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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샘 스미스. 김영근

    일반적으로 우리가 '노래를 잘한다.' 라고 평가할 때는 어떤 것을 두고 그리 말하게 되는 걸까요?


    언뜻 드는 생각으로는  미성이다. (목소리가 예쁘다) 음역대가 넓다. 바이브레이션이나 애드립 등 기교가 현란하다. 피치/리듬감이 좋다. 이런 것들이 먼저 나올 것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슈퍼스타K 2016에서 벌써 두 번이나 음원 차트 상위권을 독식하다시피 한 지리산 소년 김영근씨 노래를 들으면서는 그게 아닌 것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게 됩니다. 


    1라운드에서 김영근씨가 Lay me down을 불렀을 때 느낀 점은, 소리를 지를 때 자신이 목소리가 좋다. 또는 노래 기교가 좋다. 라는 걸 표현하는 게 아니라 온 몸으로 한을 풀어 쏟아낸다는 인상이들었어요.  



    지금 제가 '한'이란 단어를 썼지만, 일단 그럼 그게 뭐냐부터 한번 얘기해 볼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장 고유한 정서. 그게 한이라고 얘기들 하는데요. 제가 생각할 때에 그것의 정체는 우리 땅이 늘 넉넉하지 못했고 또 작은 반도 국가이다 보니 항상  뺏기고 수탈당한 역사를 갖고 있는데, 그것을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이  가슴에 담아 두고 담아두고 하던 그런 처지에서 나온 독특한 정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을 풀어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였겠지만, 전형적으로는 직설적으로 바로 털어내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 돌려서 말하는 방식이었던 것같애요.  



    예컨대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이런 가사의 노래는, 자신이 버림받는 상황에 능동적으로 저항하지는 못하는 상태, 그저 버림받음 그 자체는 기정사실이 돼 있고 나는 거기에 항거해 봤자 소용 없고, 단지 수동적으로 '나를 버려서는 안 돼' 라고 읊조리고 있을 따름이라는 점입니다. 붙잡아 봤자 그는 떠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  

    어찌 보면 서양 노래들과 우리 노래들의 차이점이 이런 데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우리나라도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노래는, '아리랑'의 감성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나 크게 보아서는 그리 말할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김영근의 노래를 들으면서 바로 이런 부분을 느끼게 된다는 점이죠.  윤종신의 '탈진'을 부를 때 이 노래가 얼마나 김영근의 스타일을 맞춤옷처럼 잘 표현하고 있는가를 보여줬던 것같습니다. 


    푹 주저앉아 꿰메고 있어 

    너덜너덜해진 나의 상처를 

    ....

    좀만 아물면 좀 숨만 돌리면 

    날 그때처럼 믿어줘


    김영근의 목소리는 굉장히 특이해요. 


    언뜻 친근감 있어 보이면서도 뭔가 아련하고요. 

    쇳소리에 콧소리가 섞인 느낌. 


    우리 동네 골목에서 들을 만한 목소리 베이스에 섬세한 감정이 실려있으니 다들 '뭔가 이상해' 라고 느끼는 것같고요. 



    그의 목소리는 용모로 따진다면... 꽃미남이라기보다, 땀냄새 나는 우리 동네 아저씨의 용모. 그 평범하다고 생각했던 아저씨가 어느날 밤  기타를 들고 말도 못하게 서정적인 노래를 들려주는 것같은 느낌이기도 하고요. 


    김영근은 정규적인 음악 교육을 받지 못하고 지리산 산자락, 시골에서 혼자서 노래 연습을 해 왔다고 하는데요.  바로 이랬기 때문에 더더욱 노래에 감성을 싣는 자신만의 방법이 체득된 것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만약 정규적인 교육을 받았다면, 그래서 남들이 표현하는 방법 대로 표현하고, '이게 맞다'고 표현하는 길 대로 가면서 부르는 게 버릇이 됏다면, 이만큼 그의 노래가 충격적이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2라운드 지목배틀에서 김영근은 최솔지, 임현서, 박장희와 함께 '바보처럼 살았군요'를 불렀는데 이 노래가 사실 네 명의 참가자가 부르는 느낌이 죄다 달랐어요.  



    최솔지는 굉장히 서정적으로 불렀고 임현서는 기교적으로 불렀고 한편 박장희는 담담하게 불렀고...... 전부다 잘 불렀거든요. 

    그러다가 김영근이 마이크를 잡았을 때, 어떤 느낌이었느냐 하면 


    귀를 즐겁게 하는 게 아니라 가슴을 쥐어 팬다고 표현해야 할 것같습니다.  감성으로 노래하고, 가슴으로 듣고, 노래가 끝난 다음엔 사람을 완전 멍하게 만드는 그런 힘이 느껴져요.   

    용형이 말했듯 이거 완전 '또라이'에요... ㅠ  



    그의 노래를 듣고 나면 '쟤 노래 너무 잘한다' 라는 느낌이 드는 게 아니라  사랑에 상처 입은 사람의 심정이 되고  연인의 추억을 되새김질하고 있는 그런 심정이 되고 마니까요. 


    3라운드. 2대2 배틀에서  이지은이랑 같이 '사랑 그렇게 보내네'를 불렀는데 이 노래는 되게 특이했어요.  

    멜로디도 화성도 진짜 단순하드라고요.  느릿느릿한. 포크인데 평범하게  귓바퀴를 그냥 타고 넘어가 버리지 않고 귀에 박히다 못해 첨부터 끝까지 소름이 돋게 만들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감히 지금 21살의 김영근이 앞으로 우리 발라드 가요계를 평정할 것같다는 예측을 하는 건 저뿐일까요?  이렇게 강한 충격파를 주는 놀라운 친구가 나오게 된 것은 어쨌거나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그는 한국의 샘 스미스이면서 한국의 폴 포츠이기도 해요.  폴 포츠가 Britains got talent에 나오고 난 이후 더이상 휴대폰 판매원을 안 해도 됐듯, 김영근도 더이상 일용직 노동자를 안 해도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만약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 슈스케 녹화하는 데 앞에 가서 천막 치고 누워 있다가 영근씨가 나오면 붙잡고 한번만 미팅해 달라고 계약하자며 사정사정할 것같애요.  



    오늘은  별들의 전쟁이라 할 정도로 발군의 참가자들이 많이 눈에 띄는 슈퍼스타K 2016.  그 중에서도 별 중의 별이라 할 수 있는 차세대 발라드 가수  김영근에 대한 포스팅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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