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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팝스타 시즌4 13회. 말도 안되는 대진과 말도 안되는 이진아의 자작곡.

    케이팝스타 시즌4 13회.  이진아의 5번째 자작곡 공개. 냠냠냠.

     

    오늘은 케이팝스타 13회. 탑텐 결정전 배틀 오디션 두 번째 순서 방송분이 나왔어요.

     

    예고편을 보고 짐작했던 것과 너무 틀린 방송이 나오니까 깜짝 놀랐어요. 일단 대진 첫 번째 즉 3조 배틀이 정말 의외였죠.

     

     

     

    릴리엠 - 강푸름 - 삼남매라니. !!

     

    그렇게 대진을 하면 이진아랑 에스더김이 맞붙게 되는데, 이건 정말 수상한 대진이에요.

    저는 박윤하 - 이진아 - 에스더김이 따로따로 다른 조에 속할 줄 알았거든요. 시청률이나 음원, 지명도 등을 따질 때 이번 배틀 3조는 압도적인 참가자가 없는 조였던 거죠. 비슷비슷...

     

    제작진이 릴리엠을 배려한 게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조차 들었는데요. 삼남매가 예상 외의 반전을 가져와버렸어요.

     

    아무도 기대 안 했던, 동아리같다는 혹평만 받았던 이 친구들이 조용필의 바운스(bounce)를 들고 나와서 너무나 잘 해 버린 거에요.

    덕분에 몸 상태 안 좋았던 강푸름 하나만 탈락하고 릴리엠 삼남매는 손잡고 나란히 2위 대기실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배틀 4조는 박윤하 - 나수현 - 지존이었었는데요. 박윤하가 토이 노래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부를 꺼라고 아무도 생각을 못했죠.다들 깜놀....

     

    또, 예고에서 박윤하가 펑펑 우는 장면이 한참 나왔쟎아요?

    유희열씨가 선곡 미스에요. 라고 말하는 심사평 멘트도 나왔고. 이것만 보고 저는 박윤하가 떨어졌는 줄 알았어요.

    근데 왠걸. 박윤하는 "너한테는 선곡이란 게 의미가 없다. 니가 뭐든 노래 부르면 무조건 좋다"라는  최고의 찬사를 들었기 때문에 펑펑 울었던 거군요. (아 나원 참.......) 

     

     

     

    당연히 박윤하는 1위로 올라갔고 나수현은 창법의 문제점을 지적받으면서 탈락. 지존이 2위 재대결을 준비합니다. 

     

     

     

     

    배틀 5조는 문제가 많은 대진이에요. 에스더김 - 이진아 - 에이다 웡... 이라니...  우승후보끼리 여기서 만나게 하는 건 이 무슨...........  

    제작진의 의도를 대체 알 수가 없네요. 

     

    에스더 김은 예전 라운드부터, '미스코리아' 팀을 꾸려서 그레이스, 케이티와 윤미래의 '잊었니'를 부를 때도 뭔가 불안했던 게,  감정이 너무 심하게 과잉한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 이소라의 "난 행복해"를 부르면서는 더욱 그렇더군요. 

     

    보는 사람으로서 불안할 정도로 감정이 너무 북받쳐 간것같애요.

     

     

     

     

    이진아의 노래가 오늘 마지막이었는데요. 오늘 나온 자작곡 '냠냠냠'이 최고의 무대였다고 결론 내야겠네요.

     

    저도 피아노를 가끔 치지만, 이진아가 노래하면서 건반 위에서 손가락이 돌아가는 걸 보면..... 아 정말... 타고 났다고밖에 말할 수가 없겠어요.

     

    그냥 피아노 잘 치는 애다... 그런 게 아니고, 피아노가 이진아 목소리의 일부가 된 것같다는 착각이 들었어요. 

    배틀 오디션에서는 설마 MR이나 밴드가 뒤에 받쳐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조차 솔로로 건반 반주 직접 하면서 노래할 줄을 몰랐어요. 

