보다는 많은 것같지만, 72년생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피부가 타이트해 보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만약 현송월이 나름대로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 끄는 성향이 전연 없는 아주 평범한 인상을 갖고 있는 여자였다면, 과연 이 이틀동안 그토록 많은 플래쉬를 받았을까?  

    그에게는, - 물론 남한의 관점에서 미인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 사람들의 눈길을 머무르게 하는 어떤 강한  존재감이 있다고 보여지고요.. 그의 눈매가 바로 그런 인상의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성형외과 의사가 '눈'이라고 하면  쌍꺼풀만을 생각하는 것같지만, 성형적으로는 Aesthetic unit 즉 미용 단위라는 개념이 있어요. 눈썹에서부터 아랫눈꺼풀에 이르기까지 그 전 영역을 하나의 독립된 미용적 단위로 보는 것입니다. . 현의 눈썹은 바깥쪽으로 약간 치켜 올라갔는데다 삼백안입니다. 이런 '눈'은  굉장히 도도하고 차가와 보입니다.

     

    그런데 얇은 쌍꺼풀이 있는 데다 몽고주름이 없으니 그 차가운 느낌을 그나마 얌전하게 완충해 주고 있는 편이에요.

     

    '눈'을 놓고 보면 현송월은 굉장히 세련되고 도시적입니다. 그리고 방남 기간 내내 기자들의 질문에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은 그런 행동이, 결과적으로 그의 이미지를 더더욱 도도하게 만들어 놓기도 했어요.

     

     

    1950~60년대쯤,  전쟁 후 미국의 대량 원조가 들어오던 시기 한국인들은 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것을 동경의 대상으로 삼았었죠. 미군 부대에서 나오는 잔반을 버리지 않고 따로 챙겨서 부대찌게라는 음식으로 해 먹었고 미국에서 굴러다니는 차, 갖가지 미제 물건, 미제 먹거리들 모두가 다 선망하는 대상이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미국적인 생김새 역시도 그랬지요. 서양적인 생김새, 즉 훤칠하게 큰 키, 높은 코, 좁고 작은 얼굴, 커다란 눈 등이 한국인들이 동경하는 외모가 되어 갔습니다. 결국,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이 바로 그런 서구적인 외모를 만드는 방법들로 발전한 것은 그런 문화적 상황에서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물론, 현재 미국인과 서양인들이 열망하는 아름다움과 남한 사람들이 열망하는 방향은 약간씩 다릅니다. 우리 사회는 단아함, 청순함, 그러면서도 도시적인 세련미를 열망하고 있어요. 그런데 미국 여성들이 하나같이 추구하는 것은 자극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주는 성적 매력입니다. 그 이유는, 한국은 아직도 가부장적이고 남성 우월적인 문화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성이 강해 보이고 카리스마 넘쳐 보이는 것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문화라는 거에요. 이런 사회에서 여성들이 주류 사회에 혼인, 취업, 승진 등 어떤 방식으로든 편입해 들어가려면 그런 기준에 맞추는 수밖에 없지요.

     

    그렇다면, 북한 여성들이 추구하는 것은 어떤 아름다움일까? 북한 제1의 걸그룹 대표인 현의 얼굴을 보면서 생각컨대,  Western style은 절대로 아닐 것같아요.  북한 주민들은 미국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엄청나게 강하니까요. 마찬가지로 유추하건대, 남한에서 추구하는 미에 대한 방향이 아닐 것이 분명합니다.

     

     

    저는 중국에 가서 성형 상담을 했을 때가 기억 나는데요. 중국인들은 성형을 할 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과 조금 다르게 원합니다. 

    이들이 '단아'하거나 '청순'한 느낌을 원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어요. 중국인들도 북방계와 남방계가 굉장히 많이 틀린데, 특히 북방계의 경우 아주 또렷하고 자극적인 외모를 원하고, 늘 그렇게 주문합니다.

     

    즉 남한선호 스타일과 서방 선호 스타일의 혼합이라고나 할까요.  중국은 미국 저리가라 할 정도로 여자들이 굉장히 기가 센 나라예요. 그들한테  '얌전한' 여자란, '멍청한' 여자와 똑같은 말입니다. 당연히 거기서 그 누구도, '단아한 아름다움'따위를 주문하지 않드라고요. 

     

    저는 북한 사람들은 남한보다는 중국쪽 문화에 친밀도가 훨씬 높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도 중국 (특히 북방)쪽에 가까울 것이라고 봐요. 현송월 단장은, 바로 이러한 관점에 탁월하게 잘 들어맞는 외모를 보여줬습니다.

     

     

     

    얼마 후면 올림픽입니다. 현송월을 비롯해 북한의 문화, 스포츠계 인사들이 많이 내려올 것입니다. 이들로부터 좀 더 많은 얘기들을 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아름다움, 그들이 추구하는 여성성, 세련됨, 그게 무엇인지. 저는 정말로 많이 궁금해요. 직접 가서 붙잡고 물어보고 싶을 지경으로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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