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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보형물의 역사


    가슴 보형물의 역사


     

    가슴성형을 포함해서 성형은 의학입니다. 의학적 지식은 수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지만 프로페셔널한 영역이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간략하게 전달하다 보면 너무나 잘못 전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개설해서 계속 글을 쓰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조회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병원에 상담을 오시는 분들이 주로 지식 검색이나 인터넷 까페에서 검색해보고서는 사실에서 벗어난 정보를 많이 갖고 계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Poly-dimethyl-siloxane (PDMS) ; 교차결합된 중합체

     

    진짜로 많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대량으로 전달하는 것은 미디어의 역할입니다. 신문, 방송, 인터넷 기사 등 의료 전문가가 아닌 기자나 PD분들이 피상적인 지식들만 모아서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뽑아 성형 관련 기사를 구성하는 것을 보면 이젠 겁이 나기까지 하는데요.

    이런 기사 내용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틀린 얘기만 있는 경우는 인터넷이란 게 없던 옛날에도 많았지만 지금도 역시 비일비재합니다.


    가슴수술도, 가슴 수술 보형물도, 물방울 가슴수술도 물방울 보형물도, 역사를 알게 되면 수술에 대해 더 잘 이해하실 것같습니다.  
     

    가슴 보형물의 역사에 대해 오늘 포스팅을 해보려 하는 이유는요,

    첫째 가슴 수술은 평생을 보고 가는 수술이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도 내 몸에 들어오는 게 뭔지, 정확한 지식을 기반으로 수술 계획을 해야 할 것같아서고요.

     

    둘째 보형물과 수술 방법의 결정은 학술적이고 논리적인 데이터에 근거해서 의사의 권고와 환자의 이해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는 것을, 사실상 광고밖에 없는 인터넷 까페랑 지식 검색을 토대로 결정해버리는 세태가 큰일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가슴 보형물의 역사는 감촉과 모양 등 상품성에 근거해서 개발되어 오다가, 미국 식약청의 권고 이후 안전성이 우선이 되어 발전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원시 시대 얘기는 다 건너뛰고요, 현대적인 의미의 실리콘 젤이 충만된 가슴 보형물은 1963년에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의사들은 유방 밑선을 통해서 스무스 타입 실리콘 젤 보형물을 근육 위로 삽입하였습니다. 구형구축율은 당시 매우 높아서, 10~15%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이정도 구형구축 확률이면 충분히 할 만한 수술이라고 받아들였다고 하죠.


     

     

    70년대 중반까지 이러한 실리콘 충전물은 가슴의 더 좋은 감촉을 제공하고 내츄럴한 모양을 만들기 위해서 더 부드럽고 연약한 것으로 바뀌고 외피도 더 얇아졌습니다.

    이 시기에 보형물이 파열돼서 재수술을 한 경우 흘러나온 실리콘은 액상에 가까운 상태로 피막내 공간에 차 있었습니다. 이것이 인체내에 흡수될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기느냐에 대해 장기적인 추적 조사 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실리콘 젤의 전신적 부작용에 대해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 시작했고요.

    그로 인해 제조사들은 몸에 흡수되지 않게끔 액상이 아닌 끈적거리는 실리콘 내용물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80년대에 미국의 멘토르사와 맥간사가 보형물 시장에서 계속 성장해 나갔는데 두 회사 모두, 보형물이 파열이 안 되게 하는 데에 신경을 쓰면서 외피는 더 두꺼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광고에 새로나온 코젤 보형물은 감촉이 좋습니다이렇게 나오는 건 틀린 말인게, 코히시브 실리콘 젤은 이미 지금부터 20년이나 전에 미국의 맥간 사에서 생산이 시작된 보형물인데다 코히시브보형물은 1960년대에 쓰던 액상에 가깝던 실리콘 충전 보형물보다 감촉이 안 좋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코젤 혹은 코겔의 정확한 명칭은 실리콘 젤 충전 인공유방 보형물이라고 부릅니다.

     

    1970~80년도에 정말 여러가지 보형물이 쏟아져 나왔구요, 어떤 보형물은 바닥에 접착제가 있어서 가슴에 넣으면 대흉근에 붙어서 밑으로 안 쳐지게 고안 된 것도 있었습니다. 나이 들어서 가슴이 보형물이랑 같이 처질까봐 그런 아이디어로 보형물을 만든 건데, 실제로는 가슴살은 처지는데 보형물만 윗쪽에 고정돼 있으니 모양은 오히려 너무 이상하게 보였겠죠. 이런 접착제가 있는 보형물은 곧 아무도 사용 안하게 되었습니다.

