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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수술 전 검사들.

    오늘은 가슴수술 전 검사들에 대해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가슴수술은 대체로 전신마취 수술이니만큼, 대개가 전신마취에의 부적합성 여부를 가리기 위한 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신마취'라 함은 전신에 영향을 주는 마취, 즉 의식 소실을 시키는 마취를 말합니다.

    전신마취에는 두 종류가 있어요. 

     

     

     

    흡입식 마취와 정맥내 마취.

    여기서 보통은 흡입식 마취를 전신마취로 애기하고 정맥내 마취를 수면마취라고 얘기하곤 하는데, 따지자면 수면 마취 역시 의식의 소실을 유도하므로 전신 마취에 들어가지요.

     

    예전부터 병원들 중 '수면마취'가 간편하고 안전하니 가슴 수술을 '수면마취'로 하라고 유도하는 경우가 있곤 했지요.

    허나 우리나라의 의원급 병원에서 예로부터 가장 많은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것이 바로 '수면마취'였습니다. 수면의 깊이가 갑자기 깊어질 경우 호흡의 억제가 일어나고 산소의 부족으로 뇌사 -> 사망의 수순으로 큰 사고가 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어요. 지금도 그런 일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고요. 

    정맥을 통해서 프로포폴이나 미다졸람을 투여하는 '수면마취'는 환자가 의식이 소실되었지만 기도가 확보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호흡 억제가 발생하면 대처가 늦어진다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어요. 

     

    따라서 가슴수술처럼 환자가 움직이면 안되는 수술에선  기도 확보가 미리 돼 있는 방식의 전신 마취, 즉 흡입식 마취를 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안 움직이게 하려고 정맥으로 마취제를 더 더 많이 넣다 보면 급기야 사고가 나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요즘은 기도내 삽관이라기보단 후두마스크법 (LMA)을 더 많이 쓰므로 기도가 많이 자극받지 않지요. 수술 후 마취에서 깬 다음에도 기도삽관시와 비교하면 목이 아프지 않아요.

     

    어쨌든 마취 전 검사 얘기로 돌아와서, 혈액 검사부터 말씀드릴께요.

     

    흡입식 마취를 함에 있어서 우리가 가장 먼저 중요하게 보는 것은 간기능 검사 결과입니다.

     

     

    1. 간기능 검사

     

    모든 약은 간에서 대사됩니다. 간을 거치지 않는 약은 하나도 없습니다. 따라서 마취약이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간이 이 마취약 및 그 폐기물을 처리해주는 공장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몸에 이런 약들이 미처 처리되지 못한채 점차 점차 쌓이게 됩니다.  이럴 때 올라가는 게 GOT/GPT와 r-GTP 등입니다.

     

     

    GOT/GPT 수치가 높다면 간이 독성 물질을 처리하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을 의미하니 소화기 내과 전문의의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합니다.  추가적인 검사에서 이 수치들이 떨어지는 추세라는 것을 확인하면 수술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간기능이 약하다고 판정받은 사람들은 수술 전후에 절대 무리해선 안 되고 푹 쉬어야죠.

     

    울혈성 간질환이나 간부전 등이 있는 환자라면 콜레스테롤이나 빌리루빈 수치가 올라가요. 당연히 이런 수치들도 검사하게 되고요.  혈중 프로틴 수치가 올라가는지도 확인합니다.  이런 게 비정상이면 벌써 환자는 황달도 있고 이미 오랫동안 간질환 치료 병력이 있게 마련이죠.

     

    2. 감염병 검사

     

    엄밀히는 간기능검사는 아니지만, 간염 항원 항체 검사도 여기 들어갑니다. B형 간염은 항원 항체, C형 간염은 항체 검사만 합니다. 간염 보균자라고 해서 마취를 못하는 건 절대 아니고요. 환자와 병력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간기능에 대해 더 자세히 숙지하기 위해 합니다.  HIV 항원 항체 검사. 즉 에이즈 보균자 검사이고요. 이것은 법정 전염병이기 때문에 여부를 확인해서 환자와 의료진이 모두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에이즈의 경우는 수술을 못하는 건 아니지만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감염 내과 주치의와 상담이 꼭 필요하겠습니다.

     

    3. 혈색소 검사. (CBC)

     

    이는 혈액 속에 정상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혈색소 (백혈구, 헤모글로빈, 헤마토크릿, 혈소판) 세포의 수를 카운트하는 검사입니다. 인간의 생존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므로 이 검사는 수술 전에 안 할 수가 없고요. 사실은 마취제에 대한 대응 능력 검사라기 보다는 수술 적합성 검사라고 하는 게 맞을 것입니다.

