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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성형은 과연 세계 최고인가.

    많은 한국인들이 '중국산'이라는 데에 대해 갖고 있는 거부감은 공통된 것같습니다.

     

    처음으로 중국산 음식들이 쏟아져 들어오던 시절. 사 먹는 음식에 나오는 김치의 거진 대부분이 중국산이라는  보도를 듣고서 귀를 의심했던 게 불과 몇 년 전이었던 것같지만요, 지금은 배터리, 전자제품, 휴대폰 등 첨단 산업 제품에도 중국산 제품이 거의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일부 첨단 분야, 예컨대 드론같은 경우는 아예 우리나라는 중국에 따라갈 엄두조차 못 내고 있고요.

     

     

     

     

     

    어디 그뿐인가요. 조선, 건설, 중공업같은 분야는 한국의 기간 산업인데 중국 기업들에게 거의 일감을 빼앗긴 상태라고 하죠.  이때문에 한국의 경제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가 여기서 유래하고 있는 거고요.

     

     

    그렇다면, 성형의 경우는 한국의 수준과 중국의 수준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 걸까요.

    과거에 중국에 왔다갔다 하면서 많이 들었던 얘기이지만,  물론 정확한 건 저도 잘 몰라요. 허나 분명한 것 하나는 중국 의사들의 미용 수술에 대한 지식과 술기 수준이 해가 지날수록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성형이 나름대로 Top 수준이란 소릴 듣게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첫째 한국에 의사들의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성형외과 전문의들 숫자도 인구대비 되게 많고 비전문의이면서 미용 분야에 뛰어든 의사들 수도 많아요. 많은 공급자는 치열한 경쟁을 부르게 되고, 조금이라도 환자를 더 끌어 수입을 올리기 위해 수없이 많은 수술 아이템을 개발하고 더 환자들이 편하게 값싸게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합니다.

     

    둘째 한국에 전문의 면허 인증 및 의원 개설 인증 등의 사회적 보증 시스템이 비교적 잘 돼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중국의 경우에는 의사 면허가 가짜인 경우가 되게 많아요.  그리고 의원 개설 허가에도 관료주의적인 관습이 매우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방정부와의 뒷돈 거래를 통한 돌팔이 의원들도 여지껏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진짜와 사기를 구분하기 힘들어지죠. 학회조차도 가짜들이 많이 만들고 하니까... 이런 경우 학술적인 발전이 제대로 될 리가 없죠.  이게 중국 의료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인 거에요.

     

     

    셋째 한국 사회의  미용에 관한 관심이 높기 때문입니다.  과거 싱가폴에서 뚱뚱한 흑인 여자를 면담해 본 적이 있었는데 지방흡입에 대해 한참 영어로 설명해 주고 나니까 이분이 한마디  이렇게 멘트 하시데요. 

     

    "Am I fat?"  (내가 뚱뚱한 거냐?)

    ".................."  

     

    이분은 유럽 국적으로 싱가폴에서 거주하는 여성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개성을 중요시하고 남들 '눈치'를 신경 안 쓰고 사는 사고방식이 우리와는 달랐던 거죠.  한국은 사실 구미권처럼 개인주의적 사회라고 보긴 어려워요. 아직도 단체가 중요하고 사람들의 눈을 두려워하는 문화적 특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 문화의 특수성도 성형의 번창에 밑거름이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넷째 한국 성형의 유명세는 '한류'의 번창과 궤를 같이 합니다.  한국 드라마, 영화, 케이팝, 그리고 남녀 연예계 스타들이 중국과 동남아 등 동아시아권에서 워낙 인기를 몰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산 화장품, 한국산 미용 제품, 한국의 미용 성형에 대해서도 관심들이 높아지게 된 겁니다.

     

    지금까지 나열한 부분들 모두가 꽤 오랜 시간 동안, 아마도 우리가 IMF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가던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해 약 15년 이상동안 고착화되면서 아시아권에서 '한국 성형은 Top 레벨' 이라는 상식을 만들게 된 겁니다. 그리고 성형 의료 관광을 떠나는 외국인들 중 거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오고 있었다는 점도 상식입니다.

     

    한번쯤 그런 의문들 품었을지 모르겠어요. 중국 의사들의 실력은 정말 형편 없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으면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비싼 비행기표 사서 한국에서까지 수술을 하겠나.   저도 처음엔 그런 줄 알았어요.

