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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알고 있던 페이크 - 가슴수술에 대해 2

    지난 시간에 이어서 두 번째로 "당신이 알고 있던 페이크" 2번째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사실 원래의 MBC 방송 이름은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 인데 제가 약간 짝퉁 제목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거야 어쨌든 의미는 전달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6. 마이크로텍스쳐를 써야 리플링이 없다.

     

    첫째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뭐냐면, "마이크로텍스쳐"라고 하는 이 쉘 타입에 대한 연구 조사가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이죠.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합니다. 마이크로텍스쳐라는 말은 원래는 Siltex라고 하는, 멘토사의 텍스쳐링 타입이 앨러간의 텍스쳐링 (Biocell)에 비해 매우 미세한 편이다. 라는 데서 생겨난 것입니다.

    즉 텍스쳐링이라 하는 공법은 보형물 표면을 거칠게 만드는 기술인데, 거친 정도가 아주 강한 것을 매크로텍스쳐, 거친 정도가 아주 미약한 것을 마이크로텍스쳐로 나눈 것입니다.

     

    그런데 프랑스의 아리온이라는 회사에서 멘토의 텍스쳐링 (siltex)보다 훨씬 더 미세한 돌기를 가진 텍스쳐링 쉘을 제작합니다. 그리고 세빈이라는 회사에서도역시 그런 것을 만들어서, "마이크로텍스쳐"라고 불러서 시판했어요. 물론 별로 인기는 없었죠...

    그런데, 2016년경부터 한국에서 이 보형물을, 가슴 수술을 많이 하는 한 성형외과에서 엄청 광고를 해서 쓰기 시작하는데 아무도 거들떠도 안 보던 이런 제품이 속칭 '대박'을 치게 됩니다. 즉 전세계에서 오직 한국에서만 인기가 많았는데 그 이유는, 만졌을 때 맨들맨들하고 촉감이 부드럽다. 라는 점에 한정돼 있었죠. 즉 마이크로텍스쳐라는 제품군이 한국에 인기를 끈 진실된 이유는 그것이 기존의 제품군보다 부작용이 적다거나 안전하다거나 재수술률이 적어서, 그런 것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단지 만졌을 때 느낌이 보들보들하다. 이거 좋다. 이런 아주 1차원적이고 단순한 것으로 판촉이 된 것이었습니다. 한국을 빼고 세계 그 어떤 나라에서도 저 보형물을 주목하고 인기가 된 곳이 없었고 연구 조사조차 없었죠.

     

    비슷한 해에 "실크서피스"를 만들었다고 하는 모티바 보형물이 한국에 상륙하는데 이것 또한 이전의 마이크로텍스쳐 보형물들과 대체 임상적으로 뭐가 다른지 데이터도 논문도 없었죠. "실크 서피스"가 기존의 스무스 타입 보형물들에 비해서, 혹은 아리온, 세빈의 마이크로텍스쳐드 타입 보형물들에 비해서 더 부작용이 적거나 재수술률이 적다는 그 어떤 학술 조사도 없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당시 몇몇 대형 병원들은 "실크 서피스" 보형물이 구축등 부작용 발생률이 가장 낮은 "최고의 보형물"이라는 듯이 선전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성형수술에 있어 최고의 권위를 가진 출간물이 나오는 곳은 미국 성형외과 의사협회의 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 (PRS) 라는 의학저널집입니다.  여기에서 멘토르, 앨러간, 시엔트라, 실크 서피스, 마이크로텍스쳐, 모티바를 각각 검색해 보니 멘토르는 524건, 앨러간은 565건이 검색되는 반면 마이크로텍스쳐는 9건, 모티바는 11건이 검색될 뿐입니다. 게다가 그 중11건 중에서 정식 논문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은 오직 1건뿐이고, 나머지는 Letter나 답장 등의 문서에 불과합니다.

     

    전세계적인 보형물 생산-소비량, 연구 논문의 양과 비교 데이터들, 그 학술 연구의 인용 횟수 등은 라운드 스무스 타입 보형물 및 매크로텍스쳐링 보형물에 집중돼 있었고 마이크로텍스쳐링, 실크서피스 보형물 등은 한국을 제외하곤 어디서도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 못했던 것입니다. 

