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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 진료는 가능할 것인가. 알파고의 잇딴 승리를 보며..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우리나라의 이세돌 9단에게 4승 1패를 기록하는 파란을 일으킨 채 대국을 끝마쳤습니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복잡한 게임이라고들 일컫는, 바둑에서 저렇게 대단한 성적을 냈다는 것은 섬뜩할 만큼 관련 연구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뜻으로 알고 정신을 번쩍 들게 합니다. 




    우리나라의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져서 분하다. 뭐 이런 생각을 할 건 아닌 것같애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죠. 


    저한테는 '인공지능 진료'가 되면 의사도 나중엔 실업자 되는 거 아니냐? 라는 질문들을 해 오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저도 거기 관련해 궁금한 점들이 많아서 프로그래밍하는 친구들한테 여기저기 물어봤어요. 


    대답은 한결같드라고요.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인간이다. 프로그램에게 무슨 일을 시켜서 일을 덜 수는 있지만, 결국 인간이 옆에 붙어서 그 오류를 수정하고 버그 잡고 새로운 알고리즘 추가하고, 확인하고... 해야 된다는 거죠. 



    사실 기계가 인간의 할 일을 대신하게 되는 건 이미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고 봐요. 

    공장마다 자동 생산 기계가 깔린 건 이미 수십년 전부터죠.  그렇다고 공장이 무인화되진 않았어요 요. 오히려 그에 맞춰 더 생산량을 늘리게 되었고 (단가를 떨어뜨리려고) 그걸 관리하겠다고 사람은 일을 더 하게 된 것같애요. 



    즉 모든 자동화 기계, 무인 기계, 등은 결국 인간에 맞추기 위해서 인간이 개발한 것들이기 때문에 단순 반복된 작업을 기계에게 넘기는 것일 뿐이고... 결국 인간이 해야 될 일이 - 그 전에는 생각 않았던 부분들 - 또 생겨난다는 거죠.  


    지금도 예컨대 심전도 검사를 하고 나면 자동으로 기계가 그 결과를 판독해서 나와요. 그게 웬만한 심장 내과 의사들보다 오류가 더 적다고들 하고요.  심전도 판독 기능도 15년 전에도 있었거든요. 

    그러면  그게 나와서 심장 내과 의사들이 설 자리가 없어졌는가 하면 그렇진 않거든요 또. 



    즉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인간이 해 나가는 일의 전체를 커버하기엔 너무나 요원해 보이고요. 아직까지는 아무리 발전한다 해도 일부분을 대체할 만한 정도? 인 것같습니다. 그래서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한순간에 당장 실업자가 되어 내몰릴 것같아 보이진 않다는 게 제 생각이고요. 


    특히 진료라는 분야에서는 여러 대의 CPU가 연결돼서 확률적으로 판정을 하는 작업을 하는 것 외의 또 넘어야 되는 산이 되게 많이 있어요. 


    미용 성형이라는 분야에서의 진료를 한번 알고리즘화해서 얘기해 볼까요. 

    진료는 첫째로 병력 청취 후 시진. 즉 눈으로 확인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셋째는 촉진과 타진 등 인간의 오감을 이용한 이학적 검사를 하게 되고 필요하면 초음파나 CT 등 기타 검사를 하게 될 수 있지요. 



    인공지능은 일단 최대한의 데이터를 쓸어넣어서 기억시켜야 하는데, 예컨대 코의 경우라면 사회적으로 미용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코 모양을 전부 넣어줘야 합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부정적으로 보는 코 모양을 또 최대한 많이 입력시켜야 하겠죠. 


    문제는 컴퓨터는 이진법을 이용한 프로그램 언어로 인간과 '소통'을 하는 건데, 인간은 예쁘다, 안 예쁘다. 라고 바로 바로 인식하는 미용적인 개념을 컴퓨터가 똑같이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는 겁니다. 

