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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수술. 유행의 풍속도.

    안녕하세요. 이주혁 원장입니다. 오늘은 가슴수술의 트렌드 변화에 대해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모든 것은 시간과 함께 변합니다.  성서에도 하늘 아래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라는 말씀이 적혀 있던가요. 성형수술의 세태도 시간에 따라 계속해서 변해 왔고 지금도 변하고 있으며, 가슴수술의 세태 또한 세월에 따라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90년대 말 - 2000년도 초반쯤에는, (거의 전부가 식염수 백 보형물을 쓰던 때였는데) 가슴수술을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하질 않았었어요. 성형수술의 주된 지원자들은 90% 가까이가 쌍꺼풀이었다. 혹은 코였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데, 이후 의료 광고 마케팅이 법적 규제가 풀리면서 병원이 합법적으로 판촉을 시작하므로 인해 성형수술의 건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수술의 종목도 매우 다양화되는 길을 걸었습니다. 가슴수술의 붐업도 뒤따라 일어납니다.

     

     

    당시는 대체로 특수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 모델, 탤런트, 또는 그 지망생들. 그런 여성들이 가슴수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외에 일반적인 사람들이 가슴 수술을 실제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이 때의 가슴수술 희망자들은 "가슴을 크게 해서 튀어 보겠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몸매의 밋밋함을 극복하려고 수술하는 정도거나, 너무 가슴에 대한 컴플렉스가 심한 여성들이 지원하곤 했죠.

     

     

    보통 이 당시에 쓰이던 평균적인 사이즈는 220-230cc 정도의 라운드 타입 보형물이었습니다. 지금과 비교해 본다면, 턱없이 작은 사이즈였어요.

     

    첫째 성형수술에 대한 직접적인 자극을 시각적으로 주는 것이 매스 미디어라 할 수 있는데, 2000년 초반에만 해도 여배우들이나 모델들이 가슴을 그렇게 드러내는 일이 진짜로 드물었어요.

    예컨대 그 시절 걸그룹들이 핑클, 베이비 복스, SES 등이었는데  당시 tv에서 우리가 보고 접했던 패션의 트렌드를 돌이켜 보면 ....여성 연예인들이 다리는 몰라도 가슴의 노출은 정말 꺼리고 있었던 걸 알 수 있어요.

     

     

    제가 성형외과를 개원했던 시기엔 2007년 코히시브 겔이 식약처 승인을 받으면서 병원마다 보형물의 자연스러움을 광고하기 시작, 이로 인해 가슴수술의 건수가 쭉쭉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가슴수술 성행의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매스 미디어입니다. 여배우들이나 모델들이 가슴을 점점 더 거리낌 없이 노출하기 시작하였던 겁니다. 특히 여배우들이 시상식이나 공식 석상에서 가슴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의상을 갈수록 선호하다 보니 패션 자체의 트렌드가 가슴을 강조하도록 짜여져 갔던 것같습니다.

     

     

    이제부터는 '튀는 몸매'를 희망하는 젊은 여성들, 그리고 매스 미디어의 자극에 빨리 반응하고 자극적인 옷차림을 소화하는 여성들이 가슴 수술의 트렌드 메이커가 되기 시작합니다.

     

    이후 희망하는 컵수에 대한 요청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큰 보형물 사이즈에 대한 요구도 더욱 높아져만 갔죠.  200cc 후반대, 즉 270-290cc의 보형물 볼륨이 평균적인 출고 제품 수치가 되어 갑니다.

     

     

    2012년에 물방울 보형물 식약처 승인이 나면서 우리나라에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수많은 회사와 타입의 보형물들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의사들조차도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보형물이 자꾸 튀어나왔었죠.

    그리고, 그 보형물 회사마다 자기들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하며 영업 사원을 투입해서 병원들을 돌아다니게 하고, 병원들에선 그 제품 중 어떤 것을 타겟으로 해서 마케팅에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기가 시작됩니다.

     

    전통적인 마켓 리더이던 M사와 A사 이외에, S사, P사, Se사, B사, Mo사, Eu사에 이르기까지 무려 8개나 되는 보형물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좁은 시장이라 할 수 있는 한국에 저마다 진출해서 너무 극심한 경쟁을 시작한 거죠.