     

     

     

    저걸 왜 혼자서 할까 처음엔 의문스러웠는데 듣다 보니 의문이 풀려요.

    이진아만큼 저걸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거에요.

     

    악기를 연주하는 게 어느 수준에 이르면, 악기 연주 자체가 하나의 노래가 되는 단계가 되는데 이진아는 목소리와 손가락, 두 개의 노래를 한꺼번에 부르고 있는 거죠. 

     

     

    냠냠냠의 구성을 보면 연속되는 5개의 비트가 계속 일관되게 노래를 끌고가고 있어요.

     

    냠냠냠냠냠 너의 기억을 다 먹어 버릴 거야

    냠냠냠냠냠  너의 미소를 다 먹어 버릴 거야

    냠냠냠냠냠  우리 어제를 다 먹어 버릴 거야

    냠냠냠냠냠 우리 사랑을 다 먹어 버릴 거야

     

    냠냠냠냠냠 이 5개의 '냠' 자가 노래의 뼈대를 만들고 있는 거죠. 그리고 간주에서는 매력적인 재즈적 화음이 빠르게 지나가고요.

     

    노래의 멜로디는 너무 쉬워요. 꼭 동요같기도 하고요. 그에 걸맞게 이진아의 목소리는 초등학생? 애기같은 느낌이고요. 근데 노래를 지배하는 비트와 코드, 화음은 애기같질 않아요.

    굉장히 수준 높은 재즈와 클래식의 대위법과 화성이 쉴 새 없이 곡을 꽉 채워서 흘러가고 있죠.

     

     

     

    오디션에서 5번째로 듣게 되는 이진아의 이번 자작곡은 '시간아 천천히'만큼이나 논란이 일 듯해요.  극찬과 혹평이 난무하고, 호불호가 갈리고.,,,,,

    곡 자체가 지금까지의 노래들이 쓰던 방식을 하나도 따르지 않고 아예 완전히 새로운 길로 가버렸기 때문이에요. 

    양현석씨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과연 대중성이 있을까 의문스럽다"는 요지의 심사평을 합니다.

     

    클래시칼하면서, jazzy하면서 애들 동요같으면서 또 그걸 일관성 있는 비트에 모두 맞춰서 실어내고 백그라운드 밴드 없이 건반을 또 하나의 선율로 만들고.......

     

    즉, 보컬과 직접 치는 건반이 각자 따로 움직이는  두 개의 선율이 되고 있던 거죠. 이런 걸 어디서도 들어본 적이 없던 것같아요.

     

    91년도 당시 방송국 MBC였던가요?  세 명의 청년이 녹화 스튜디오에 나와서 자기들이 열심히 연습한 노래를 춤과 함께 프로듀서들 앞에서 선보였어요. 이 노래를 들은 당시 음악 전문가, 방송 피디들은 고개를 갸웃하고 큰 관심을 주지 않았어요. 뭔가 이상하다 노래가.... 이런 반응.

     

    근데 그 노래가 곧 방송과 차트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아예 한국 가요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놨어요.

    시대를 한 10년쯤 앞서나갔던 그 노래의 제목은  '난 알아요'였고,  그 청년들은 '서태지와 아이들'이란 그룹이었습니다.

     

     

    이진아의 노래를 들은 양현석은 25년 전 자기가 처음 데뷔했을 때 자신들의 음악을 혹평했던 사람들과 똑같은 반응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이제, 우리 노래의 미래를 열어 줄 음악은 단순하게 한 색깔의 스케치가 아니라고 봅니다.  이진아가 지금 보여주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결이 다른 붓으로 완전히 새로운 채색을 한 그림이었어요.

     

    저는 이 자리에서 그것을 감상하는 역사적인 첫  청중이 되어 있다는 점에 대해 너무나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되십시오.   

     

     

     

     

    p.s. 이 포스팅에 인용된 사진 등의 저작권은 모두 해당 제작사와 기획사, 방송사에 있으며 본인은 개인적인 술회를 읽는 이들과 나누기 위해 사용하였을 뿐 상업적인 의도가 전연 없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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