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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축과 마이크로탄

    "유행"만 따라.... "안전, 검증"은 뒷전

     

     

    요즘의 보형물 선택 경향을 보면, 한마디로 아주 단순하게 "신박하냐, 신박하지 않냐."  로 나뉘어져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향은 기존의  "스무스 타입 보형물", "물방울 타입 보형물" 이란 제품들에 대해 소비자들이 식상해 하자 병원들은 더 새롭고 '신박한' 제품으로 손님을 끌려고 하는 데서 기인합니다. 

     

    마이크로텍스쳐는 신제품이 아닙니다. 10년도 더 전에 프랑스의 아리온에서 이미 생산했었지요.  이후 유로실리콘, 세빈, 모티바, 벨라겔 등도 이를 생산하였는데 한국에서 유독 인기를 많이 누리고 있지요.

     

     

     

     

    한 6년쯤 전, 예전 2011년경 물방울 타입 보형물이 처음 국내 승인을 얻은 때를 돌이켜보게 되는데요. 

    이후로 몇 년간 가슴수술 하면 다들 물방울을 먼저 얘기하곤 했습니다.

     

    그냥 가슴수술에 대해 아무 것도 아는 지식 없는 사람들조차 "가슴수술" 하면 "물방울" 이렇게 등식이 성립시킬  정도로 물방울 타입 보형물이 이상 과열 현상을 빚었었어요.

     

    물방울 타입 보형물은 모든 다른 보형물들과 마찬가지로,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고 그것이 값어치 있게 쓰일 만한 환자한테 쓰여야 그 값을 하는 거였고 그건 모든 제품이 다 마찬가지였어요. 

     

    그러나 당시엔 대중들에게 무분별하게 유포된 상업 정보들은 "물방울 = 자연스러운 가슴"  이라는 아주 단순한 선전 구호와 함께 생명력을 얻었고, 눈에 언뜻 봐서도 그게 자연스러워 보일 것같으니까 당연히 너도나도 그걸 찾은 겁니다.. 물론 기존의 라운드 타입 보형물보다 더 비싼 값에요.

     

    이런 과정은 건전한 것이 아니에요. 언뜻 눈으로 봐서 느껴지는 이미지같은 걸로 실제 장기적인 결과, 효율, 부작용 등을 판정할 순 없는 거니까요.   

     

    우리나라는 워낙 좁고 사람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하나의 제품이 '히트'를 한다 싶으면 전부 다 거기로 몰려가는 '쏠림' '냄비' 현상이 대단해요.  가슴 보형물에서 최초의 쏠림이 시작된 게 물방울이었어요.

     

     

     

    이런 맹목적인 '열풍'은 불과 한 3년정도가 못 돼서 당연스럼다는 듯 조정을 받기 시작했지요.

    물방울이라고 흠잡힐 데가 없었으려고요. 제품이란 게 오래 쓰다 보면 당연히 다 흠을 잡히게 돼 있고 가격은 하락하게 돼 있어요. 

     

    가격이 떨어지자 그 보형물을 선전하는 데 막대한 돈을 쓰던 병원들은 이제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됐죠.  더 비싼 값을 환자한테 받을 수 있고, 더 많은 기대를 부풀어 오르게 할 만한 새로운 제품, 다들 그런 걸 찾아 헤멘 겁니다.

    그 결과로 지금은 마이크로텍스쳐 제품이 시장을 지배하게 되었다 하고요.  (세빈, 모티바. 벨라겔, 유로실리콘 등입니다.)

     

    앞으로 얼마 안 있어 마이크로텍스쳐 제품들의 '열풍' 역시 시들해질 시기가 올텐데, 그 이후에는 또 어떤 '신제품'들을 회사들이 들고 나올지.  생각해 보면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내용은 '신제품'이 아니고요.  아주 오래된 제품입니다. 그리고 그 긴 세월동안 놀랄만큼 좋은 결과를 보여준 제품이에요. 근데 수술 난이도는 좀 더 어렵습니다.

     

    그 제품의 정식 명칭은 Polyurethane foam coated breast implant . 즉 "폴리우레탄 폼으로 표면 처리된 유방 보형물" (마이크로탄)입니다.

     

    이 제품도 사실 속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은 실리콘 겔입니다. 단지 맨 바깥 표면에 폴리우레탄을 코팅한 것일 뿐이지요.

     

     

    1. 폴리우레탄은 안전한가?

     

    폴리우레탄 (마이크로탄)이 분해되어서 나오는 톨루엔 디아민이 동물 실험에서 암을 유발했다는 발표가 있어서 당시 폴리우레탄 보형물을 생산하던 BMS 사가 자발적으로 시장에서 제품을 철수했었어요. (1991년)    

     

    이후 FDA가 인간에게 발암성이 있는지 여부에 조사를 착수했고요.

     

    FDA는 이미 1995년, BMS사의 폴리우레탄 보형물이 암을 유발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확정 발표했었습니다. 이미 그때 폴리우레탄의 안전성은 확립된 셈입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폴리우레탄 보형물을 다시 생산하지 않았지요. 

     

    당시  실리콘 가슴 보형물에 대해 미국에서 엄청난 규모의 집단 소송이 진행되고 있었거든요.  미국에서 가장 큰 의료 기기 회사인 다우 코닝이 파산 선고를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배상액을 물어준 소송이었어요. 

     

    런데 이게 마녀 사냥이었죠.  실리콘 겔 보형물은 건강에 이상이 전혀 없다는 게 금방 드러났거든요. 

     

    마찬가지로 폴리우레탄도 인체 건강에 영향이 없습니다. 이를 FDA가 확정했고요.  그뿐 아니라, 폴리우레탄은 구축, 파열, 처짐, 출혈, 감염 등의 부작용 위험성도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2. 왜 구축이 적은가?

