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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한민국팀. 18일 아침. 쿠이아바에서 러시아와의 1차전


    월드컵이 드디어 시작되었네요. 축구 하면 2002년을 자꾸 회상하면서 그 눈높이만큼, 이번에도 똑같이 해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우리나라엔 많아 보이지만, 

    저는 그냥 이렇게 세계 최고의 32개국 강호들과 우리 선수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승부를 펼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참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어디까지 올라가느냐보다도, 한 경기 한 경기 승부에 상관 없이 멋진 모습들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선수들과 홍명보 감독님 화이팅입니다. 


    12일에 시작한 월드컵 벌써 여러 경기가 치루어졌습니다. 그동안의 승부를 쭈욱 볼 때 제가 느낀 몇 가지 명확한 점이 있었는데요, 나름 정리해 본다면


    1) 중남미 팀들의 강세

    2) 날씨의 영향 (지독한 더위와 습도)

    3) 들쑥 날쑥한심판 판정이 판세를 뒤엎음


    등이었습니다....


    이런 면을 잘 곱씹어 보고 준비한다면, 저는 우리나라가 러시아에 충분히 1승을 거둘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기 매치는 워낙 변수가 많으니까요. 꼭 절대 전력이 약하다고 해서 지질 않아요. 


    먼저, 대진표를 한번 볼까요.



    16강 토너먼트에 들어가도 역시 그렇지만,  4~5일 간격으로 3개의 경기를 치루는 그룹 대항전에서는 경기력 자체도 물론 중요하지만 여러 경기 외적인 요인, 심리적 요인들이 실제적인 흐름을 바꾸어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같애요. 


    과연 이번 월드컵 시작 전에, 

    네덜란드가 무적 함대 스페인을 5대1로 발라버릴 꺼라고 예상한 사람이 

    전 지구상에 한 명이라도 있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이 경기는 양팀간의 전력 차이는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  로벤의 2번째 골이 들어가면서 흥분을 잘하는 스페인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멘붕에 빠지면서 허덕이다가 끝나버린 것같아요. 


    개막전. 브라질은 워낙 강팀이고 안방에서 하는 경기니까 그렇다쳐도 강력하고 거친 면모를 보인 크로아티아에 3대1 승리. 

    남미 국가인 콜롬비아는 그리스에 3대 0 승.

    남미 국가인 칠레가 호주에 3대1 승리.

    중미의 멕시코는 카메룬에 1대0 승리. 


    물론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이 모두 강팀들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결과를 놓고 볼 때 중-남미 국가들이 경기에 지질 않고 있다는 거에요. 


    지구의 완전 반대쪽인 남반구. 여기의 기후와 습도, 잔디 등 모든 여건들이, 선수들이 전력을 다해 뛰는 경기에서 아주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증거라고 봐요. 

    이번 월드컵은 지리적으로 비슷한 곳에 있는 중남미 국가들이 앞으로도 비교적 쉽게 쉽게 승부를 가져가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경기가 열리는 12개 구장들의 위치에요. 마나우스의 아레나 아마조니아에서 이탈리아와 잉글랜드의 경기가 열렸어요. 이탈리아가 2대 1로 이겼는데, 

    잉글랜드의 전력 중심인 제라드가 후반 30분쯤부터 뛰지를 못하고 비틀거렸어요. 

    중계방송 해설자와 아나운서도 저거 왜 저러나 부상을 당했나? 의아스럽게 생각하고 이유를 몰랐는데 

    저는 아마도 나이가 많은 제라드가 지옥과도 같은 더위 속에서 뛰다가 

    탈진이 온 것같아 보였어요. 

    이탈리아팀의 피를로 선수는 "여긴 지옥이다. 날씨가 아주 지독하다. 열악한 날씨 탓에 마음껏 플레이할 수 없었다." 라고 인터뷰했다고 하죠. 


    양팀 다 온화한 날씨의 유럽에서 온 선수들인데, 남미의 특징적인 기후 속에서 제대로 90분을 소화하질 못했어요. 후반 종반에는 대체로 걸어다니더라고요. 