    마이크로 텍스쳐가 리플링이 적다. 구축이 적다. 이런 말들은 결코 진위가 증명되지 않는 판촉 문구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한 10년은 더 수술 환자를 추적조사해야만 결과를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7. 수술 후 구축 예방약을 먹어야 구축이 안 생긴다.

     

    2016년 뉴욕 코넬 대학의 히달고 교수가 1067명의 미국 성형외과 의사협회 회원들로부터 받은 설문을 분석한 연구 논문상, 구축 예방약을 늘 사용한다고 대답한 의사는 3.5%에 불과했습니다. 전혀 쓰지 않았다가 52.3%였고 구축이 올 것같은 징후가 있을 때 쓴다는 의사가 35.8%였습니다.  구축 예방약이 구축을 감소시키는데 효과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9.3%에 불과했죠. 확실치 않다가 47.5%, 효과가 없었다가 29.1%였습니다.

     

    PRS 2012:129 편에 대만의 Cheng HT 교수 등이 소위 구축 예방약이라고 부르는 제재들, 즉 zafirlukast (아콜레이트), Montelukast (싱귤레어) 등의 약제들의 사용과 구축의 상관 관계에 대해 메타 분석을 했는데 결론은 현재까지 제대로 된 연구 자체가 없었다. 였습니다. 즉 저 약들을 써서 구축의 발생률을 낮췄다는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하나도 없다는 뜻입니다. 

     

    그게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어떤 치료를 함으로 해서 그게 통했다. 그게 효과가 있다. 라는 말을 하려면 반드시 환자-대조군 연구가 필요해요. 즉 상황 버섯을 먹으면 담도암 치료에 좋다. 라는 말을 할 수 있으려면 상황버섯을 계속 복용시킨 담도암 환자들과, 상황버섯을 먹지 않은 담도암 환자들을 비슷한 수로 관찰하면서 환자들의 치료, 사망 등의 경과를 수 년 이상 관찰한 데이터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게 없이 그냥 상황 버섯이 암에 좋아. 이렇게 얘기해 버리는 건 과학을 공부한 의사가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천식 예방약으로들 쓰는 아콜레이트와 싱귤레어를 구축을 예방할 수 있다고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행위는 임상적 근거가 아직까지 없습니다. 게다가 저 약들은 간 독성이 있는데다, 당연히 약값은 공짜가 아니죠.

     

    8. 이중평면 수술을 하면 근육이 잘려서 힘이 빠진다.

     

    이중평면 수술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반드시 해부학적인 지식이 뒷받침 돼야만 합니다. 근데 그걸 의사들조차 제대로 이해 못하고 환자한테 설명하는 경우가 많아요.

    단계적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보형물이 대흉근 밑으로 들어가는 경우, 대흉근이 보형물을 전부 감싸지 못합니다. 이는 대흉근이 어깨에서 내려오는, 밑변과 윗변이 다른 사다리꼴 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미 1970년대 르네가 근육하 위치 보형물 수술에 대해 서술하면서,  대흉근하에 보형물이 제대로 위치하려면 근육 하부의 늑골과의 닿는 점을 절개해야 함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중평면 수술은 한참 지나서 2000년대에 미국 달라스의 테벳이 정리한 개념이죠) 

    즉 대흉근 하부 절개가 이중평면만의 방법이 아니라는 겁니다. 근육하 방법시 대흉근 아랫쪽을 절개해 들어주지 않으면 보형물은 위치가 틀어지고 가슴이 이상하게 되버립니다. 이중평면이란 근육하에 포켓을 완전히 만들되, 근육 위쪽으로도 약간정도 박리를 해서 유방 조직은 아래로 드리워져서 보형물과 접촉시키고 대흉근 하부는 위로 올라가도록 조작하는 것을 말합니다.

     

    "멀쩡한 근육을 왜 짜르느냐? 분명 후유 장애가 생길 것이다." 라고 말하시는 분들이 하도 많아서 제가 설명을 여러 번 한 바가 있는데요. 대흉근의 수축 방향은 어깨에서 흉골 방향. 즉 약간 비스듬한 수평방향입니다. 그런데 대흉근하 포켓을 완성시키기 위한 근육 절개는 역시 비스듬한 수평 방향으로 나갑니다.

