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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팝스타 시즌5 14회 방송분 후기. 탑텐 확정

    오늘은 케이팝스타 5의 탑텐 결정전 결과를 놓고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슈스케7도 그랬지만 케이팝스타5 역시 지난해에 비교해 보면 음원차트에 눈에 띄게 올라가는 화제의 노래 역시 현저하게 적어서, 불과 6개월~1년 사이에 이렇게 큰 변화가 있었나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오늘 2차 재대결까지 해서 결론이 난 시즌5의 탑텐은 

    이수정, 유제이, 우예린, 주미연, 안예은, 정진우, 소피한, 박민지, 이시은, 마진가S 였습니다. 


    남자 멤버가 오직 정진우 한명으로 지난해에 이어서 역시 여초 현상은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고요.  예전의 케이팝스타 탑10에 비견해 봤을 때 이번 시즌에서 물론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지만


    제가 볼 때 가장 특이한 점은 싱어송 라이터가 무려 3명이나 들어가 있다는 점인 것같습니다. 



    정진우 우예린 안예은이었는데요.  이 3명의 싱어송 라이터들이 모두 안테나에서 탑텐결정전을 준비했던 멤버들이었어요.  


    오늘 방송분 자체만 놓고 보자면 물론 인상깊은 무대들이 많았지만요.  

    나름 케이팝스타의 시청자로서~~  고민을 해봤어요.  왜 제작진은  탑10을 이렇게 올렸을까. 

    아마도 복면가왕을 비롯해 가창력이 막강한 기존 가수들의 예능 프로그램이 점차 다양하고 보편화되는 현실에서 오디션 프로가 시청률을 그나마 받으려면 많이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게 아닐까 나름 분석(?)을 해 보았고요. 


    그래서 그런지 작년에는 이진아의 냠냠냠을 듣고는 대중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던 양현석씨도 이번 무대에선 안예은의 자작곡들에 대해 두말없이 호평을 주지 않았나 싶어요. 



    오디션 프로가 예상 못한 대히트를 치고 시청률이 케이블Tv 기준 20%를 육박했던 엠넷의 슈퍼스타K 시즌2, 3 (2010년 2011년이니까 벌써 까마득해졌네요.... 아 시간이 이렇게 빠르다니) 이후


    이를 모방한 프로그램이 방송사마다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수도 없이 많은 젊은 친구들이 실용음악과를 지원하고 중고등학생들은 실용음악학원을 끊었다 하죠.  모대학 실용음악과 보컬과는 경쟁률이 하늘을 찔렀다고 하는데  

    헌데 그 시절 그렇게 많은 젊은이들이 부푼 꿈을 안고 출발했던 그 길이 지금은 완전히 내리막길, 사양화가 되어 버렸고요.  졸업한 친구들이 갈 곳이 없다는 현실인 거죠.  


    오디션 프로는 예전만한 인기가 없고 사람들은 오디션에서 1등을 누가 했는지 기억도 못하고 있고요.  이제는 실용음악과가 예전의 인기를 구가하지 못하고 있어요..  (불과 몇 년 사이에..)



    케이팝스타는 기획사에서 직접 오디션을 보는 것과 같은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다 보니 

    실용음악 출신인 친구들, 인디 뮤지션들에 대해 늘 비판적으로 평을 하고 방송에도 안 올리려 하는 경향이 있었고요.  (어디서  배우고 온 친구들을 내보내기보단 기획사 연습생 오디션식으로 아주 나이 어린 친구들을  이른바 '스타성'을 보고 올린다는 컨셉이 강했어요) 


    그러나 올 시즌은 결국 그런 경향도 뒤집히는 것같아요. 

    정진우도 실용음악 재학생이고 우예린 안예은도 다 그런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가장 재기발랄하고,  아무도 생각못한 편곡을 해 오고 기성 가수들한테서 전연 듣지 못한 생각도 못한 창조적인 작품을 만들어 와서 무대를 채워주는 친구들은 바로 이런  젊은이들이에요.   


    어차피 메이저 가요계는 현재 아이돌 걸그룹들이 박터져라 부딪치는 세상이다보니,  지금은 오디션 프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여기서 잘 됐다고 스타가 될 꺼라고 믿는 친구들은 하나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에 현재 활동 중이거나 준비중인 걸그룹만 100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요  문제는 이들이 전부 다 한 방향으로만 뛰고 있다는 점인 것같애요.  

    하나같이 메이저 기획사에서 연습생을 하면서 트레이닝받고 연습하고  TV에 한번 얼굴을 내밀기 위해서 사춘기도 되기 전부터 몇 년을 준비한다고 하는데요.  