    정말로 분명한 사실은. 이번 월드컵에선 브라질의 이런 기후 조건에 누가 얼마나 잘 적응하고 경기하느냐에 따라 판세가 갈려버린다는 거죠. 




    그럼, 18일 아침 7시. (현지시각으로는 전날 오후 6시)에 우리 대표팀이 러시아와 첫 경기를 치르는 아레나 판타나우라는 곳에 대해 살펴보아요. 


    여기는 쿠이아바라는 도시에 있는 올해 신설 경기장이에요. 시설이 아직 썩 잘 갖춰져 있진 않은 것같아요. 잔디도 별로고, 선수들 숙소도 좀 안 좋다는 얘기가 있고요. \


    쿠이아바는 전세계적인 자연 유산으로 손꼽히는 고원/협곡이 있고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관광지이기도 해요. 


    이 쿠이아바의 날씨가 문제에요. 6월은 남반구에는 물론 겨울이지만, 이 도시의 날씨는 상당히 변덕스러운 것같애요. 한낮엔 32도까지 올라가고 37도의 고온 현상이 일어나는 때도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는 이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칠레-호주 경기를 주목해서 보았어요. 선수들이 마나우스에서 뛴 잉글래드,이태리 선수들만큼 지쳐 보이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같은 남미인 칠레 선수들이 더 팔팔하게 날라다녔던 것같아요. 


    휴... 우리가 속한 H조에 남미 팀이 없는 게 다행이라고도 봐야겠죠? 어쨌든, 러시아 선수들이 이런 덥고 습한 기후에서 분명히 잃는 것이 있을 꺼에요. 우리 선수들은, 그런 것을 물고 늘어지든지 해서, 이 첫 경기에서 어떻게든 결판을 내야 해요. 

    그리고 러시아가 물론 전통적 강팀이긴 하지만, 이번 대표팀은 예전에 비해서 짜임새는 확실히 떨어져 보여요. 아주 무서운 상대는 아니라는 거죠. 전력의 핵인 시로코프가 부상으로 빠졌다는 것도 우리에겐 좋은 기회가 되겠구요. 


    홍명보 감독님도 이런 점들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거구요. 지금쯤 머리를 짜내서 준비 하고 있을 겁니다. 정말 좋은 승부를 기대해 볼께요!  


    두 번째 경기는 알제리전인데,  약할 꺼라고 다들 생각하지만 의외로 어려운 팀이라고 해요. 알제리의 선수들은 거의 대부분이 유럽 빅 리그에서 뛰고 있고, 지네딘 지단도 알제리 태생의 프랑스 선수였던 만큼 신체적 조건이나 개인 전술 모든 면에서 유럽의 강팀과 견주어 손색이 없어요. 알제리전은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치르는데,  날씨가 유럽과 비슷한 쾌적한 조건이라 이런 경기에선 우리가 변수를 기대하기 어렵겠죠. 하지만 알제리는 이 경기를 치르기 위해 벨루  오리존치에 있는 베이스캠프로부터 1800킬로미터를 와야 돼요. 우리나라팀 숙소는 경기장에 가깝게 있는데 말이죠. 


    세 번째 경기는 벨기에전으로서, 벨기에가 조별 예선이나 평가전에서 보여준 기량이 도무지 손색이 없을 만큼 대단한 데다가, 상파울루에서 경기를 가져요. 수비를 강화하고, 역습으로 승부를 걸어야겠죠. 





    이상으로 대한민국팀의 경기 상대들과 조별 매치에 대해 나름 분석(?) 아닌 분석을 해 보았어요. 서울 사는 사람이 딱 목포나 부산같은 데만 내려가도 날씨가 이러쿵 저러쿵 많이 느끼게 되게 마련인데, 하물며 지구의 반대편인 남반구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에서는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 기후에 적응하는 정도, 심리적 반응들이 상상 외로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해요. 


    부디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좋은 장면들을  보여주길 기원하는 마음이에요.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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