     

     

    처음에는 물방울 보형물들의 선호도가 높았어요. 소비자들의 입장에선 "모양이 자연스럽다." 라는 점을 중요하게 받아들였고 병원 입장에서는 스페셜한 보형물을 씀으로 인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으니 양쪽이 다 좋아 했던 거죠. 그러나 일각에선 물방울 보형물이 너무 하드한 것이 아니냐. 좀 더 소프트한 게 좋지 않겠느냐. 이런 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마이크로텍스쳐라는 보형물 제품군이 물방울에 대체해서 인기를 얻기 시작합니다.  마이크로텍스쳐는 그 이름 자체는 겉표면의 처리를 두고 일컫는 것인데 외국(프랑스)의 제조 회사가 이 명칭을 고안했던 이유는 우툴두툴한 표면이 좀 더 매끈해서, 좁은 절개선을 통해 보형물을 삽입하는 과정이 더 수월하다. 라는 점을 어필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몇몇 병원을 중심으로 이런 부분을 왜곡해서 광고하기 시작했어요.  '다른 제품보다 촉감이 우월하다' 라는 점을 강조해서 마케팅에 들어간 거죠. Se사와 Mo사의 마이크로텍스쳐 제품들은 속안에 들어 있는 겔의 점탄성을 좀더 높여서, 만졌을 때 더 좋은 느낌을 받도록 했거든요. (물론 이렇게 점탄성을 높여 처리한 겔 제품들이 사람 몸 속에 장기적으로 있으면 어떻게 변해갈지에 대해 조사된 정보는 전혀 없습니다.)

     

     

    2016년경 Mo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시작된 이후의 트렌드는, 소비자들의  '남들보다 더 우월한 보형물을 쓰겠다' 라는 소비 욕망을 부채질한 시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보형물이 지나치게 많아지고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주로 모바일 인터넷 공간을 통해 돌아다니다 보니 거기에서 어떻게든 제품 판매상들의 입장에서는 '튀지 않으면 안 되겠다' 라는 생각에 자기 제품의 우수성을 광고하려 하는 데서 귀결된 것입니다.

     

    2017년 한 속옷 회사에서 자기네 고객들을 자체 리서치한 앙케이트 보고에 따르면 도시에 거주하는 20대 여성들의 평균 가슴 컵수가 C컵이었다고 하죠. 약 15년 전에 비하면, 여성들의 가슴에 대한 의식은  너무나 큰 변화를 거쳐 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남들보다 더 우월한 모양, 남들보다 더 우월한 촉감, 이런 것을 찾아 헤메던 유행도 이내 빠르게 시들해져 갑니다.

    왜냐 하면, 돈 들여 그 요란하게 선전하는 제품으로 수술해봤는데 크게 더 좋은 점을 모르겠다라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확산됐기 때문이죠.

    그럼 지금 현재의 상황은 뭐라고 요약할 수 있을까요?

     

    지금은 성형 최저가 검색 모바일 앱이 대세를 선도하고 있어요.

     

    어차피 수술은 거기서 거기다. 의사도 뭐 잘 모르겠다. 그저 싼 데를 찾겠다. 이런 생각들이 가장 광범위하게 가슴수술의 소비자들에게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의료에 있어 진료의 질을 비교해 보려는 노력이 없이 단지 누군가가 만든 마케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오로지 싼 가격만 찾아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는 세태는 결국은 우리나라 전체의 미용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원가 절감을 위한 무리한 불법 행위들을 부추기게 될 것임은 거의 필연적입니다.

     

     

    가슴수술 유행의 풍속도를 쭈욱 보면서,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미용 성형은 비록 뷰티 패션과 연관이 있는 것은 맞다 할 수 있지만, 1차적으로 사람의 몸에 칼을 대는 수술, 즉 의료 행위의 일환인 것입니다.

     

    이런 행위는 환자에게 평생을 지고 갈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고 해결이 되지 않는 심각한 괴로움을 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제품으로써 어필하고 판매하여서 금전적 이득을 얻겠다는 그런 상업 논리가 미용 성형을 선도하는 현상은 반드시 지적되고 어서 바뀌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의사가 환자의 특성과 신체를 면밀히 진료하고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 한도 내에서 미용적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죠.  오로지 상업적 논리와 발빠른 마케팅만이 가면 갈수록 미용 의료 부문을 지배하는 현상은 필연적으로 허위 광고 및 과잉 진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면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오늘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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