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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아직도 한국은 성형 강국인가

    영국 런던에서 오신 한 여성분이 저희 병원 상담 중에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영국에서 현지에 있는 성형외과를 찾아가 봤었대요. 근데 영국 의사가,  "한국이 성형 강국인데 굳이 여기에서 할 이유가 있느냐?" 이런 말을 했다고 하네요.

     

    즉 유럽에서도 한국은 성형 강국으로 엄청 소문이 나 있다는 얘기입니다. 말을 전해 듣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 말에 나름 중요한 시사점들이 있었던 것같습니다.

     

     

     

     

     

    첫째. 한국은 미용을 하는 성형외과들 거의 전부가, 개개인이 사업자를 내서 영위하고 있는 의원 형태이에요. 

     

    잘 되면 돈을 벌고, 못 되면 폐업하고 파산을 맞는 그런 곳. 즉 일반적인 개인사업체들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서로 환자를 끌어오려고 경쟁이 붙고, 속을 잘 들여다 보면 벼라별 일이 다 일어나는 게 현실입니다.

    인터넷 마케팅에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붓고.... 과대, 허위 광고는 아예 기본 사양이고요..   (한마디로 이전투구 양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같은 나라에서는 그런 분위기는 눈을 씻어도 찾아볼 수가 없지요.  영국에서는 의사란 거의 공무원에 가깝습니다. 지정된 영역 안에서 거주하는 환자에겐 한 명의 의사가 지정, 등록돼 있고 말하자면 보건지소처럼 병원들이 운영되고 있어요. 

    국민들은 거의 의료비를 한 푼도 지출하지 않고 사회 보장보험에 의해 국가에서 철저히 관리하고 있지요. 

    물론 미용 성형쪽은 자기 돈을 내고 해야 하는 곳이니 좀 더 사업적이긴 하지만, 전체 의료 분위기가 그러니 미친 듯이 광고하고 환자 끌어모으려 애쓰는 그런 모양새는 볼 수 없답니다.

     

    둘째.  한국에 의료를 수입시킨 장본인이라 할 수 있는 나라들이 미국, 영국, 일본. 이런 나라들이거든요.  지금은 그런 나라들에서 거꾸로 한국의 의료를 수준 높게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한국은 아직도 성형의 선진국 소리를 들을 정도로 학문적 기술적 경지가  그토록 앞서 있는 걸까?

    그리고, 거기에 따른 부작용이나 문제는 없었을까?   이런 저런 것들에 대해서 한번쯤 짚어보고 싶었습니다.

     

    예뻐지고 싶다는 생각들은 누구나 합니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특히 미용 성형에 강한 관심들을 보이는 이유는 그만큼 외모에 대한 평가가 획일적이고 일상화돼 있다는 걸 시사합니다.

    독일에서 유학하다가 30대 중후반이 되어서 입국한 노처녀 상담자분이 있었어요.  좀 살집이 많이 있는 편이셨고, 째진 눈에 낮은 코. 한국에선 그다지 '미모'로 인정받을 만한 분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해요.. 이분이 성형외과를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었어요. 

     

    본인은 '고칠' 이유도 필요도 못 느꼈다고 하거든요.  그 부모님이 '하도 답답해서' 딸이 노처녀로 계속 늙을까봐 무서워 등을 떠밀어서 상담 보낸 거라고 합니다.

     

    그날 이 노처녀분이 하셨던 말씀이 인상적이었어요. 

    "독일에서는 제 외모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어요.  심지어 어떤 노부부는 저한테 인형처럼 예쁘다.  당신을 좀 더 쳐다봐도 실례가 안 되겠냐? 라고 했던 적도 있어요." 

    미를 판정하는데 개성을 중요시하는 문화라는 얘기죠.... 동양인들의 얼굴에 호기심, 관심들을 가지기도 하고요.

     

    그러나  이분이 한국에 들어오니까 지인들 친구들 친척 가족 할 것없이 자기한테 외모에 대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영문을 알 수가 없더란 얘길 합니다. "살 빼라. 그리고 시집 가라." "성형해라. 쌍꺼풀 하고 코도 높여라"  "눈을 좀 하면 너 취직이 잘 될 것같다" 

    온통 이런 소리뿐이더랍니다.

     

    한국은 '차별'이 일상화 돼 있는 나라에요. 

     

    문화적으로 앞서 있는 나라들을 다녀 보면 극심하게 느끼게 돼요.  가장 대표적인 건 물론 남녀 차별이고요.(진짜 우리나라만한 데가 드물죠) 그 외에 나이 차별, 학벌 차별도 심각합니다.

     

    외모 차별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어찌 보면 좀 부정적인 부분이기도 하지만, 바로 이런 '차별' 문화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성형 강국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하도 많은 사람들이 수술을 받게 되다 보니 의사들은 기술이 향상될 수밖에 없던 거구요.