    이젠 이런 구조는 바뀔 때가 된 것같애요.... 비정상적이거든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구조는 어찌보면 이렇게 케이팝스타에서 보듯 재기발랄한 젊은 인디 뮤지션들로부터 출발하지 않을까요? 저는 거기에 희망을 걸어보고 싶어졌어요. 



    좀 옛날 얘기로 돌아가서요.  


    90년대. 모바일 인터넷이 깔리기 전.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게 대중화되기 전엔 길거리 테입이라는 게 있었어요.  그게 어찌보면 가요의 향방을 갈랐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2000년대 중반은 되어서야  멜론 등 스트리밍 서비스가 모바일을 타고 가요의 공급처가 되었고 그게 성공여부를 가름하는 음악의 목줄이 되었어요. 



    스트리밍 서비스는 음원 순위를 실시간으로 올리고 있고 추천 음반을 1면에 띄우는데요.  어찌 보면 대형 할인마트에서 소비자들한테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쌓아놓은 상품같은 느낌이죠?  

    여튼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서 음반 광고를 하는 거대 기획사들의 노래들로만 우리 음악을 채우다 보면, 대중들은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상실하게 됩니다. 


    서유럽과 미국에서는 한국을 '아이돌 틴에이저들의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고 (어떤 프랑스 주재원이 신문에 기고를 함...) 읽은 적이 있어요.   하도 한류 상품들에서 아이돌 걸그룹들이 보여지니까 외국인들은, 한국은 남자들이 모두 눈화장하고 다니는 나라로 알고 있다는 거죠... 


    많아야 기껏 10개정도 되는 거대 기획사들이 대중가수의 양성, 음반 발매, 마케팅까지 모두 하고 있는 이런 현실에서 사람들은 스타 만들기 게임의 완전한 객체로 밀려나 있습니다.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아이돌 노래 (일렉트릭 + 힙합 + 팝...?) 만을 듣게 되는 것은 우리 대중들에게는 불행입니다. 



    분명히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긴 하는데요.  

    아마도 수많은 재능있는 실용음악 전공자들, 인디 뮤지션들이 이런 변화를 선도하지 않을까요? 

    거대 기획사들은 오로지 주주들의 금전적 이익을 위해 매출 성과를 보여줘야 하므로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만들어나가기는 어렵습니다. 

    새롭고 젊고 참신한 음악가들이 버스킹을 하고 유튜브에 음악을 올리고 그러면서 메이저 기획사들의 연합이나 다름없는 스트리밍 서비스  및 오로지 시청률만을 갈망하는 방송국 음악 프로를 뒷전으로 보낼 시대가 곧 오지 않을까요? 



    미국의 60년대 히피 음악은 반전과 평화, 저항이라는 광범위한 주제로 사회적 고민을 하고 그것을 미국만의 문화로 만들어내는 데 앞장섰습니다. 결국 이런 문화는 전세계로 퍼지면서 그만큼 역설적으로 세계에 대한 미국의 문화적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결과가 되었다 하죠. 

     

    흑인 음악인 소울, 빈민의 음악인 힙합도, 모두 그들 나름의 집단적 고민을 음악에 담아내면서 번창하고 풍성해지고 그러더니 결국은 메이저 음악을 삼켜버렸어요...


    자 그럼, 한국의 음악은 무엇일까요?  

    한국에서 싹을 틔우고, 한국인들의 정서와 삶을 담아내고, 뼛속까지 한국적인 노래들.  그래서 외국에다가 "한국의 정통 가요입니다. 들어보세요." 라고 자신있게 권할 만한 노래들은 어떤 노래들일까요? 


    케이팝스타를 보면서 계속 싫어도 그 의문을 떠올리게 되데요.

    진짜 K 팝은 대체 뭘까요? 

    메이저 기획사들이 대형 음원 스트리밍을 통해 유통시키는 음원들은 중국과 동남아에서 다양한 매출을 올리기 위해 고안된  아이돌 연관  상품적 음악이 천지인 이 현실에서 


    지금의 아이돌 걸그룹 한류 음악을 접하는 외국인 그 누가 과연 코리아는 5000년이나 되는 길고 빛나는 문화를 갖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할까요? 



    한국이라는 이 흙에 뿌리를 내리고 지금의 현실에서 청춘을 맞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이, 고뇌 속에 만들어낸 이런 하나하나의 노래들이 결국, "한국의 팝은 이것이다." 라고 세계인들에게 내놓을 만한 문화를 뿌려주게 되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희망을 걸어보고 싶습니다. 


    케이팝스타 탑텐이 확정되고 이제 곧 생방송으로 들어가겠네요. 앞으로도  젊은 인디 뮤지션들이, 어디까지 서바이벌을 했느냐 하는 성적관 상관없이,  자신들의 역량을 마음껏 펼쳐내고 발휘할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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