     

    더블 루멘 보형물이란 것도 있었는데, 안쪽면에 실리콘 젤이 있고 바깥 층에는 식염수가 충전돼 있는 형태였습니다.

     

    80년대에는 또 폴리유레탄 외피를 가진 실리콘 젤 보형물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는 정말로 골칫거리였던 구형구축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폴리유레탄 외피는 가슴 조직과 완전히 유착돼서 보형물이 살에 달라붙어 있도록 합니다. 한데 폴리유레탄은 외피의 파열 후에 유방암의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미국내에서 판매가 중단되었지요. (유럽에서는 계속 쓰고 있습니다만요.)

     

    텍스쳐드 보형물이란 사실은 이 폴리유레탄 외피를 본따서 생산되기 시작한 외피의 형태입니다. 하지만 텍스쳐드 보형물은 폴리유레탄처럼 주변 살에 딱 달라붙지를 않고 일부분만 유착이 될 뿐입니다. 그리고 조직 성분도 폴리유레탄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죠.

     

    PVP (폴리 비닐 피롤리돈) 하이드로겔 보형물이라는 것도 90년대에 유통되었습니다. 근데 인체 내에 들어가면 자꾸 볼륨이 커지는 경향이 있어서 역시 많이 사용되지 못했죠.

     

    하여간 이렇게 여러 가지 재료의 보형물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다양하게 유통되고 있었는데요, 그러다가 그때까지의 모든 유방보형물 생산, 제조, 병원과 의사들, 수술에까지 큰 영향을 끼치는 일대 사건이 1992년에 일어납니다.

    1991년 미국 식품 의약품 안전청 (FDA)이 보형물 제조사에 PMA (즉 판매전 승인 요청서)를 요구해서 그동안의 유통되는 보형물의 안전성에 대한 제출된 데이터를 수집하여 검사했는데요.

    당시 FDA 유방 보형물 심의 위원회에서 모든 형태의 실리콘 젤 보형물의 미국 내 사용을 일시중단시킨 것이지요.

    이 심의 위원회는 얄궂게도, 성형외과 의사가 아니라 소아과 의사선생님이 의장이었다고 하고요, 이러한 사용 중단 결정이 내려지기에는 어떤 학술적인 데이터가 뒷받침되지도 않았고 위원회의 지배적인 분위기 하에 일어난 일이죠. 즉 실리콘 젤 보형물이 인체에 흡수될 경우 해로운 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그 어떤 근거도 없이 결정이 난 것입니다.

     

    모라토리움 (일시중단) 14년이나 지속되어서 2006년에 드디어 풀리게 되는데요, 의사들과 제조회사들은 이 기간동안 그리고 그 이후 유방 보형물이 들어간 수술, 결과, 합병증, 재수술률 등에 대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 FDA에 제출하기 위해서- 축적하게 됩니다.

     

    맥간 사 (지금은 앨러간에서 운영)에서 만든 현재 미국과 전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물방울 모양의 코히시브 실리콘 젤 보형물은 1991년에 제작되었고, 그게 만들어지자마자 미국에서는 실리콘 젤이 모라토리움이 되었으니 정말 재미있는 역사의 일화가 된 것같습니다.

    그러나 환자의 입장에서는 이 기간에 오로지 식염수백만 사용할 수 있었으니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는 점에서는 사실상 손해를 봤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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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간 모라토리움 선고 이후 미국에서 여러 명의 의사들이 모여 수도 없이 많은 데이터와 논문, 어마어마한 분량의 학술자료를 집대성해서 1999년에 실리콘 젤보형물의 안전성이라는 책이 출판되었는데 실리콘 젤 보형물이 인체 내에 있으면서 어떤 알려진 전신적인 질환이나 증상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실리콘 젤 유방 보형물에 대한 사용 중단 조치는 사회적 압력에 의한 것이지, 학술적으로 유해성이 밝혀졌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 된 것이죠.

