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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담동 며느리 성형

    청담동 며느리 성형과 귀족 수술

     

    어떤 분이 상담 중에 저한테, “청담동 며느리 코로 해주세요 선생님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들으면서 좀 기가 막혀서, 아 청담동 사는 며느리 분들이 코모양이 따로 있는건가보죠? 이렇게 여쭤봤는데요. “딱히 그런 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싼티 나지 않고 좀 부티 나는 코로 바꾸고 싶어서요. 귀족수술도 같이 하구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환자분이 원하신 게 뭐였는지 알아들었었구요. 청담동 며느리라는 말의 의미는 부잣집에 시집간 귀티 나는 여성을 의미한다는 것도 인터넷 쳐보고서야 알았습니다.

     

    MBC 드라마 황금물고기 중.

     

    자기 얼굴에 잘 맞는 균형잡힌 코를 만드는 것이 코 수술의 목표입니다. 가방이나 귀걸이 고르듯이 코 모양을 그런 유행 스타일 따라 바꾸겠다고 생각하셔서는 큰일납니다.” 라고 조언해 드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저는 청담동 며느리라는 단어 자체는 아마도 여성 의류 업체들이 만들어서 유포시킨 게 아닌가 생각하고요. – 청담동 며느리 패션, 청담동 며느리 룩, 뭐 이런 제목으로 의류 프로모션을 그렇게 많이들 하고 있드라고요.

     

    사실은 이런 말은 좀 없어졌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단어는 여성들이 여성 스스로를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이, 자신의 손으로 부와 명예를 쌓고 청담동에 집도 사고 신분도 높아진다면, 그런 사람들의 패션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다면 그것은 경외의 눈으로 볼 만한 일입니다. 여성으로서 그런 사람들을 따라하고 싶어한다면 그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부잣집에 시집 가서 부잣집 며느리 신분이 되었다는 것은 남들한테 자랑할 만큼 잘한 일은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의 패션이 유명해질 이유도 필요도 없습니다.

     

    -       청담동 며느리 성형 vs 청담동 여사업가 성형

     

    가끔 저는 성형 상담을 하러 외국에 갑니다. 홍콩 같은 경우는 1년에 1억이 넘는 피부관리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흔합니다. 대부분이 엄청난 사업수완을 발휘해 자수성가한 여자들입니다. (물론 공직자들은 이런 거 못하죠.)

     

    홍콩의 밤 풍경과 서울 강남의 야경.

     

    몇 년 전 홍콩 은행 CEO인 여자분이 지방흡입과 복부 성형에 대해 상담하러 왔던 일이 기억납니다.

    이 여자분이 갖고 있는 명함은 홍콩이 전세계적인 금융의 메카인 만큼 장난이 아니었던 거죠. 수천명의 인재들이 이분 한 명의 결정에 의해 직장을 옮기게 되고 채용될 수도 있는, 그런 위치에 있던 겁니다.

     

    이 홍콩 은행 본점 CEO 께서는 제가 뭘 물어볼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가만히 있으시오. 질문은 내가 합니다.” 이렇게 얘기하드라고요.

    그리고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당신은 수술하는 의사가 된 지 몇 년이 됐는가?”

    이런 종류의 수술을 몇 건을 했는가?  수술 후 실패한 경우는 몇 건이나 있었는가?”.

    하나하나 대답하다보니마치 환자분에게 상담을 해드리는 게 아니라 제가 면접을 받고 있는 느낌이 들었는데요. ㅎㅎ

     

    마지막엔 이렇게 물어보드라고요. “Do you have confidence in this surgery?”  (당신은 이 수술에 대해 자신이 있느냐?”)

    저는 대답했죠. “Yes, I have.”  “Don’t worry about that.”  , 걱정 마십시오.”

    바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좋다. 당신을 믿겠다.”

     

    CEO 분은 바로 2만 홍콩달러에 달하는 수술 약정서에 싸인하고 다음달에 한국에 와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옆에서 지켜본 내 친구들은 다들 저렇게 무례한 사람을 진료해 줄 필요가 있는가? 어떻게 의사에게 저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지만 저는 오히려 이분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자로서 손수 자기의 신분과 부를 만든 사람은 그것을 누릴 자격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사람은 자기 스스로에게 엄격하게 마련이며 또 다른 사람에게도 엄격하게 요구할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홍콩이나 중국 여성들보다 훨씬 더 재주가 있고 똑똑합니다. 더 예쁘고요.

    한류 영향 지역인 아시아 여러 나라들에서 한국 여성에 대한 이미지는 교육을 잘 받았고 열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아름답다고 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인식들과 달리 정작 한국 여성들 본인은 아직도 조선시대 유교적인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집안에 시집을 갔느냐가 여성들의 신분을 결정짓는다는 건 너무 슬픈 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청담동 며느리 룩이라는 말보다, 차라리 청담동 여사업가 룩, 청담동 여사업가 성형이라는 말이 더 많이 퍼졌으면 좋겠네요. 청담동이든 한남동이든 인천이건 그게 중요하진 않겠죠.

     

    또한 병원에 상담 오시는 분들은 스스로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삶에 열심이며, 땀흘려 번 돈의 가치를 아는 여성 사업가들은 자기 얼굴 관리를 어떻게 하는가? 이런 질문을 많이들 하셨으면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       귀족 수술 (법령선 교정술)

     

    귀족수술을 해달라고 오시는 분들이 요즘 정말 많은데요. 이 수술명도 누군가에 의해 지어져서 인터넷을 타고 계속 돌고 있는 부적절한 명칭입니다. 말도 안되는 수술명이지만 환자분들이 전부 다 그렇게 알고 오니 저도 설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 명칭을 사용합니다.

     

    정확한 명칭은 비순구 (코입술고랑) 채움수술또는 비외부 융기술” (Paranasal augmentation) 또는 간단하게 한다 해도 법령선 교정술이라고 부르는 게 정확합니다.

    팔자주름이 있는 사람은 평민처럼 보이고 팔자주름이 없는 사람은 귀족처럼 보이고 그런 건 아닙니다. 귀족수술도 반드시 해야 할 사람이 해야 예쁘게 잘 되는 수술입니다.

     

    내 친구가 귀족수술하고 온 거 보니까 예쁘든데 나도 그거 해줘라.” 이런 건 좀 아니죠  

     

     

    안면 윤곽적으로 볼 때 콧망울 주변부 즉 비순구 시작점이 꺼져 있어서 입이 툭 튀어나와 보이고 중간 안면부의 함몰이 있는 얼굴에서는 이런 법령선 교정술 (귀족수술)이 단연 효과가 있습니다. 한데 얼굴살이 늘어져서 덮이면서 팔자주름이 깊어 보이는 경우에는 리프팅을 해줘야지 귀족수술로는 안됩니다.

     

    청담동 며느리 성형, 그런 말은 없습니다. 코를 어떻게 높이고 쌍꺼풀을 어떻게 수정하면 부잣집 며느리가 되는 건가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스스로를 여성으로서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발전하기 위해 긍정적이고 좋은 인상, 귀한 인상을 만들 목적으로 얼굴에 맞는 몇 가지 시술/수술을 생각해 본다면 그게 정답이 아닐까요.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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