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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오해영. 불행에서 벗어나려면.

    혹시 또! 오해영 보시는 분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TV를 좀 늦깎이로 보는 편이라 오해영 처음 방송분을 지금 보고 있네요. 

    처음 편에서 강조되고 있는 것은 버림받은 신부로 나오는 오해영의 모습인데요. 
    술을 엄청 먹고서 오해영은 우연히 만난 에릭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안돼요.  왜냐하면, 내가 (오해영이) 제일 불행하니까. 
    우리 서로 왜 불행한지 얘기해 볼래요. 
    서로 얘기하고 완전히 잊어주기. 
    난 결혼 전날 차였어요. 
    날 평생 사랑할 자신이 없어졌대요.
    누구한테라도 한번은 말하고 싶었어요.  나만큼 불행한 사람한테. 
    자, 이제 얘기해 봐요.  그쪽이 불행한 이유. 들어줄께요." 



    서현진 (오해영 역) 의 대사를 들으면서  저는 인간이 가장 불행하다고 느끼게 되는 상황은 곧, 뭇 사람들로부터 그 가치를 인정 못 받을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업이 실패하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더이상 자기는 가치 있는 사람이 아닌 짐밖에 안 될테니까  
    실연을 당한다면 사랑하는 사람한테 더이상 사랑받질 못할 테니까 
    시험에 떨어진다면 자신에게 기대를 걸고 있던 사람들에게 면목이 없어질 테니까
    병에 걸리고 몸이 아프면 주변 사람들에게 폐만 끼치게 될테니까 
    가까운 사람이 세상을 떠난다면, 자신을 인정해주고 사랑해줄 사람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니까 


    결국 누구나 실패와 좌절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사람은 스스로 가치가 없다는 현실에 직면하면 버텨내기 힘들어하기 때문인 것같애요. 

    모든 이는 사랑받고 싶어하고 
    주목받고 싶어하고 
    관심을 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해요. 

    그게 실제론 아닐 때 힘들어하는 게  사람의 공통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장면에서 서현진을 집에 바래다 준 에릭이 돌아서서는 이렇게 말하죠. 

    "어떻게든 그냥 살아요. 피투성이라도 그냥 살아요. 
    살아남는게 이기는 거야." 

    서현진은 멍하니 있다가 그 다음날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이삿짐을 꾸리기 시작하는데요. 


    어떤 불행스러운 일에 닥쳤을 때 그렇게 힘들어하다가도, 
    거기서 벗어나고 다시 일어서는 것은 따지고 보면 정말 별거 아닌 게 계기가 되곤 하드라고요. 

    인생은 잔인하고, 어떨땐 냉담하고, 말도 안 되게 나한테만 가혹하곤 하지만, 사람은 로또같은 행운이 아닌 그저 별거 아닌 데서 힘을 얻어서 거기서 빠져나오는 것같애요. 

    마치 가파른 산을 올라갈 때, 어깨에 무거운 짐을 메고 지쳐 숨이 가쁠 때에 조차도, 여기서 주저앉아야지 생각이 든다 하여도, 

    그저 타박타박 걸으면 되쟎나 싶습니다. 

    느려도 걷고, 다리에 힘이 풀려 다 포기하고 싶어도 
    그래도 걷고 걷고 계속 걷다 보면. 

    그리고 마침내 정상에 서서 산을 내려오면서 뒤를 돌아보며 "등산이란 원래 이런 거지" 라고 곱씹게 되는 것 , 바로 그런 것이 인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때에 가서는, 그렇게 행복에 넘치지도 않았지만, 그닥 불행하지도 않았어. 라고 얘기하게 되는 게 아닐까요. 


    또! 오해영을 보면서 이런 개똥(개떡)철학을 주절거렸습니다 제가... 
    못 보신 분들은 한번 보세요... 요즘 하는 드라마 중에서는 그래도 제일 재미가 있는 것같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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