     

     

    근데 그렇질 않아요. 중국에 인구가 13억인데 이 많은 사람들이 그 속에서도 치열한 경쟁 속에 살고 있고 그들 중에 훌륭한 머리와 손을 가진 이들이 없을 턱이 없죠.  이번달 성형외과의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 Plastic and reconstructive surgery의 미용 카테고리의 톱에 실린 논문은 중화 인민공화국 최고의 의과대학이며 최대의 병원을 가진 칭화대학 의학부 소속 성형외과 의사들이 집필한 것입니다.

     

    한국 성형외과 의사들은 중국인 의사들의 지식과 실력을 한 수 낮게 보아 왔던 게 사실이지만 제대로 된 중국의 의사들은 사실 한국인 의사들보다 더 오랜 기간 교육을 받습니다. (8년)

     

    문제는 그들에게 수여되는 자격증과 인증 시스템이 사회적으로 철저히 보증되고 확인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해요.  혹자들은 한국인들의 손이 민첩하고 세심해서 그런 성형수술을 잘 한다는니 하는 말들을 하는데, 그렇게 개인적이고 단순한 부분이 아닙니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 문화적인 차이의 문제가 한국인 의사들을 우수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선 - 나라가 워낙 쫍아서...-  가짜 면허를 갖고 어디서 수술하고 의사 행세를 하기 되게 어려워요.  게다가 이미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의사들 수도 너무 많아서 그 틈바구니에 끼어들기도 참 어렵죠.  행정 시스템도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이라서, 뒷돈 주고 싸바싸바(?)로 면허증을 받는다든지 그런 게 안 통하다 보니 한국 의사는 믿을 수 있게 될 겁니다. 

     

    반면, 중국은 너무나 크고 너무나 넓고 너무나 많은 인구가 있다 보니, 그 행정력이 그 구석구석까지 죄다 미칠 수가 없는 나라예요. 환자들은 자기 나라의 의사들을 믿을래야 믿을 수가 없게 되고, 그래서 외국에 나가 성형을 하는 방법을 택하게 된 거죠. 

     

    중국산 제품들을 써 보면 거의 대부분이 그냥 저냥 쓸만한 것들이 많아요.  가격대 성능비로 따지면 중국산을 따라갈 게 없다. 라는 말들도 많이 하게 되고, 물건의 때깔(?)도 좋아요. 헌데 눈에 안 보이는 곳에 아주 희한한 짓을 해 놓긴 하죠.. 그래서 중국산은 싸지만 조심해서 잘 골라야 한다. 이런 말들을 여지껏 하는 거고. 근데 그게 의사가 하는 수술/시술도 그렇다는 거죠.

     

    한국이 중국에 대해 비교 우위를 확실히 갖고 있는 부분은, 바로 이 사회 시스템의 투명성인데 그게 앞으로 언제까지 유지될 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럼 한국 성형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요인은 뭘까요?

     

    성형의 전성기 시절 수많은 타과 선생님들, 즉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일반외과 등등의 의사들이 미용 성형쪽으로 진입해 왔어요. 자기 전공을 살리면서는 한국의 저수가 체제하에서는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다는 생각때문이죠.... 말하자면 '난민'들이나 마찬가지 분들인데, 그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거에요. 

    그러면서 점점 과다한 환자 유치전쟁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성형외과학은 모든 것 이전에 학문이에요.  의료 행위 이후 학술적 연구가 이루어지고. 그리고 그것을 두고 연구를 진행. 그 결과가 행위에 영향을 미치고 이후 또다시 연구.  이런 식의 선순환이 이뤄져야 의학이 발전한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문이 발전하려면 차분한 연구가 있어야 하는 법인데 지금의 성형외과 '시장' 상황을 보면 거의 난리통의 어수선한 시장바닥과 다를 바가 없어요. 모두가 다 호객행위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이런 데서 장기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들이 지속되기 정말 어렵죠. 

     

     

    즉 한국의 성형수술은 우수한 위치에 있는 게 맞지만, 계속 그 지위를 유지하려면 긴 호흡의 깊은 연구가 끊임없이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중국 등의 나라에서 오히려 미래를 선도할 분야에서 앞서나가 언제든  추월당할 가능성이 높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1 Comments

    • 홍길동 2017.08.31 11:57 Modify/Delete | Reply

      잘 보고 갑니다..근데 ..왜 댓글 가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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