     

    백혈구 수치가 비정상이라면 면역 능력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지요. 하지만 최근에 감기를 앓았다거나 염증이 있었다. 그러면 백혈구 수는 슬며시 늘어나 있을 수도 있어요. 

    턱도 없이 백혈구 수치가 높거나 낮다면 골수 기능 검사까지 필요할 수도 있고 면역 억제제 등을 투약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됩니다. 

     

    헤모글로빈, 헤모토크릿 등이 낮으면 빈혈 정밀 검사 의뢰를 하는 게 원칙입니다. 철결핍성 빈혈이 보통은 가장 흔합니다. 생리량이 많거나 치질, 장염, 위염 등으로 소화기계의 출혈이 반복되는 환자들에서 철결핍성 빈혈이 흔해요.  헤모글로빈 (혈색소) 농도는 정상인이 12정도라 하지만 8정도까지 떨어진 사람도 겉으로 봐서는 아무 문제 없이 멀쩡하고 수술도 이상없이 받을 수 있거든요. 그러나 그 수치 자체보다는, 왜 그렇게 빈혈이 와 있느냐 하는 원인을 가려내는 게 더 중요한 것이죠.

    혈소판 수가 적으면 일단 수술을 보류합니다. 혈소판의 출혈시 혈액을 엉겨붙게 해서 지혈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므로 수술 전에 이런 지혈 능력에 이상이 있다고 판정된 경우, 수술 진행을 할 수가 없습니다. 혈소판 감소증이나 골수의 기타 질환이 있는 환자들 등에서 이런 소견이 나타날 수 있고요.

     

     

     

    4. 혈액의 기타 검사

     

    혈당 (glucose) 측정을 하는데 여기서 혈당은 정맥내의 당이고요. 시기에 상관 없이 200이 넘게 나왔다면 당뇨병을 의심하고 바로 당뇨병 확진 검사를 해야 됩니다.

    보통 당뇨병은 만성 질환이므로 환자분 스스로가 알고 있는데, 최근의 당 조절 상태가 양호한지 불량한지를 평가하기 위해 HbA1C라는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고 있었던 당뇨 환자들은 특히 감염의 위험때문에 수술을 진행할 수 없습니다.

     

    BUN, Cr 이라는 검사는 신장기능을 screening하기 위해 나가는 선별검사고요. 이게 상승해 있으면 추가적으로 소변 검사 및 콩팥의 정밀한 기능 검사가 필요해 집니다.

     

    PT, aPTT 등의 검사는 혈액 응고 속도를 측정하는 테스트이고 이 수치가 지연되어 있으면 혈우병같은 혈액 응고 질환 혹은 혈액 응고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의 복용  여부를 확인하게 됩니다.

     

    5. 흉부 X-ray.

     

    CT 나 초음파가 나오고 나서 과거에 비해 흉부 방사선 검사를 의사들이 그다지 열심히 안 보게 되는 경향이 생기긴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선별검사로서, 가장 쉽고 저렴하게 할 수 있는 검사이며 한 장의 사진으로 수많은 정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흉부 X-ray 촬영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결핵, 폐암, 심부전증, 기흉, 늑막염 등 수많은 질병을 한 장의 흉부 X-ray로 의심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무시할 수가 없어요 . 예컨대 만약  활동성의 결핵이 있다면 그것을 치료하기 전에는 수술할 수 없습니다.

     

    6. 심전도 검사

     

    부정맥, 심근 경색, 판막 질환 등 수많은 질환을 심전도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 전에 반드시 심전도를 찍어야 합니다. 여기서 이상 소견이 나오면 심장내과 의사에게 보내 심초음파 등 보다 정밀한 검사를 해서 수술 적합성 여부를 확인하고 들어갑니다. 물론 심장질환 환자도 대부분 자기 질병을 알고 있으므로 진료시에 이를 고지하곤 하지요.

     

     

    오늘은 흔히 시행하는 수술 전 검사들, 마취전 검사들에 대해 한번 짚어 보았습니다. 이런 항목들은 평소에 건강해서 병원에 가본적이 없는 분들은 상당히 생소하겠지만 병원에 자주 다니면서 치료를 받는 분이 있다면 매우 낯익게 느껴지실 겁니다.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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