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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마하 디지털 피아노 P-255

    왜 디지털 피아노를 쓰는가?

     

    디지털 피아노를 사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공간 활용 (업라이트 피아노보다 덩치가 작음)

    소음 공해 해소 (헤드폰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

    음색, 음량의 조절  (마스터 볼륨, 이퀄라이저, 음원 뱅크)

     

     

    등의 이유로 선택하는 경우가 제일 많을 꺼라고 생각합니다.

     

    피아노라고 하는 것은 악기이기도 하지만 그게 차지하는 공간을 생각해 보면 ... 하나의 가구라고도 할 수 있겠어요.  반면 디지털 피아노는 거의 같은 소리를 내 주면서도 한쪽 벽면을 다 먹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정말 막강(?)한 장점이라 할 수 있죠...

     

     

    세월이 흐르면서 달라진 피아노의 모습.....

     

    제가 어렸을 때는 피아노라면 당연히 업라이트 피아노였었고요... .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 없는 집에서조차 하나의 가구로서  인식되어서 그런지, 집집마다 그게 없는 데가 없을 정도였죠..

     

     

    피아노는 딸 있는 집에선 무조건 가르치는 가장 흔한 과외 중 하나였고요, 남자아이들도 많이 배우곤 했어요.

     

    저도 그 흔하디 흔한 '동네' 피아노 학원을 다녔었고요...  학원이라고 그땐 잘 말 안 하고 '피아노집 간다'... 고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저는, 피아노는 굳이 가른다면 남성적인 면이 더 많은 악기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에선 음악, 예술이라고 하는 것이 남자가 할 일이 못된다는 생각들이 많아서인지...  남자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가면 피아노는 통 가르치질 않았어요.

     

     

    그 '동네' 피아노집에서 저만은 무슨 대학교에서 나이 많은 복학생 오빠처럼 중3때까지도 열심히 다녔던 걸로 기억해요. 남자애들이 피아노에서 흥미가 떨어지는 시기가 사춘기땐데, 그때 떨어지긴 커녕 더 재미를 붙였는데 지금도 제가 왜그랬는지 잘 모르겠어요.

     

    음악이라고 하는 것이 정말로 여러 갈래의 분류가 있는 것이고... 클래식 피아노와 재즈 피아노로 조차도 분류가 없이 우리나라에선 그냥... 전부 다 획일적으로 바이엘 - 체르니 - 소나티네로 교육되었으니 진짜로 '즐길 수 있는' 음악의 토양은 많이 부족했던 것같애요.

     

    어쨌든... 그런 업라이트 피아노로서 어느 집이나 방방곡곡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삼익, 영창, 가끔 야마하... 였었구요.  집집마다 피아노를 조율하러 다니던 조율사 아저씨들도 참 많이 봤던 것같아요.  지금은 자취를 감췄죠.

     

     

     

    지털 피아노라는 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한~참 뒤였어요. 제가 한 고등학생때쯤? 

    당시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보수적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어떤  대학 피아노과 교수님이 음악 관련 잡지에 인터뷰를 하면서, "피아노는 인류가 지금까지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악기이며, 전자 피아노라는 건 그저 한 때의 흥미거리로 유행하다 없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라고 한 말을 읽었던 기억이 나요.

     

    근데 세월은 교수님의 생각대로 흘러가진 않았죠. 20년 이상이 지나면서 지금은 어느 집에서든 업라이트 피아노는 정말 글자 그대로 골동품이 되어 있을 뿐이고요.

    아이들의 장난감이건 어른들의 취미 생활이건간에, 그 자리는 이제 디지털 피아노가 메꾸게 된 지 오래입니다. 

    교회같이 상시적인 공연을 해야 하는 곳에서도 디지털 피아노가 빠지지 않습니다.

    작곡가나 전문 뮤지션들에게는 신디사이저와 노트북이 더 중요해졌고요....

     

     

    어쿠스틱 피아노와 디지털 피아노의 차이점은?

     

    어쿠스틱 피아노를 칠 때와  디지털을 칠 때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고 저도 그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는데요.

     

    과연 어떤 게 다른 것일까요.

    계속 생각을 해 봤는데

    솔직히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를 모르겠어요. 분명히 다른 게 있는데, 그걸 표현하려니까 어떤 부분이 다르다. 라고 딱 잡아 얘기하긴 되게 어려운 것같아요. 

     

     

     

     

    음  뭐랄까..

    예를 들어 피아노를 칠 때 내가 원하는 소리가 나오질 않고 있다는 걸 느끼면 갑갑할 때가 좀 있어요.

