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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잘 나가다가 나중엔 막 나가버린 3시간짜리 영화. 인터스텔라

    하도 시사회 평점도 높고 온라인상 칭찬 일색이라서, 꼭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주말에 예매를 하려고 하는데, 자리가 없드라고요. 거의 매진......

     

    정말 대단한 게 하나 나왔는가보다 하는 생각으로 뿌득뿌득 표를 구해서 일요일저녁에야 볼 수 있었네요.

     

    크리스토퍼 놀란의 2014년작 인터스텔라.

    저의 감상평은 한마디로 "왜 인기가 있는지 모르겠고, 왜 평점이 높은지 모르겠다"는 거에요.

    제 평점은 10점 만점에 6.5점입니다.  (아주 약간의 스포일러 주의)

     

     

     

     

    1. 도대체 이 영화는 상업영화(블록버스터)인가? 다큐멘터리인가?

     

    지금까지 SF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물리적인 법칙을 무시하고 관객의 상식에 맞게끔 제작해 왔다고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스타워즈를 보면 우주 공간에서 우주선이 날아갈 때 전투기 날아가는 것같은 쌔액하는 소음이 나고 뒤에서는 불꽃이 입니다.

    뭔가 폭발할 때는 섬광과 어마어마한 소음이 나고요.

     

     

    정말 엉터리죠. ㅋㅋ 우주엔 공기가 없고 산소도 없으니 바람도 없고 연소도 일어나질 않습니다.

    소리는 날 턱이 없고요. 설사 미사일이 날아가서 우주선을 명중시켰다 해도, 불꽃, 연기, 소음, 그런 거 하나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냥 두 물체의 궤도가 바뀌고 파편들은 각각의 벡터에  따라 새로운 방향을 잡아 여기 저기로 흩어지겠죠.

     

    이건 영화 감독이 무식해서 이렇게 만들어논 게 아니라

     

    관객들이 보고 즐기게 (즉 청각과 시각적 효과가 영화에선 예나 지금이나 너무 중요하니까) 화려한 블록버스터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꾸민 거라고 봐야죠.

     

     

    반면 우주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을 실제 그대로 그려놓는다면 영화 '유로파'나 '그래비티'처럼 되는 겁니다.

     

    이런 영화들은 우주가 얼마나 조용한지, 사실에 아주 근접하게 묘사하고 있죠. 시청각적으로 화려하질 않고, 조용~~한 다큐멘터리에 더 가깝습니다.

     

    인터스텔라는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섬세하게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으면서도

    상상의 비약 또한 놓지 않고 있어요.

     

     

    즉 유인 우주선의 움직임과 혹성 근처를 도는 도킹 스테이션,  비행사들의 모습 등은 아주 사실적이지만,

    웜홀을 통해 다른 은하계로 순식간에 이동한다던가,

    우주복만 입고 사람이 블랙홀을 빠져나와서 살아남아 지구로 돌아간다던가, 다소 황당한 사건들이 나오다가 마무리되는데

     

    이와 같이 이 영화는 과학적 사실과 아주 심한 상상력 뻥튀기가 버무려 있다는 거에요.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마음껏 펼친 공상의 나래.............사실, SF 라고 하는 것이 당연히 그런 게 없으면 성립되지 않는 쟝르겠지만, 그 공상적 픽션이 실제 과학적 사실에 기초해서 만들어져 있느냐가 중요해요. 

     

    크리스토퍼 놀란의 2014년작 인터스텔라는, 바로 여기에서 아주 불균형적이고 불안한 면을 노출시켰어요.

     

    즉, 물리학적이고 사실적인 촬영으로 진행하는 듯하다가 (관객이 잘 못 알아들을 것같으면 친절하게 칠판에다가 써서 설명까지 해서)

     

    막판으로 갈수록 상상의 비약은 엄청나게 심해져서 결국 주인공이 살아남는 장면에서는 헛웃음이 나오게 만들고 마는..... 그런 영화였어요.

     

     

    2. 이 영화는 가족 (패밀리) 드라마인가, SF 어드벤쳐인가?

     

    인터스텔라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고 있는 것은 하나의 갈등이었어요.

     

    쿠퍼의 갈등은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 떠나느냐.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남느냐' 였죠.

     

    이러한 갈등을 일관성 있게 유지시킨 점은 영화의 제작자가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봐요.  

     

    거대한 우주, 끝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큰 우주를 배경으로 벼라별 데를 다 돌아다니는 어드벤쳐 SF에서, 처음 30분동안 영화는 쿠퍼네 조그만 집이랑 동네만 보여줬어요.

     

    3시간짜리 SF 블록버스터에서 가족 이야기를 이만큼 일관되게 버무린다는 건 쉽지 않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요,

     

    가족끼리의 끈끈한 사랑만 있으면 차원도 뛰어넘고, 5차원을 넘어서 메시지도 보내고, 블랙홀로 빨려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병원으로 가고, 중력의 비밀도 풀어서 인간이 자연도 극복한다는 거.....