     

    결국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구축입니다. 폴리우레탄의 구축이 적게 생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이 필요합니다.

     

     

     

     

     

    구축의 명확한 기전은 아직 확실치 않지만, 대체적인 과정은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구축은 하나의 이물 반응으로 보고 있습니다. 염증 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가 주된 역할을 하며, 매끈한 보형물 표면을 염증세포들이 두텁게 쭉 둘러싸게 되는데 대식세포가 섬유아세포를 유인하는 물질을 분비하게 됩니다.

     

    섬유아세포가 증식하면 이들은 콜라겐을 생성하고 그 콜라겐들이 한 방향으로 일률적으로 배열하면서 강하고 단단한 피막이 만들어져요. 이것이 피막 구축의 기전입니다.

     

    헌데 폴리우레탄에서는 표면이 매끈하질 않고 스폰지와 같은 그물망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염증세포들은 그 그물망의 공간을 채우게 되니 콜라겐은 한 방향으로 늘어서질 못하고 이쪽 저쪽으로 불규칙하게 늘어섭니다.

     

     

     

     

     

     

    이렇게 되면 피막은 뻣뻣하거나 강해지질 못하고 힘없이 느슨하게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것이 폴리우레탄 표면을 가진 보형물들에서 구축이 적어지는 이유입니다.

     

     

     

    3. 폴리우레탄을 삽입한 환자들.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되나?

     

    폴리우레탄은 하나의 코팅입니다. 얘네들은 약 2년정도가 지나면 피막에 포합되기 시작하고,  5년에서 9년에 걸쳐서 시야에서 계속 사라집니다. 

    폴리우레탄이 분해되기 때문인데,  이렇게 육안으로 폴리우레탄이 없어져 보이는 시기부터 구축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미 하와이 대학의 돈 파사 교수가 30년을 관찰한 연구 발표 논문에서 폴리우레탄 환자의 가장 이른 시기에 나타난 구축이 수술 후 9년째였습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구축의 발생 건수는 계속 상승하는데, 폴리우레탄이 눈으로 보이는 9년 이내의 기간 동안에는 단 한 케이스의 구축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폴리우레탄이 육안으로 안 보인다고 해서 완전히 어디론가 사라진 건 아니에요. 

    그게 사실은 다 현미경으로만 보이지만 피막 속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눈에 띄지 않는 폴리우레탄의 존재가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계속해서 구축을 억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돈 파사 교수는 구축 외에 여러 가지 부작용들, 즉 파열, 염증, 혈종 등의 빈도도 여타의 보형물들에 비교해 볼 때 폴리우레탄이 훨씬 더 낮았다고 보고합니다.   

     

     

    4. 왜 폴리우레탄을 사용하는 의사가 적은가?

     

    읽는 분들은 전부 똑같이 느낄 겁니다. 그게 그렇게 좋은건데 대체 왜 의사들이 이걸 안 쓰는건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첫째 테크닉적으로 실리콘보다 좀 더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표면이 워낙 까칠하므로 삽입하는데 힘들어요. (물론 funnel같은 기구를 사용해서 이 부분이 많이 개선됐습니다.)  만만치 않은 가격도 문제라 할 수 있고요. 

     

    그러나 훨씬 중요한 문제는 의사들의 타성에 있다고 보는데요, 실리콘 보형물이 워낙 제품군이 다양해져 있고, 회사도 많고 판촉도 각각 많이 돼 있지요. 그에 반해 폴리우레탄은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고 상품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게 느리다 보니까 병원마다 "주력 상품"이 못 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즉 '그거 아니래도 쓸 거 많다' 라는 생각들을 의사들이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폴리우레탄의 구축률은 10년간의 조사를 놓고 봤을 때 자그마치 실리콘의 20분의 1입니다. 물론 구축의 발생률은 실리콘에서도 지속적으로 낮아져왔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생기며 심한 구축은 환자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입니다. 그거 하나만 놓고 봐도, 폴리우레탄이 얼마나 가치 있는 물품인지 충분히 인정할 만 하다는 거죠.

     

     

    5. 마이크로탄을 둘러싼 미신들

     

    마이크로탄은 실리콘의 문제점을 성공적으로 보완한 단 하나의 제품입니다. 60~80년대를 거치며 수많은 시도들이 있어왔지만, 성공한 게 하나도 없었는데 마이크로탄만은 성공적입니다.

    자그마치 30년간의 연구 결과를 갖고 있는 것도 마이크로탄이 유일합니다.

     

    암을 유발한다는 동물실험 결과, 과연 안전하냐는 의구심은 이미 일찌감치 FDA의 공표에 의해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게 확인됐고요. 

     

    제거가 어렵다는 얘기도 수술을 많이 해 본 의사들에 의하면 근거 없다는 게 정설입니다. 구축은 적지만 염증이나 장액종이 많다는 얘기는 마이크로탄을 한 번도 만져본 적 없는 의사들이 하는 얘기이구요. 

     

    기존 실리콘 보형물을 책상 위에서 만지작거리던 사람들은 마이크로탄을 손으로 만져봤을 때 너무 생소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이건 틀림없이 촉감이 단단할 꺼같아" 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수술 결과는 어처구니없게도 좋은 촉감을 주고 있어요. 이물감도 별로 없지요.

     

    저는 가슴수술을 하는 의사로서,  폴리우레탄 코팅 유방 보형물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오랜 기간 그만큼의 검증을 받은 제품이고 특히 구축 환자의 재수술 등에서는 꼭 쓰여야만 할 가치가 있어요.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Comments

    • 이현지 2018.07.12 03:23 Modify/Delete |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 이현지 2018.07.12 03:23 Modify/Delete |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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