     

    미국에서는 그 어느 나라와도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까다롭게 인체내 보형물을 심사하는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의료소송으로 먹고 사는 변호사들이 엄청 많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우리나라는 항상 미국 FDA에서 금지하면 우리도 금지하고, 미국에서 승인하면 우리도 승인하는 식으로 미국 FDA 기준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비록 미용적인 수술에서 FDA 승인이 안 돼있다 하더라도 재건이나 흉곽의 문제가 있으면 의사의 자발적인 판단에 의해 어떤 보형물이건 사용이 가능한 데 반해 한국에서는 아예 수입 자체가 금지되어 있으니 사실상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보형물의 선택의 폭이 좁은 나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까이 있는 일본만 해도 의사가 자발적으로 결정해서 어떤 보형물이든 선택할 수 있는데 현재  7개 제조사의 다양한 보형물들이 유통되고 있다고 합니다.

     

    보형물의 역사에 대해서 간략히 지금껏 기술해 보았습니다.

     

    요즘 환자분들은 오셔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       새로 나왔다는 그 코젤 그거 넣어주세요. 감촉 좋다는거.

    -       저는 텍스쳐드 275로 넣어주세요. 그 구형구축 안 생긴다는 거.

     

    모든 부작용은 보형물 자체에서 올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보형물 인체간의 역학 관계에서 오는 것입니다. 보형물이 몸 속에 잘 공존하고 있느냐, 아니냐가 핵심입니다.

    보형물에 대해 인체에서 공격적인 양상을 띠게 되면 구형구축이 되는 것이고 수술할 때 보형물이 들어갈 공간에 생리적이고 안정적인 박리가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 감염, 염증이 되고요.

    자기 몸이 수용할 한계를 넘어서는 사이즈의 보형물을 무리해서 넣다보면 파열, 누수, 리플링, 겉에서 만져지고 부자연스러워 보임 등등의 오만 문제점들이 양산되는 것이죠.

     

    1992년 이전에 유방 보형물에 대한 관심은 보형물이 잘 찢어지느냐, 즉 외피가 누수되느냐 그리고 그 경우 흘러나온 실리콘은 인체에 유해하느냐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그것은 모두 선사시대적 옛날 얘기가 돼있습니다. 지금 보형물들은 절대 쉽게 파열되지 않습니다. 또 실리콘 젤은 그 어떤 유방암이나 전신질환과도 무관하다는 것은 학술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13년 전이니 한참 까마득한 옛날에 이미 증명된 것인데……)

     

    지난달에 뉴스에 나왔던 PIP 라는 프랑스 회사 사건은 완전히 사기 사건이었고요. 2년 전에 이미 생산을 중단한 회사에서 불법 제조한 보형물을 판매한 것이 뒤늦게 수사가 진행돼서 매스컴에 이제야 나오게 된 경우였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게 수입된 적도 없고 그런 데가 있다는 것도 저도 처음 들었으니 별로 우리랑은 상관도 없는 일이었는데 참 요란하게 보도가 되었습니다.

     

    멘토르 식염수 백 (스무스, 텍스처드) 보형물. 미국

    앨러간 식염수 백 (스무스, 텍스처드) 보형물. 미국

    멘토르 실리콘 젤 백 (스무스, 텍스처드) 보형물. 미국

    앨러간 실리콘 젤 백 (스무스, 텍스처드) 보형물. 미국

    폴리텍 물방울형 실리콘 젤 백 보형물. 독일

     

    이것이 2012 3월 현재 국내에서 사용이 가능한 보형물들입니다. 이런 보형물들은 모두 장기적인 추적조사를 통해 인체에 완전히 무해하다고 인정된 것들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의사와 자기 몸에 잘 어울리는 보형물을 능동적으로 결정하고 의료진과 의사소통을 하고 예측 가능/불가능한 모든 부작용 및 합병증에 대해 세심한 설명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오늘은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Comments

    • 으음.. 2012.03.31 17:42 Modify/Delete | Reply

      결국, 지금 식염수백도 사용할 수 있는 건가요? 그리고 식염수백에도 텍스쳐드가 있는건가요?


      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 이주혁 원장 2012.04.02 00:14 신고 Modify/Delete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식염수백은 실리콘 젤 백보다 가격이 더 싸기 때문에 수술비도 좀 더 낮습니다. 또 식염수백도 물방울, 텍스처드가 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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