     

    거기에서 그냥 벙쪄버리는 것같애요.

     

     

    가족에게로 정말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지,  부친이 돌아올 것이라는 꿋꿋한 믿음, 오랜 세월을 관통하는 사랑

    물론 이런 것들은 정말 인간이 소중하게 여길 가치임에 틀림없겠죠.

     

    하지만 그 '사랑'이라는 것이 천체물리적인 법칙조차  넘어서고 

    어마어마한 힘을 행사해서 중력과 블랙홀의 힘까지 초월하게 된다는 건....... 어렸을 때 동네 만화방에서 본 우주로보트 나오는 만화 스토리 비슷하게 가버린 겁니다.  .........

     

    잘 나가다가 뒤로 갈수록 이렇게 되버리니까 한숨이 나오는 거죠.

     

     

    3. 대체 시간이란, 공간이란? 그리고 중력이란? 우리는 뭘 알고 살고 있는 걸까?

     

    이런 모순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는 작품. 인터스텔라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계속 생각하게 만들어요.

     

    지금도 점점 망가져 가고 있는 ,우리의 삶의 터전인 이 혹성은  멀지 않은 미래에 정말로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지 않을까 라는 점.

    우주에서 지구를 아주 유사하게 닮은 다른 혹성에서 살 수는 없을까 하는 것.

    그러나 시간과 공간, 중력의 틀에 갇혀 한 걸음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우리 인간은 어떻게 그것을 넘어 설 수 있겠는가? 하는 점.

     

     

    내내 이러한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엿가락처럼 늘어나고 줄어들기도 하는 시간,

    휘어지고 굴곡지기도 하는 공간,

    그리고 모든 힘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중력.

     

    계속 답답하기만 한 거에요.

    우리는, 아직도 그 중에 하나라도 제대로 알고 있는게 없는 거쟎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세계에서 시간은 어디에서 시작되며 어디서 끝나는 건지, 그걸 조정할 수 있는 건지?

     

    공간이란...... 우주는 어디까지 있는 거며 그 다음엔 뭐가 있는 건지?

     

    중력은 무엇이 만드는 힘이며 그걸 과연 우리가 극복할 수 있는 건지?

     

    다 모릅니다.

     

     

    솔직히,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거죠.

    세상의 근원에 대해서.  인간은 허공에 손 짚고 헤매고 있는 수준인 거죠.

     

    가만히 보면 요즘 지구의 미래에 대해서 하나같이 암울하게 그리는 영화들이 많은데요.

     

    그만큼 지구의 환경과 상태가 너무 빨리 심각해져가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인 것같애요.

     

    하지만, 눈을 우주로 돌린다 하여도 아직까지 해답은 없습니다.

     

    정말 몇 백년, 몇 천년정도가 지나면 간신히 인터스텔라, 즉 성간 공간으로 나갈 수 있을까요?

     

    인간이 살아나갈 수 있는 어떤 혹성을 찾아서 이주한다는 건 이젠 꿈일 뿐이죠.

    아폴로 11호 사기 사건과 뒤따라 연구하던 소련의 몰락을 얘기하면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는 웅변하고 있는 것같애요.

     

    어떻게든 우리는 찾아나갈 것이다. 지금까지 늘 그랬던 것처럼.

     

    시간과 공간을 도약 못한다면, 중력을 극복해서라도 말이죠.

     

     

    머피 쿠퍼가 중력의 비밀을 풀어냈고, 이후로 인간은 황폐해진 땅에서 떨어져 하늘에서 살게 된 것이죠.  그 결말만큼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다왔어요.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 Comments

    • 컴고쳐 2014.11.10 13:31 Modify/Delete | Reply

      예전 국민학교때 우주는 아주 큰 사람 또는 동식물 내의 작은 세포안 이라 생각한적이 있는데 수술이라던가 외부 충격에 의해 블랙홀이 생기고 하는거지. 반대로 우리 몸 속에는 수많은 우주가 존재하는거지. 거의 무한대의 우주 마치 거울과 거울 사이의 비친 사물이 무한대로 보이는것 처럼.


      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 이주혁 원장 2014.11.10 16:34 신고 Modify/Delete

      초등학교때 혼이 빠지게 봤었던 은하철도 999에도 비슷한 게 있었어요. 주먹에 쥐면 들어갈 듯한 조그마한 은하계가 열차 안으로 들어왔던 거죠. 우리가 죽을 때까지도, 아마 입자와 공간의 수수께끼를 전혀 풀지 못할 꺼같애요..............

