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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형을 해서 과연 예뻐지는가 ?

    안녕하세요. 오늘은 마치 초등학교때 외운 구구단이 맞느냐고 제가 새삼 묻는 것아 보일 수도 있지만, 성형을 해서 과연 예뻐지는가? 라는 좀 자극적인 문제에 대한 답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결론을 미리 드릴께요. 이 질문은 그 자체가 우문입니다. 

    '예뻐진다'라는 말은 객관적인 평가가 수반되어야 의미있는 형용사입니다. 나 혼자 예쁘다고 아무리 주장해 봤자 다수의 제3자들이 인정하지 않으면, 예쁜 사람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 인간들이 사는 사회이죠. 





    성형은,  '제3자의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만족하기 위해'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따라서 저 질문은 이렇게 수정되어야 합니다. 성형을 해서 과연 예뻐집니까? 가 아니라, '성형을 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까?' 라고. 그리고 그 수정된 문제에 대한 답은, '성형과 자기 외모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다' 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예쁘다고 하면 자기도 좋은 법이니, 그게 그거 아니냐고 반문하시는 분들이 아주아주 많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예전에, 성형외과 수술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그걸 구분할 줄 몰랐습니다. 


    근데 지금은, 수도 없이 많은 성형 요청과 수술 결과에 대한 환자의 반응 들을 종합하여 볼 때, 너무나 그 괴리를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예쁘다'라는 평가는, 사회에 따라, 문화에 따라, 연령에 따라, 성별에 따라, 사회적 지위와 신분에 따라, 인종에 따라, 피부색에 따라 기타 수없이 많은 기준과 조건을 갖고 다 다르게 내려지고 있습니다. 


    눈꼬리가 너무 올라붙어 있어서 자기 인상이 촌스러워 보인다며, 뒷트임을 하고 눈꼬리를 내려달라고 요청한 20대 여성이 있었습니다. 

    저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외안각 (눈꼬리)부분의 인대가 약해지고 피부도 내리쳐져 덮여버리기 때문에 눈꼬리가 위로 올라가 있는 것이 지금은 그렇다 해도 나이가 좀 더 들게 되면 '더 젊어 보인다' 라는 평을 들을 수 있으니 잘 생각해 보라 하고, 수술을 하지 않고 돌려보냈습니다. 

    물론, 눈이 너무 작고 안검하수도 있고 그러면서 눈 꼬리도 올라붙어 있다면 내리는 수술을 하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과연 눈꼬리가 올라간 것이 예쁜 것인지, 내려가 있는 게 예쁜 것인지? 

    약 3년 전 눈성형외과 학회에서도 나온 적 있는 질문이었지만, 누구도 정답을 제시할 수 없었답니다. 


    중국에서 온 30대 여성 환자분이 쌍꺼풀 수술을 의뢰하였고, 의사선생이 알아서 예쁘게 해달라고 요청하여 저는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하는 쌍꺼풀 수술에 근거해 평균적인 디자인을 해서 진행하겠다고 환자에게 말하고, 그렇게 수술을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수술 후 채 일주일도 안 되어서 환자는 엄청 화를 내며 병원을 찾아와서 저에게 소리를 마구 질렀어요. 이렇게 티도 안 나게 할 것같으면 내가 왜 돈을 내고 쌍꺼풀을 했느냐. 돈을 당장 돌려내라. 당신은 엉터리니 다른 데 가서 제대로 된 의사에게 하겠다고 말이죠. 


    환자를 소개한 사람에게 들어보니, 환자가 생각한 쌍꺼풀 수술은 서양 사람들처럼 완전히 깊고 크고 높은 - 매우 티나는- 쌍꺼풀이었어요.  자기가 사는 중국 동네에 쌍꺼풀은 다 그렇게 하기 때문에, 본인도 그게 예쁜 눈이라고 생각하고 왔던 거죠.... 

    결국 이 환자는 한참동안 타이르고 설명하고 해서, 기존의 라인보다 조금 더 높게 해서 재수술하자는 식으로 해서 마무리가 되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미의 기준은 문화에 따라 다른 것이고, 성형 수술에서 얼마나 많은 대화와 이해가 필요한 지 짐작하게 되는 에피소드입니다. 


    앞트임 수술을 3번인가 4번을 다른 병원에서 하고 온 여학생이 하나 있었습니다. 