    즉 어떤 코는 그리 높지 않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매력있다'라고 느끼곤 합니다. 

    어떤 코는 매우 높고 좁은 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혐오감을 느낄 수도 있어요. 


    컴퓨터가 이해하기 힘들어 하는게 바로 이런 대목이에요.  코 높이가 몇 밀리에서 몇 밀리 사이면 안 예쁘다. 몇 밀리에서 몇 밀리 사이면 예쁘다. 고로 몇 밀리 이하면 몇 밀리 이상으로 고친다. 

    이렇게 알고리즘해서 수학적으로 답이 딱딱 나와준다면 프로그래밍 벌써 다 해놓고 우리가 다 쓰고 있겠죠. 



    알파고는 어떤 기보 상태에서 어디에 수를 놓으면 그게 승리 확률이 몇 %? 라는 확률을 전부 다 계산해서 바둑을 뒀다고 하죠.  사람 머리로는 도저히 빨리 할 수 없는 작업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그러드라고요 

    근데 사람한테는 되게 쉬운 일. 즉. 저게 예쁜 얼굴인지 아닌지? 그걸 컴퓨터가 판단하는 게 무지무지하게 어려운 일이라고 합니다. 

    미학적 판단력을 인공지능이 갖게 되는 것도 요원하지만 또 어려운 건 컴퓨터와 인간 사이의 소통이에요.  


    바둑을 해설하는 쟁쟁한 유단자, 고수들이 알파고의 수를 보면서 계속 헤깔려하는 걸 볼 수 있었는데요.  아니 저기서 대체 왜 저런 수가 나왔을까?  버그일까? 묘수일까?  이렇게 어리둥절해 하는 장면이 되게 많았어요. 



    자. 사람 얼굴을 앞에 놓고 컴퓨터가 000 님의 얼굴은  이런 식으로 고치는 게 성공 확률 88%로 권장. 저런 식으로 고치면 성공 확률 72%.  @#$ 방법으로 고치면 성공 확률 43%.  뭐 이런 식으로 쭉 스크립트를 뽑아냈다 칩시다. 


    환자는 궁금할 꺼에요.  저렇게 고치는 게 과연 최선이냐? 이러이렇게 하면 안되는 거냐? 그런 소통이 제일 큰 문제일 꺼에요.  왜냐하면, 인간이 생각하는 과정과 컴퓨터가 자료를 입력해서 연산 후 출력하는 과정은 달라도 너무나 다르거든요.   


    이런 면에서 인간과컴퓨터가 소통을 원활히 하려면 컴퓨터 언어를 인간이 익히거나,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 그대로 생각하고 사고할 수 있을 정도로 컴퓨터 언어의 혁명이 일어나야 합니다. 

    아...그게 과연, 우리 세대에 가능할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수술이라는 건 한번 해 놓으면 되돌리기가 워낙 힘들기 때문에, 결정의 신뢰성과 과정이 다 중요한데요. 

    인공지능의 명령 대로 움직이는 로봇 팔이 개발이 끝나야 아마 인공지능 진료의 마침표가 찍히는 것일테죠.  

    그건 물론 지금도 원격 수술이란 미명 하에 대학병원에서 몇 군데 로봇 수술이 실행되고 있지만요. 



    결과적으로 그건 진짜 진짜 진짜로 요원합니다. 로봇 팔이 사람 손을 따라오려면, 첫째 신호 센서, 동력 전달의 속도, 정밀도, 팔에 쓰는 마감 재질의 재료, 등 

    너무나 많은 분야에서 혁명적인 발전이 이뤄져야 가능합니다. 물론 그래도 언젠가 되긴 될 꺼에요. 그게 우리 세대가 될 지가 의문스러운 것일 뿐이죠...


    오늘은 인공지능 진료는 과연 가능할 것인가. 라는 제목으로 포스팅해 보았습니다. 적어도 미용 성형 분야에서는 정말 어려운,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은 것으로 생각이 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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