    • 루이쓰 2014.11.10 15:37 Modify/Delete | Reply

      재미난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SF라면 5점 먼저 주고 영화를 보니까 점수가 후할 수 밖에 없는데요,
      어젯밤 저는 아주 재미나게 보았어요. 다른 사람들이나 포탈 평점은 뭐 모르겠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연성이 잘 녹아있었다는 느낌이에요. 특히 저는 나사 노과학자의 그럴 수 밖에 없는, 만 박사의 그럴 수 밖에 없는...이게 아주 아프게 마음에 와닿더라구요. 말이 안되는 몇 구멍 저도 찾았는데, 그건 스포일러 되니깐 나중에 만나면 우리 이야기해보기로 해요^^

      인간이 탈출해서 둥글게 살게 되는 것...그것 보고도 반가왔어요. [래리 니븐]이라는 SF작가의 [링월드]라는 소설이 있는데, 그 래리 니븐 아저씨 링월드에 대한 오마쥬인 듯 했거든요^^


      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 이주혁 원장 2014.11.10 16:44 신고 Modify/Delete

      이 작품에는 어디선가 봤던 것같은 장면들이 참 많아요. 지구가 사막화되는 것을 비롯 (영화 오토마타), 유로파 리포트, 스페이스 오딧세이, 스타워즈 에피소드, 그래비티 등등에서 본 듯한 장면들이 자꾸만 지나가요. 인터스텔라는, 뭐가 새로운 걸까요.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것 어떤 것이 나왔던가요. 새로운 CG, 새로운 열린 결말, 새로운 물리학적인 아이디어,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은하에 대한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갈등 구조, 다 안되면 뭔가 다른 디자인의 우주선이라도. 그 어떤 새로운 상상력을 보여주기보단 그냥 있는 걸 버무려 놓은 듯한 그 느낌이 실망스러웠던 겁니다. 근데 우리 아들은 재미있어하드라고요. ㅠ

    • 인터스텔라 2014.11.11 00:39 Modify/Delete | Reply

      제가 원래 우주과학이나 이런걸 좋아해서 최신기사나 이론이 나오면 다 이해하지는 못해도 읽고 보는데요.
      이 영화에서 나오는 내용은 거의 다 최신이론에 기반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저한테도 님이 느끼셨던 것처럼 별로 새로울게 없는 영화죠 ㅎㅎ
      (근데 사람들 이야기하는거 보면... 잘못된 물리 상식때문에 웜홀(킵손의 웜홀이론을 따른 것 같네요) 이후로 부터는 그냥 다 판타지로
      치부해버리는 그런 분들도 있고... 화이트홀은 왜 없냐(현재 학계에서 인정안함),구름이 얼어있는데 왜 공중에 떠있는 것이냐(이건 밀도차로 그럴수있음)...등등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영화를 받아들여서 영화를 제대로 받아 들이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이미 어디서 읽고 듣고 우주선이나 이런것도 가능할 법한 한도에서 만들어 낸거니까요
      제가 이 영화를 두번봤는데 첫번째 볼 때는 별로 재미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울게 없고 참신한게 없었으니까요.
      사랑이 뭐니 어떻고 저떻고 하는 휴머니즘적인 요소도 약간 어색하게 느껴졌구요
      근데 그냥 그냥 그렇게 한번보고 말기에는 감독이 4년동안 상대성이론 공부한게
      뭔가 아깝다는 생각이들어서 다시봤는데 일반 헐리우드영화에서 갖는 기대감을 놓고
      그냥 보니 괜찮은 영화더라구요.
      음 뭐랄까...그냥 우주를 배경으로했지만 인간중심적인 이야기를 하는 문학같은 내용...
      이라고 해야되나 ㅎㅎ
      그냥 흔한 SF영화들은 인간중심적인 이야기보다는 스펙타클한 영상에 치중하는 면이 있는데
      인터스텔라는 아름다운 우주영상과 인간적 스토리텔링이 괜찮게 버무려 졌다고 할까요?
      놀런감독이 플롯을 잘다루기 때문에 스토리 전체는 이질감이 없게 느껴지고 아무튼 좋았어요 ㅎ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과학적 고증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상상력에 제동을 건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과학적 고증만 너무 따르니까 참신하다고 할만한게 없고
      그런 부분을 기대한데서 오는 실망감이 클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래비티는 과학적 오류가 많습니다.


      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 이주혁 원장 2014.11.11 17:37 신고 Modify/Delete

      그렇군요. 이러거나 저러거나 인터스텔라가 대단한 비중을 행사하고 있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는 것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황인혜 2014.11.13 13:43 Modify/Delete | Reply

      영화 보면서 전 그냥 시간이 왜곡되는 현상이 어떻게 일어날까...요게 제일 궁금했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우리 자손을 위해 환경읠 보호하자? 이렇게 말하니까 되게 유치해 보이네요 ^^;


      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 이주혁 원장 2014.11.14 01:00 신고 Modify/Delete

      수학적으로 블랙홀에서 시간이 그렇게 된다는 걸 입증했다고 하니 뭐 어쩌겠어요..... ㅠ 현대 양자물리학 이론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계속 사실이라고 말하고 앉았으니 어찌보면 그건 인간의 머리로는 자연계의 문제를 파악한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표현하는 것 뿐인 것같기도 해요.

    • Dj3ke 2016.10.15 14:19 Modify/Delete |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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