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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가슴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

    과연 아름다운 가슴이란 어떤 것일까요?

     

    가슴 수술 상담을 오시는 분들과 대화를 10년 가까이 나누다 보니, 이런 얘기 저런 얘기 가운데 정작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쉽지 않다는 걸 문득 느끼게 됩니다.

     

    그저 사이즈가 크기만 하면 멋진 가슴이 되는 것은 아닐 것같습니다.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하자면 정말 막연한 얘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하나의 예를 들어 얘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누구나 한번은 본 적이 있을 밀로의 비너스상입니다. 저는 옛날에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실물을 본 적이 있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이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죠.

     

    실제로 밀로의 비너스상은 굉장히 키가 커요. 2미터에 달하죠.  그리고 누구든 비너스상을 보면서, 우선적으로 노출된 가슴을 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껍니다.  그러니 우리도, 비너스의 가슴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누가 밀로의 비너스 가슴은 몇 컵일까를 궁금해해 본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도, 저기에 줄자를 대고 재 보진 못했지만 의문은 가질 꺼에요. 

    비너스상의 가슴은 이 상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기준으로 봤을 때 그리 크지 않습니다. 밀로의 비너스는 자그마치 2천년 가까이 땅속에서 묻혀 있던 걸 1820년 우연히 그리스의 농부가 밀로 섬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당시 이곳이 프랑스의 점령지였기 때문에 발굴 후 프랑스 왕에게 바쳐진 것이구요. 

     

    고대의 미의 기준이 지금과 달라서 가슴이 그리 크지 않았던 걸까?  그런 의문도 가져보곤 합니다.  그리고 이 상이 미의 여신 비너스가 아니고 밀로스 섬에서 숭배되어 온 다른 바다의 여신일 수 있다는 설도 있어요.  또는 심지어 여신이 아니라 창녀의 상이라는 주장도 있고요.

     

    그러나 BC130 년경의 유물이 저 정도로 나름 잘 보존되어 있던 것은 이 상이 귀중한 물건이었다고 봐야 하죠.  적어도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상이며 특히 반 나체의 여성의 신체 중 특히 상체, 그 중에서도 가슴의 모양은 누구나 가장 눈여겨 보게 되는 부분입니다.

     

    제가 밀로의 비너스상에서 얻는 교훈은, 가슴의 아름다움은 미적인 비례와 균형, 조화에 있다는 것입니다.  독립적으로 따로 가슴만 크다 예쁘다를 따질 수 없지요. 상체와 신체 전부의 속에서 가슴이 갖고 있는 자리를 잘 빛내고 있을 때 가슴의 아름다움이 더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죠. 

     

    제가 측정도 해 보고 여러 환자들을 본 바로는, 이런 비율은 쇄골 - 유두간 거리 및 양쪽 유두간 거리가 정삼각형에 가까울 수록 좋은 비율이며 아름다운 가슴을 보여주는 것같습니다. 또한 상체의 전체적인 골격이 밸런스가 좋을 수록 수술한 가슴의 모양도 더 돋보이는 것같고요.

     


     

    자. 그런데요, 그러면 가슴의 아름다움은 이토록 수학적으로, 비율과 배분 등을 통해서만 완성되는 것일까요?  그건 상당히 서양적인 시각의 관점입니다.  제가 비록 서양 의학을 전공했지만,  동양적인 미의 관점과 기준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에 한국적 미인을 표현했다고 할 수 있는 고전인 신윤복의 미인도를 올려볼까요.

     

     

     

     

    자, 이 그림에서 어느 정도의 노출이 돼 있나요?   가슴은? 잘 보이나요?

     

    헬레니즘 시대 조각상의 반라 상태의 인체 표현과 근세 시대의 표현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요즘 기준에서 본다면 좀 '답답한..' 이 그림에서 적어도 동양적인 아름다움에 관한 나름의 단초를 얻을 수가 있어요.

     

    동양적인 아름다움의 표현은, 너무 많이 드러내기보다는 은근한 매혹에 있다는 겁니다.

    2미터가 넘는, 반라의 비너스상은 어찌 보면 남성적이기까지 할 정도로  근육 하나 하나의 결까지 망설임이 없이 보여주며 역동적인 모습인데  반해 한국의 전통적인 미인도의 여인은, 가슴은 꼼꼼하게 맨 옷고름 속에 꽁꽁 감춰져 있고 정적이며 여성적입니다.

     

    동양적인 아름다움은 좀 더 직접적이라기보다 간접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눈에 확 띄는 어떤 것이라기보단 은은한 난초향처럼 서서히 풍겨나오고 배어들고 스며드는 느낌이라 하겠습니다. 

     

    이를 동양적인 가치관으로 말하면, 미의 기준은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자연스러움에 있다. 라고도 표현할 수 있어요.  불교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은 그것을 보는 나의 마음을 벗어날 수 없다는 멘트가 동양적인 사고 방식을 대변한다 할 수 있어요. 

     

    즉 아름다움은 순리와 조화를 벗어나서 있을 수 없고, 나의 욕심이 과하여서는 아름다움을 얻을 수 없다.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서양적인 아름다움은 수리적이고 논리적인 기준과 계측량을 떠날 수 없고 그것을 중요시하여 기준을 마련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동양적인 아름다움은 조화로움, 어우러짐을 강조하여,결국 보는 이의 마음과 시각을 중시함을 알 수 있습니다.

     

    보셔서 알겠지만 밀로의 비너스상은 양쪽 팔이 없어요.  발굴시 너무 훼손이 심해서 버려져서 지금 전해지지 않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각상의 전체적인 비율과 아름다움은 깨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밀로의 비너스는 이제껏 인체를 가장 완벽하게 표현한 작품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지요. 

     

    이를 보면 우리는 '너무 완벽한' '너무 흠결이 없는' 것만을 아름다움에 있어 추구해 온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고요.  

    흔히들, 디자이너들이 하는 격언처럼 "The less, the more"  (더 간결할수록 더 아름답다.) . 오히려 꽉 채워져 있는 것보다는, 너무 욕심에 사로잡히는 것보다는, 내 몸의 자연스러움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요즘 세상에서, 정말 흔하디 흔한 것이 성형입니다. 많은 분들이 성형 수술 후  문제를 느끼고 다시 칼을 대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너무 꽉 채우려고 하며, 너무 욕심을 부려서" 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름다움은 한 마디로 정의하긴 어렵고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수많은 가슴 케이스들을 관찰하면서, . 아름다운 가슴이란 한 마디로 어떤 것이냐?  라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비율, 조화, 균형, 그리고 나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고 말이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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