    만약 근육을 수직 방향으로 쪼갠다면, 그건 대흉근의 수축을 제대로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요. 허나 별 역할이 없이 그저 바닥에 붙어 있는 대흉근을 수평으로 들어주는 행위는 대흉근의 근력 및 기능에 전연 영향이 없습니다.

    보디빌더 선수들을 대흉근 하로 수술해 봤습니다. 그 사람들 조차 수술 후 대흉근의 수축력 문제가 전연 없었고, 운동적 문제나 또 시각적인 문제를 호소한 바가 전혀 없었습니다.

     

    9. 물방울을 쓰면 혈액암에 걸린다.

     

    여기서 혈액암이란 BIA ALCL (유방보형물 연관성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을 말합니다. 이 병명에 주목해야 합니다. '연관성'이란 말이 들어가 있고 '원인성'이라고 되어 있지 않습니다. 예컨대 수은은 수은 중독증의 원인 물질이죠.  석면은 악성 중피종의 원인 물질입니다.

     

    그러나 실리콘 보형물은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의 원인물질이 아닙니다. 그런 게 생기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이죠. 연관성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인과관계는 아니다. 이것이 지금의 설명입니다.

    헌데 2018년 FDA에서 발표한 ALCL의 평생 위험률은 3817분의 1에서 3만분의 1까지 너무 폭넓게 나왔는데요, 그게 텍스쳐링 보형물과 스무스 타입 보형물 사이에 차이가 컸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로 보면, ALCL은 스무스 타입보다는 텍스쳐드 보형물, 그 중에서도 앨러간의 Biocell 표면을 가진 보형물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관찰된 것입니다.

     

    허나 그것이 앨러간의 매크로텍스쳐링이 ALCL을 유발한다. 이렇게 말하는 건 정말로 어렵습니다. 이건 인과관계가 아닙니다. 환자가 가진 어떤 유전적 특성, 혈통적 요소, 수술시의 오염도, (아직도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면역적 반응의 특성 등 수많은 factor들에 의해서 이 병은 발현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학계에서는 ALCL이 악성 종양이 아니라 하나의 림프 증식성 증후군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 그런 말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팩트 1.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전체에서 ALCL의 발생 보고가 전무 합니다. 태국에서 딱 한 건 나왔다고 하는군요.

    팩트 2. ALCL은 예후가 매우 매우 좋은 종양입니다. 무조건 치명적인 병이라고 위험하다며 몰아가는 것은 맹목적입니다.

    팩트 3. 기존의 앨러간 텍스쳐드 보형물을 사용해 수술하신 분들이 매우 많은데 이 병을 우려해서 보형물을 빼거나 교체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FDA에서도 앨러간 텍스쳐드 보형물을 그대로 정상 유통시키고 있습니다.

     

    10. 구축이 오면 가슴이 많이 아프다.

     

    구축은 보형물이 딱딱해지는 것도 아니고, 기존의 자기 가슴 살이 딱딱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보형물은 아무 변화가 없고, 자기 원래 가슴 살도 변화가 하나도 없습니다. 단지 보형물을 둘러싸고 생기는 피막 조직이 두껍고 단단해지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구축이 왔다. 라는 것을 기존의 유방 조직에 어떤 큰 변화가 온 것으로 간주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죠. 보형물이 들어오기 전에는 없었던 조직, 즉 보형물로 인해 새로이 생긴 흉터조직같은 피막이 그렇게 변하는 상황을 일컫는 것이니까요.

    구축은 Grade 2,3,4 정도로 구분하는데 Grade2는 경미한 구축이고 3,4는 심한 구축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Grade4 구축이면 통증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통증의 원인은 정확하지 않지만 피막 조직이 너무 크고 강하게 조여드는 경향이 있으므로 원래 살을 끌고 가는 힘때문에 생기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경미한 구축이 시간이 지나면서 강한 구축으로 진행하게끔 되기 마련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발견시 Grade2였던 분은 1년 후에 봐도 Grade2인 경우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죠.

    또한 구축은 전구 증상 즉 구축이 올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려주는 그런 증상이 있지 않습니다. 가슴이 아프다가 나중에 구축이 오기 시작한다. 이런 얘기들은 아무 근거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구축 발병은 "가슴이 딱딱하다" 라는 주소로 찾아오게 되고 그것으로 진단합니다. 그 외의 다른 증상, 증후는 특정할 것이 없습니다.

     

    이것으로 일단은 이번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글이 좀 길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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