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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8년도, 동네 이야기가 이토록 인기 있을 줄이야....

    응답하라 1988이 이제 딱 3편만을 남겨두고 있네요. 

    6년의 세월이 흐른 응8 17회 최고 시청률은 16.5%로서 케이블 tv 방송으로서는 믿을 수가 없는 기록을 남겼어요.

     

     

     

    응8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덕선이, 정환이, 선우가 다 저랑 동갑..... ㅎㅎㅎㅎ)  이 드라마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는데요.

     

    재벌2세랑 맺어져서 신데렐라 되는 스토리도 없고, 화려한 거 하나도 없고요, 시청률을 몰고 다니는 톱스타 한 명 없이 응8은 이번 겨울 시청자들을 완전 장악해 버렸어요.

     

     

    28년전의 서울 그리 넉넉하지 못한 동네의 이야기. 평범한 고등학생들, 그들의 가정사, 연탄을 갈고 음식을 나눠 먹고 쌀통에 쌀이 떨어져서 빌려서 메워놓고... 그런 이야기들,

     

    당시 라디오를 틀어놓고 FM에서 수없이 들었던 노래들. 잊혀졌던 가수들,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브라운관을 통해서 보고 또 보았던 한참 옛날의 연예인들 모습, CF, 방송 진행자들. 일기예보관,

     

     

    포니 승용차, 용달차, 금성 대리점, 동네마다 있던 시계방, 평상, 얼음집, ......

    응8을 보면 이런 모든 것들을 떠올리느라 시간이 금방 가버리는 것같아요. 

     

     

    87년 민주 항쟁 이후 5공화국이 종료되고 6공화국이 출범하지만 이는 완전한 민주화일 수 없다는 불만에 의해 학생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반정부 운동이 지속되었고 드라마에도 이러한 한 단면이 계속해서 비춰졌어요.

     

     

    드라마에서 좀 희한(?)하게 느껴졌던 점은, 분명 현재 40대 중반의 노땅(?)세대들의 학생시절을 그리고 있는 향수 짙은 배경들인데  10~20대 젊은 친구들한테도 그게 인기가 있다는 거에요.

    왜 그런 걸까요?

    연탄 가는 거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젊은 친구들도 응8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그리고 드라마 OST에 들어가는 노래가 다 올드 가요들인데. 그 노래들조차 음원차트를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어요. 이거야 말로 대박이에요.  언젠가부터 음원 차트에 실시간으로 순위에 자꾸 옛날 노래들이 꾸역꾸역 밀고 들어오는 거에요.  처음엔 대체 무슨 영문인지 몰랐었거든요. 

     

    저는 학생때 정말 엄청 돌려들었던 노래들이라서 그 노래들이 친숙하고 귀에 감기는데, 10~20대 들한테도 그 노래가 좋게 들린다는 게 놀라와요.

     

    아마 음악의 추세가, 일렉트릭과 힙합으로 더 새롭고 더 자극적으로만 가다 보니, 이젠 그 끝이 보이는 시점에서 아예 복고풍으로 회귀하는 경향을 응8로 인해 보는 것같기도 해요.

     

     

    드라마를 보다 보면, 물론 가벼운 가족 코미디로 시트콤성으로 진행하지만 그 와중에 한 줄기로 꿰뚫고 있는 키 메시지가 있긴 해요.

    그건 즉 공동체 (가족, 이웃)에 대한 사랑인데요.  그 시대를 떠올려보면 분명히 지금과 너무나 다른 게 있었어요.

     

     

    저도 집에서 사라다를 하거나 고구마를 찌거나 전을 부치거나 하면 옆집에 들고 가서 드리고 오고 또 옆집에서 뭘 해 놓면 받아오고 ... 어렸을 때 엄청 많이 심부름했거든요. 

     

    전부 아파트에 사는 지금은 확실히 보기 어려운 풍경이죠. 그때는 이웃을 남이라고 잘 생각 안했던 것같애요 .  농업사회의 기반에서 나온 그 노동의 공유, 품앗이 등의 개념이 그때까지도 안 없어지고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예컨대 어렸을 때 아버지랑 과일 노점에서 과일을 사 가는데, 노점에 과일이 늘 한쪽 가게만 잘 팔렸었어요. 많이 판 아줌마가 "떨이 하니까 남은 거 싸게 가져가시라고" 하는데 아버지는 "이쪽은 아직 안 팔려서 많이 남아 있으니 이쪽 좀 팔아드리렵니다." 그러면서 안 팔린 노점에서 과일을 사셨어요.

     

     

    서로 얼굴을 보면서 물건도 사고 팔고 하니까 이런 일이 있던 거고요.  지금 대형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 등은 아예 사람 얼굴을 안 봐요. 판매자 얼굴도 안 보고 물건만 왔다갔다 하는 세상이니 그저 쇼핑의 합리성, 물건의 가격 등으로 사람들은 거래를 하죠. 

     

    합리적으로 쇼핑한다는 점에선 그게 맞는 것 아니냐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겠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급격하게 모든 영역에서 사람 그 자체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거에요.

     

     

    그때에도 있는 사람이 있고 없는 사람이 있었지만, 그 사이에 위화감은 크지 않았어요.  지금은 그 위화감, 상대적 빈곤감과 격차가 너무나 심해요. 

     

    당시엔 있는 사람들도 없는 사람들과 비슷한 데서 살았고, 돈 좀 있다고 남을 업신여기고 그런 행태도 드물었어요.  다 같이 돕고 살았고, 자녀들은 같은 동네에서 지지고 볶고 같이 컸죠.

     

    응8을 이렇게 넋놓고 보고 있는 이유가 이런 것인 것같애요.  공동체를 생각할 줄 알던 시절, 사람과 사람이 늘 마주 대하면서 이웃에 대한 사람을 자녀들에게 가르키던 시절.

     

     

    지금처럼, 층간 소음때문에 이웃에게 칼을 꽂고, 상속 재산때문에 삼촌-조카간에 엽총을 쏘는 이런 끔찍한 일들을 접하는 시대에, 그때 그 얘기들이 너무나 따뜻하게 가슴에 꽂히는 건 우리 사회가 그만큼 따뜻함과 이웃에 굶주려 있기 때문이겠죠.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되십시오.

     

     

     

     

     

     

     

     

     

     

     

     

     

     

     

     

     

     

     

     

     

     

     

     

     

     

     

     

     

     

     

     

     

     

     

     

     

     

     

    1 Comments

    • 유현 2016.01.10 12:56 Modify/Delete |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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