    물론 사고도 엄청나게 많이 생겼지만요....

     

    둘째. 한국 성형수술의 수준. 과연 얼마나 빼어난가?

     

    지금 한국의 미용 성형에 관련된 의학 지식과 기술은 정말 높은 데까지 올라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서구쪽에서는 생각도 못하는 수술을 하고 있거든요.  예컨대 사각턱을 깎는 수술같은 경우가 그렇죠. 

    이건 수술 부위가 아랫턱과 목이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출혈이 나고 부으면 숨길이 막혀 곧 사망할 수 있는 정말 가장 위험한 것이고요..

    근데 한국에서는 이런걸 일상적으로 하고 있어요.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요... 

    그 어떤 나라에서도 이런 위험한 수술을 미용 목적으로 일상적으로 하지 않아요. 

     

    어찌 됐든 한국에선 의사들이 이걸 하도 많이 하다보니, 많이 시행한 의사들은 기술적으로 상당히 숙련돼 있습니다. (서구쪽 의사들이 보면 와~~~ 원더풀!! 이라고 할 정도로요.) 

     

    눈 수술이나 코 수술에 있어서도 환자들이 하도 까다로운 것을 요구하다 보니 한국의 의사들은 거기에 맞추기 위해 별별 방법을 다 고안하게 되었고, 물론 많은 부작용들을 양산했지만 어쨌든 술기는 매우 향상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SCI 논문의 숫자, 그리고 게재 논문의 인용 횟수, textbook에 올라가는 저자들의 수. 이런 면에선 한국 의사들이 체면이 서질 않는게 현실입니다. !!   즉 해외에서, 세계적으로 학술적인 부분에선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할 수 있겠고요... 이유야 여러 가지 있겠지만 첫째 너무 모든 수술/시술의 케이스가 작은 단위의 의원들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며 또 서양인과 동양인들의 얼굴 생김새가 많이 틀려 서로의 관심사에 교집합이 없는 때문이기도 합니다.

     

    특히 눈, 코, 얼굴 윤곽. 이런 부분은 한국에서 '인기 있는' 수술들이 서구쪽에선 전연 관심들이 없어요.... 그들과 생김새가 워낙 다르니까.

     

    반면 Antiaging, 비만, 그리고 가슴수술. 이런 부분에선 한국 성형이 아직도 좀 떨어져 있다고 봐야죠. 이런 수술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매우 공통적 관심사인 부분인데 아직껏 서구쪽에 우리나라가 완전히 종속되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연구 업적들도 그쪽에서 훨씬 많이 나오고 있지요.

     

    셋째.  성형강국.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한국에서 성형수술은 1990년대 말 ~ 2000년대 초반부터 약 15~2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엄청나게 외연이 늘어났습니다. 너무 빠른 시간동안에 사람들 관심의 촛점이 됐고, 수많은 병원들이 미용쪽으로 업종 변환을 했고, 대형화되고 기업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지독히도 많은 광고와 선전물이 지하철 버스의 벽을 꽉꽉 메웠고 인터넷상으로 넘쳐나게 됐지요... 당연히 수없이 많은 부작용들을 양산했습니다. 

     

     

    최근들어 성형수술은 한국에서 좀 조정을 받고 있는 모양새로 보입니다.  사람들이 10년쯤 전처럼, 마구잡이로 수술대에 누워서 얼굴에 칼을 잘 대지 않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렇게 바뀌어 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젊은 층의 인구 감소,  대중적으로 성형에 대한 신비감이 떨어진 것.  성형실패 및 부작용 사례의 꾸준한 공론화, 성형으로 만들어진 미모에 대한 대중적 피로감,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정타가 되었다 할 수 있는건 강남의 모 대형 성형외과에서 몇 년 전 발생한 수술중 여대생 뇌사사건도 하나의 큰 축이었어요. 

     

    저는 사실 이런 조정기가 곧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성형은 매우 개인적이고 개성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는 어찌 보면 군중심리와 미에 대한 획일적 기준에 의해 끌려 왔다고 볼 수 있거든요. 

     

    성형은 깊은 고민과 사려 깊은 상호간 대화로서 결정되고 계획되어 실행되어야 합니다. 기업화된 병원들의 매출 지향적인 마구잡이식 수술 속에 우리나라는 해외로부터 '성형 강국'이란 별명은 얻었을지 모르지만, 인간의 행복 지수를 높이기 위한 성형이, 우리 사회에 과연 얼마나 지금껏 공헌해 왔는가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쪼록 사람의 행복을 위한 성형 문화가 앞으로는 깊숙히 뿌리내리게 되기를 희망하는 바입니다.  "미녀는 괴로워"식의 환타지가 아닌 현실로.  그게 성형 강국 소리를 우리가 듣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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