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Content

    티스토리 뷰

    보형물 제거 수술에 대해서

    보형물 제거 수술에 대해 질문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예전에 비해서... 그러나 제거 수술에 대해 따로 포스팅을 통합적으로 한 적이 없어서, 오늘 한번 정리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보형물 제거 수술을 원하게 되는 이유들은 일반적으로

    1. 부작용 ; 구축, 파열, 위치 이상, 부자연스러움

    2. 이물질에 대한 혐오/ 결정에 대한 후회

    3. 보형물 연관성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에 대한 염려

    4. 수술 결과에 대한 기타 불만족 사항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하나하나 설명하겠습니다.

    첫 번째. 심한 구축으로 인해 보형물 제거를 원하시는 경우, 아마 케이스 수로 봤을 때는 가장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구축의 경우는 피막의 두께가 매우 두껍고 거친 경우가 많지요. 심한 구축이라면 정상조직보다 비정상 조직의 볼륨이 더 압도적으로 인체를 차지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그대로 놔두고 나올 경우 가슴이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나 느낌이 이상해질 수밖에 없겠죠. 피막을 전체 제거하는 방식으로 수술할 것을 지향합니다.

    구축이되 피막이 부분적으로만 두껍고, 심하지 않으며 중등도로 보인다, 이런 경우라면 굳이 정상 조직 소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전체 제거하지 않지요. 부분제거를 지향하게 됩니다.

    두 번째. 파열이 발견되어서 제거를 원하시는 경우가 있어요. 파열은 보통 증상이 없기 때문에 단지 다른 문제로 인해 초음파나 mammogram, MRI 등 영상 검사를 했는데 거기서 우연히 보형물 파열 소견이 나와서 그때문에 제거 상담을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형물이 터졌다는 소리를 들으면 환자들이 대부분 여간 걱정을 하는 게 아닙니다. 사실 실리콘 백이 파열된 상태는 어떤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한다고 보기 어렵고, 응급처치를 해야 하는 상황도 아닙니다. 단, 재수술을 하긴 해야 하니 수술 날짜를 잡고 진행을 하면 되겠습니다.

    파열이 있다는 사실 그 자체보다는 누수가 얼마나 됐느냐가 중요한데요. 그건 실리콘 겔이 새어 나와서 피막 내부 공간을 끈적끈적하게 만들어 놓으면 제거하기가 꽤나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경미한 파열이며 누수가 전혀 없다면, 보형물 제거와 함께 피막은 부분 제거만 해도 됩니다. 만약 중등도의 파열이 있으며 누수도 중등도로 있다면, 피막 제거는 정도에 비례해서 부분 부분 해 주고 전체 제거를 할 경우도 있겠습니다. 파열도 누수도 매우 심다면 전체 제거를 해 줘야 합니다.

    피막외 파열은 굉장히 드문데, 만약에 발생해 있다면 피막 제거에 더해서, 피막 바깥으로 빠져 나가 있는 겔을 같이 청소해 줘야 하겠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보진 못했습니다.)

     

    기타 위치의 이상이나 리플링이 있어서 제거하는 경우가 있는데, 대체로 피막의 부분적인 제거를 지향하게 됩니다.

    피막을 전혀 제거하지 않고 놔두는 경우도 있을까요? 물론 그런 경우도 있지요. 어떤 부작용도 확인되지 않고, 환자도 통증 불편감 등 어떤 문제점도 호소하지 않은 경우에 제거하는 경우. 실제로 들여다 봤을 때 수술 소견상 피막이 매우 innocent하고 두껍지도 거칠지도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보존한 채 나오기도 합니다.

    작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된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으로 확진이 된 환자들의 경우라면, 피막을 완전히 공격적으로 제거해야 합니다. BI ALCL은 병기가 있는데, 크게 피막내 제한된 병기와 피막을 침습하여 넘어간 병기가 있어요. 피막 내에만 잡혀 있는 병기라면 주로 장액종같은 것에서만 양성으로 나오고, 그 외의 어느 조직에도 침습한 흔적이 없을 때입니다. 이런 경우엔 단지 보형물 + 피막의 완전한 제거만으로 치료가 끝납니다. 예후는 매우 좋구요. 만약 피막을 깊이 침습하거나 넘어간 경우라면 얘기가 좀 다릅니다. 이 때엔 예후가 안 좋기 때문에, 수술뿐 아니라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다른 미용적인 부작용이 생긴 경우와는 다르게, BI ALCL이 생긴 경우는 제거 행위가 종양에 대한 치료 개념으로 들어갑니다. 따라서 제거 행위는 생존률과 연관된 문제가 되니, 매우 공격적으로 피막을 제거합니다. 이렇게 하는 수술을 근치적 제거 수술이라고 하는데, 만약 피막 조직이 주변 조직과 유착이 심하다면 주저 없이 주변의 정상 조직까지 같이 도려내어 철저히 제거하는 수술 행위를 말하는 것이죠. 이 이외의 어떤 상황에서도 그렇게까진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BI ALCL 환자에게 있어 공격적인 피막 제거 수술시에는 절개 부위를 최대한 넓게 해 줘야 합니다. 최대한의 시야를 확보하고 할 수 있는 한 많은 조직을 없애야 하죠. 이런 경우는 흉터는 우선적 고려 대상이 아니지요. 생존률이 걸려 잇으니까...

