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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곡성을 본 후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나홍진 감독의 칸 영화제 출품작, 

    지금 국내 박스 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괴기 영화 '곡성'을 관람한 후기를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 그리고 이런 영화를 보시는 분들은 과연 초자연적인 현상, 그리고 귀신, 영매 등의 존재를 믿으시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아직 눈으로 직접 확인한 적은 없지만 초자연적인 현상은 존재한다고 믿는 편이에요. 왜냐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여러 차원이 존재하고 우리의 감각과 물리적인 법칙에 의해 이해하는 것은 전체 우주의 한 일부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가끔은 이런 차원이 아닌 다른 차원에서 접촉이 일어나고 충돌도 일어나고...할 수 있다고 봅니다. 가능한 거에요. 그런 경험들을 사람들은 신, 악마, 귀신, 유령, 등등 여러 가지 존재로 구체화시켜서 표현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상상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고요. 




    곡성은 단순 공포 영화인가? 



    저는 꼭 그렇게만 일컬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단순히 귀신 출연시켜서 사람 놀래키게 만드는 영화이기만 하진 않았거든요. 여러 초자연적인 존재들을 등장시키고 그것들간의 만남과 충돌과 갈등을 엮어서 굉장히 복잡하고 긴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했드라고요. 


    이런 시도는 신선했고, 곡성은 아주 새로운 차원에서 초자연적인 괴기 사건을 다루었다는 면에서 충분히 박수와 관심을 받을 만하다고 평가합니다. 





    인간은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강해요. 자기가 모르는 것, 예측을 못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합니다. 짐승들은 안 그래요. 


    짐승들은 자신의 신변에 위협을 가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만 판단하고 반응할 뿐이지, 인간처럼 상상하고 그러질 않죠. 


    따라서 인간은 늘 자신이 접해 보지 못한 장소, 상황, 낯선 존재 등을 접했을 때 무수한 공포에 의한 상상력을 자극받기 마련이고 우리나라와 일본, 서양에선 다 제각기 다른 초자연적인 설정과 존재들을 그려놓고 있어요. 





    곡성의 특이한 점 첫째는, 이러한 지역적으로 다르게 존재하는 초자연적인 존재들을 한 무대에 뒤엉키게 해 놓고 그걸 하나의 구심성 있는 이야기로 완성했다는 점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알기로는, 이런 괴기 영화는 없었어요. 

    즉 한국적인 토템 신앙에 근거한 마을 지키미, 즉 마을의 수호신, 그리고 일본의 토속적인 원시적 신앙에서 근거한 것으로 보이는 주술사 (영매), 서양에서 많이 그려지는 좀비, 그리고 성서에 나오는 그리스도를 어두운 면에서 흉내낸 적그리스도 즉 사탄에 이르기까지. 


    이런 많은 초자연적 존재와 현상들이 죄다 한 스크린에서 활개친다는 겁니다. 

    조금만 삐끗하면 이도 저도 아닌 그냥 누더기같은 영화가 되기 십상이었을 텐데, 나홍진이라는 감독이 굉장히 과감한 한 수를 두었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럼에도 이야기를 관통하는 하나의 가장 중심적인 대립과 갈등의 축은 있어야 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다 여러 갈래로 이 영화를 해석하고 있는데요. 저는 자의적으로 볼 때 곡성의 가장 중심적인 갈등 축은 


    일본인 영매로 상징되는 외지로부터의 침입자와, 그에 맞서 우리 땅과 우리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우리의 무속 신앙에 근거하는 마을의 수호신. 그 두 세력간의 갈등과 싸움으로 해석하는 것이 제일 적합하다고 봤습니다. 






    왜 악마는 일본인으로 그려졌는가. 


    이 땅의 역사는 늘 외지인의 수탈과 그로부터 자신의 자식과 땅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안간힘. 이렇게도 얘기할 수 있거든요. 일본인은 침략자의 이미지를 가장 강하게 드러내는 상징이었고, 이 일본인 (악마의 영매, 혹은 주술사)이 드리운 낚시를 마을 사람들이 물고기마냥 덥썩 물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일광은 어떤 인물인가? 



    영화에서 가장 헤깔리게 만드는 건 바로 일광의 행동이었는데요. 


    이는 배신자를 상징합니다. 외지에서 들어온 악마에 협조하여 마을을 위하는 척하면서 사실은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 항상 외지인의 침입이 있을 적마다 이 땅에선 그런 배신자들이 언제나 언제나 있어왔거든요. 


    곽도원이라는 인물은... 어떻게 봐야 할까? 






    곽도원은 영화 속에서 경찰로 나옵니다. 즉 마을의 치안을 유지해야 하면서 동시에 딸을 둔 아버지로서 가정의 울타리를 지켜야 하는 존재입니다. 

    곽도원은 아주 우직하면서 보호본능에 충실한, 어떻게든 자식과 가족을 지켜려고 하는 캐릭터를 연기해 주고 있습니다. 그건 이 땅의 선량하고 굳센 마음을 가진 가장 일반적이고 평범한 가장의 면모였고, 또한 그로서는 그것이 무참하게 짓밟히고 파괴되는 것을 목도해야 하는 운명이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종교는 과연 어떤 위치였나? 


    영화는 성서의 한 구절로 시작하고 또한 그것으로 끝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괴기 영화라고 보는데 막상 첫 화면에 예수께서 부활하셔서 제자들에게 육신을 확인시켜 주시는... 신약 성서의 몇 구절이 인용되자 적쟎이 뜻밖이었어요. 그 첫 화면이 이 영화에서는 악마의 승리를 예고하는 복선이기도 하였습니다. 


    즉 외지에서 침입한 악마의 영매. (주술사)가 마을의 수호신과 마을 사람들에 의해 그 정체가 드러나고 탄압(?)을 받았으며, 성서에 나온 바와 같이 고난을 받다가 결국 죽음을 당했다. 

    그러나 삼일만에 부활하여 사제에게 동굴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이런 이야기 흐름이 곳곳에서 성서의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에 궤를 맞춰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동서양의 여러 가지 초자연적인 현상을 뒤섞어놨다고 했는데요, 다만 종교라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신성함이라는 것을 부여하는 초자연쪽인데, 영화 '곡성'에서 그 종교는 사실 영화의 알맹이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실상은 그저 암시와 부연정도의 껍데기에 불과하진 않았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즉 곽도원 등이 찾아간 카톨릭 사제는 병원 가서 의사를 만나보라고 했고, 마지막 장면에서 부제는 악마의 부활을 확인하고 인지할 뿐 어떤 제재도 하지 못하는 무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하나의 포장지였던 겁니다. 이 영화에서 종교는, 핵심을 맡고 있질 않았고 단지 선물 보따리에 잘 묶어 놓은 리본과 예쁜 종이갑. 정도에 불과했죠. 



    곡성의 영화 평점을 얼마정도로 줄까요? 


    저는 10점 만점에 8.2점정도로 하겠습니다. 


    적어도 나홍진 감독이, 영화가 종영된 후에도 사람들로 하여금 영화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게 만들고 싶었다면, 그 의도는 아주 철저히 성공하였던 것같습니다. 하지만 너무 관객에 혼동을 주려고 하는 의도적인 연출이 심했다는 점은 박수라기보다는 좀..... '대체 왜 그렇게 장난을 쳐놨느냐' 라는 항의도 받게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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