     

    어쿠스틱의 경우라면 그럴 때는 타건을 좀 다르게 해야 하죠. 좀 더 약하게 친다거나 더 파워 있게 타건한다거나 좀 더 쓰다듬는 느낌으로 친다거나 등등....  즉  내가 원하는 소리를 위해서는 철저히 내가 변해야 되고 내가 단련을 더 해야 해요.  그리고 그렇게 했을 때 나오는 소리는 실제로 차이가 생깁니다.

     

    근데 디지털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어. 소리가 이게 아닌데. 그럼 내가 어떻게 쳐야지가 아니라 기계의 셋팅을 바꾸게 돼요.

    스피커 볼륨이랑 이퀄라이저랑 조절하고 음원 데이타 업그레이드 할라고 하고  그래도 안 되면 기계를 바꿀 생각을 하게 되어요. ........ ㅠ

    디지털은, 내가 어떻게 타건을 바꾸건 나오는 소리 안 변합니다.

     

    정말 미세하게 아~~~~~주!  조금의 차이인데 타건감과 귀로 들려오는 소리에서의 차이는 사람을 아주 돌아버리게, 참을성 없게 만들곤 하죠...  

     

    이런 부분이 디지털과 어쿠스틱의 차이인 것같아요. 어쿠스틱이 더 타건감이 좋다? 꼭 그런건 아닌 것같애요.  어쿠스틱 소리가 디지털보다 더 음색이 좋다?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어쿠스틱에서는 내가 원하는 음색을 만들기 위해 훈련, 연습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반면, 디지털에서는 원하는 음색을 만들기 위해 기계 셋팅을 만지고 바꿀 생각을 한다는 것.  즉 그 악기를 대하는 사람의 태도가 다르게 된다는 게 결정적인 차이인 것같아요. 

     

     

    어쿠스틱은 늘 '도전'해야 하는 과제를 주는 어떤 고집있는 물건? 이예요. 피아노를 처음 배웠던 옛날부터 항상 그래왔죠.  

    반면 디지털은 '뭘 원해? 어떻게 해 줘야 하지?"라고 나에게 맞춰주려고 묻는,  말하자면 상점 점원같은 물건인 거죠.

     

    야마하 P-255 에 대해서 리뷰를 대충 해본다는 게 웬걸 엄청 오만 쓸데없는 소리를 주절댔군요.   우리나라에 출시된지 1년도 안 된 악기라서 리뷰가 그렇게 많지 않아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예전의 야마하 P-140과 별 차이를 못 느낀다고들 말해요. 그리고  소리가 쪼금 답답한 면이 있어요.

     

    소리 답답한 것을 해결하고 싶어서 이퀄라이저를 만져서 하이 로우 셋팅 다 올려놓으면 금속음이 너무 많이 나서 귀에 거슬리게 되죠. 정말 이럴 때는 산 지 얼마 안 된 걸 버리고 또 다른 걸 찾으러 돌아다니고 싶어지고 맙니다.

     

    분명히 야마하 매장에서 쳐봤을 때는 "아, 이거다." 라는 확신이 와서 골랐던 악기인데, 웬걸 막상 집에 가져와서 쳐 보니까 또 다른 거에요..... ㅠ  정말 맥이 풀리죠.

     

    근데, 다른 디지털 피아노를 둘러본다 해서, 이것보다 더 마음에 드는 소리를 내는 걸 찾아낼 수 있을지,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말도 안되게 비싼 것을 사서 들여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P-255의 자체 스피커는 공연용으로 쓰기엔 부족해 보이지만 홈 피아노로서는 충분한 출력을 갖고 있고요. 자체 녹음 기능이 있어서 플래쉬를 꽂으면 되는데 이건 아직 시도를 안 해봤고....언젠가는 필요할 중요한 기능이란 생각이 들어요.

     

    맺는 말

    디지털과 어쿠스틱은 정말 서로 넘을 수 없는 큰 벽이 있다고들 하는데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건 "대하는 사람의 태도를 다르게 만든다". 라는 점인 것같습니다.

     

    현을 해머가 때릴 때 나는 소리와 센서가 전류를 통하게 해서 저장된 음원이 켜지는 소리는 분명히 다르겠지만

    그게 과연 사람 귀로 구분이 되는 것일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는 P-255에 지금으로서는 만족합니다. 그러나 야마하 업라이트 피아노와는 달리, 이 디지털 피아노가 내는 소리가 영 마음에 안 드는 날이 단 하루라도 있다면 곧바로 기변을 생각하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음악에 있어서 음색이라고 하는 건, 내 귀로 못 들어주겠다는 생각이 나는 즉시 폐품, 폐기물이 되고 마는 것이니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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