    그런데, 림프종이 확진된 것도 아니면서 단지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이유로 완전한 제거를 요구하는 환자분들이 있어요. FDA와 NCCN 모두, 림프종을 우려한 예방적 제거를 권한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정해진 수술 방법이 없어요. 그리고, 피막의 완전한 제거를 원할 수록 더 더 넓은 절개선이 필요해지고 광범위한 흉터를 양산하게 됩니다.

    그러나 단지 '심리적'인 문제로서 이걸 제거하고 싶어하는 환자분들이 뭐하러 그런 넓은 흉터를 만들고 싶겠어요. 따라서 그냥 타협선에서 수술을 하게 됩니다. 될 수 있으면 흉터를 좀 작게 하면서 피막도 근치적으로 절제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할 수 있는 선에서만 제거하는 겁니다. 실제로 그렇게 수술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요.

    위 사진처럼, 보형물이 피막과 붙어 있는 상태로 한 덩어리로 떼어서 끄집어내는 것을 en-bloc 절제라고 하는데요. 악성 종양의 절제에서 많이 등장하는 용어입니다. 앙블록을 하려면 사실 주변 조직에서 떼어내는 것은 일상적인 유륜 절개로서도 할 수 있어요. 문제는 꺼내는 게 잘 안 된다는 겁니다.

    보형물은 물렁물렁하니까 좁은 공간을 통해서도 잘 나와주거든요. 그런데 그걸 싸고 있는 저 피막 조직은 굉장히 질기고 신축성 탄성이라곤 없어요. 힘줄처럼 질깁니다. 그러니 좁은 공간을 통해서 도저히 빼내지를 못합니다. 구축이라도 있으면 훨씬 더하고요. 따라서 굳이 앙 블록으로 사진처럼 꺼내려면, 굉장히 큰 흉터를 감수하고 넓은 피부 절개를 해 줘야 합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얘기했듯, 림프종이 확진되지도 않았는데 굳이 그런 흉터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나요. 그래서 대부분은 그냥 앙 블록을 잘 안 하고, 피막을 조각 조각 내서 좁은 절개창을 통해서 빼내게 됩니다.

    보형물+피막의 제거 수술 이후 생길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보통은 그걸 빼내고 나면 남은 살이 탄력이 확 빠지면서 늘어지지 않겠느냐, 그런 것을 고민하십니다.

    그걸 일률적으로 얘기하긴 근데 매우 어렵습니다. 예컨대 작년에 수술했다. 그리고 올해 뺀다. 그 사이에 별 일은 없었다. 이렇다면 보형물 빼고 나서 가슴 모양은 거의 완전히 수술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고 보셔야 해요.

    그런데 만약 수술한 지 15년쯤 됐고, 그 동안 출산을 두번 세번을 했고 모유 수유도 많이 했다. 그리고 체중도 들쑥날쑥했다. 이러면 보형물 빼고 나서 가슴이 축 늘어질 가능성은 거의 100%죠. 왜냐하면, 보형물 수술 안 했어도 애 낳으면 가슴은 누구나 처지쟎아요...

    따라서, 이런 history를 모두 살펴 봐서, 보형물 제거 이후 허탈 (collapse) 현상이 심할 것으로 예측된다면 리프팅 수술도 같이 계획해 볼 수 있습니다.

    장액종도 제거 수술 후 많이들 걱정하는 부분인데요, 양이 많지 않다면 별 문제는 없습니다. 만약 많다면 주사기로 흡인하고 압박해야 합니다. 장액종이 아예 안 생기도록 하고 싶다.는 생각이라면, 피막을 꼭 제거해 줘야 합니다.

    오늘은 보형물 제거 수술에 대해 몇 가지 포인트를 찝어서 포스팅해 보았습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