    앞이 너무 많이 트여서, 눈 사이가 너무 가까와 보이므로 동공 중심부의 위치 간격도 어색했고 미간도 불편해 보였습니다. 이런 경우에 저로서는 절대 앞트임을 다시 하여서는 안 된다고 만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여학생은 앞트임을 더 해달라고 막무가내로 요청하였습니다. 저는 끝까지 거부하였어요.  이 학생은 돌아갔는데, 몇 달 지나서 병원에 다시 왔어요. 똑같은 얘기를 또 했죠.  저는 또 안 된다고 했어요. 


    제가 생각할 때는, 이 학생은 성형수술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끝까지 교정이 안 된 게 문제였던 것같애요.  1,2차 수술의 결과 눈 앞꼬리 부분이 부자연스러운 라인을 보이는 부분이 생겼는데, 그것이 반드시 앞트임 재수술을 해야 자연스러워진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듯해요. 

    문제는, 1,2차 앞트임을 했던 의사 역시, 그런 문제를 만들려고 의도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런 문제가 생긴 데는 틀림없이 환자 내안각의 구성 요소= 원인이 있어요.  그게 3차 앞트임 수술을 했을 때 더 심해지지 말라는 법이 없어요. 수술에선 리스크와 이득이 비슷할 때는 안 하는게 맞습니다. 리스크에 비해 기대되는 이득이 훨씬 클 때엔 주저없이 수술을 시키지만요. 도박은 피하는 게 맞습니다. 



    사각턱 수술을 몇 년 전에 하고, 지금은 개턱이라는 소리를 듣고 다니고 얼굴이 길어 보이는 친구가 와서, 자기는 얼굴이 크니까 턱을 더 깎아야 되겠으니 돌려깎기를 해달라고 할 때, 

    눈이 약간 돌출눈이라서 애교를 넣으면 부리부리하고 인상이 안 좋아보일 것같은 여성이 애교를 확실하게 키워달라고 하면서 예뻐질 기대에 차 있을 때. 


    그런 경우에 맞닥뜨릴 때마다 저는 늘 자문하게 됩니다 .

    제가 배운 것은 사람을 예쁘게 하는 plastic / esthetic surgery인데, 저 환자가 원하는 것을 해 주면, 그건 사람을 예쁘게 하는 행위가 맞는가? 


    그리고 그 결정은 늘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성형수술을 결정하는 과정들은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1) 인터넷으로 잘된 전후사진을 본다 - 나도 그렇게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 수술에 대한 정보를 추가적으로 얻는다 - 병원을 투어링한다 - 수술을 결정한다. 


    2) 친구가 수술한 것을 본다 - 나도 그렇게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 수술한 병원을 묻는다 - 필요시 인터넷으로 추가적 정보를 검색 - 수술을 결정한다 


    굵은 글씨를 쳐 놓은, '나도 그렇게 되어야겠다...' 는 문장 여기에, 사실은 큰 함정이 숨어 있어요.  


    친구가 입고 온 예쁜 옷을 보고 욕심이 나서 나도 그런 옷을 똑같은 걸 샀는데 나한텐 안 어울리는 경우와 같다 할까요. 

    문제는, 옷은 반품도 되고 맘에 안 들면 안 입으면 되지만, 자기 몸에 칼을 대서 일단 수술을 해 놓으면 그건 맘에 안 든대도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는 점입니다.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일반적으로 방법은 이렇게 해 보는 게 어떨까 생각합니다..


    외모에 자신이 없는 곳이 어디인지 자기 생각을 분명히 정리한다. (남이 이거 하면 너 예뻐진다. 라고 한 그런 말들은 흘려듣는 게 좋죠.)

    -> 그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한다 -> 수술을 결정한다. 


    즉, 충동구매를 해선 안된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사실.... 

    근데 거의 대부분의 성형수술 환자분들이 충동구매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결정 과정이 바뀌어야만 수술 후의 불만족과 문제점, 다툼도 그만큼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맨 처음에 애시당초 성형에 대한 질문을 "나는 고치면 예뻐지겠니?"  에서, "나는 이렇게 수술하면 만족하겠는가?" 라는 自問으로, 바꾸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1 Comments

    • 박병규 2016.07.14 07:44 Modify/Delete | Reply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프랑스에선 고교 과정인 IB를 진행하며 철학이란 학문을 기초로 다루어 매일같이 철학적 사고를 습관화 시킨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필요한 과정은 아닐까 원장님의 생각이 담긴 글을 읽으며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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