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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니엘 나쁜 사람

    주니엘 컴백

     

     

    정말 짧은 시간만에 돌아왔네요. 6월달에 데뷔하고 11월달에 2집이 나왔는데 주니엘 얼굴을 이렇게 빨리 다시 보게 될 줄 몰랐어요.  

    일라 일라도 좋았었는데 이번 title 나쁜 사람은 훨씬 더 좋네요.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자꾸 이런저런 잡생각이 들어서 오늘 포스팅을 쓰게 되었어요. (예전 주니엘의 데뷔 당시에 올렸던 "주니엘 눈"에 이어서 2탄이에요. )

     

     

    주니엘 = 어쿠스틱 기타

     

     

    뮤직비디오에서나 TV 방송에서나 주니엘한테선 저 기타가 떨어지질 않아요. 기타를 잘 다루기도 하지만 그의 음색과 노래가 어쿠스틱 기타와 너무 잘 어울려서 그런 것같고요.

     

    어쿠스틱 기타의 소리는 손끝으로 퉁겨서 나오기 때문에 공명이 오래 지속되질 않죠. 쭈욱 이어지기보단 음 하나하나가 다 퉁길 때마다 생기고 바로 끝나기 때문에.  가벼울 수도 있지만 여섯 개의 현에서 나오는 소리들은 실상 모두 다  다르고 섬세하고 정확하며, 감미로운 것이 어쿠스틱이에요.

     

    또 손끝이 줄을 긁는 느낌과 공명통을 치는 듯한 느낌, 울림이 오래 지속되기도 하고 바로 끝맺어지기도 하는 그 느낌은 이 세상에서 오로지 기타라는 악기만이 갖고 있는 특성이겠죠.

     

    주니엘은 바로 그 어쿠스틱 기타같애요.

     

    언뜻 보면 작고, 어리고 약해 보이기만 하지만 뜻밖에 정확하고 기복이 없어요.

    주니엘의 음색은 항상 잘 절제되어 있고 감정에 파묻히질 않더라고요.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쳐서 그런지,  

    피치도 너무 정확하고요. 슈스케나 케이팝 등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재능은 뛰어난데 기본기가 아쉬운 참가자들이 참 많다는 걸 느끼는데요, 

    박칼린씨가 우리나라에서 음악하는 아이들이 공통적으로 음정이 불안하다는 걸 느낀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건 즉 기본기가 잘 다듬어져 있지 않다는 뜻이거든요. 

     

     

     

     

    주니엘은 그 기본기가 너무 확실해요. 감정에 휘말려서 질러대지를 않고, 마치 주니엘 그 자체가 하나의 악기인 것처럼, 늘 그 음색, 그 스타일, 그 울림에서 한 치의 오차가 없어요. 93년생이면 만 20세밖에 안됐는데 이렇게 일관되고 절제된 음악을 보여준다는 것이 놀라와요.  

     

    저도 어릴 때서부터 피아노를 배웠었지만, 내가 치는 악기에서 나는 소리가 내 머릿속에서 듣고 싶어하는 소리와 같이 맞아 떨어질 때 연주가 재미있고 딴 사람들에게도 좋은 소리를 들려줄 수 있게 되요. 자기가 듣고 싶은 소리를 악기로 늘 내줄 수 있다면 그건 꼭 뮤지션이 되어야 하는 거구요.

    (물론 저는 그런 사람이 못돼서 지금은 가수를 못하고 의사를 하고 있습니다만.....-_-; )

     

    주니엘은 그렇게, 어쿠스틱 기타처럼 섬세하고 맑은 소리를 내면서 또 정확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으니 일본 오디션 프로에서도 일찌감치 우승을 하고 스타로서의 길을 이렇게 어린 나이에 내딛고 있는 것같애요.

     

     

    정확하게 '가와이'한 음악

     

     

     

     

    이번 타이틀 나쁜 사람 가사는 떠난 연인을 원망하는 내용이지만, 주니엘의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냥 초콜렛 음료수처럼 달달하고 감미롭기만 해요. 가사 자체는 울음, 눈물, 아픔, 상처, 미움. 이런 단어들이 계속 튀어나오는데, 주니엘의 노래는 계속 감미로와요.

     

    어째서 이럴까요? 주니엘을 보면, 그냥 감미롭기 때문인 것같애요.

    그의 이미지, 눈빛, 노래하는 표정, 음색, 천천히 기타현을 만지고 퉁기는 움직임까지 모두 감미롭고 달기만 해요. 사랑을 잃은 여자의 엄청난 고독과 가슴을 후벼파는 감성은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5개월밖에 안 돼서 2개의 앨범을 쏟아내고 음원 차트에서 계속 상승세를 타는 주니엘은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을 받을 게 확실하지만,

     

    탄탄하고 흔들리지 않는 기본기, 정확한 소리와 음, 섬세하고 정교한 두성, 만만치 않은 작곡 실력, 귀여운 외모까지. 뮤지션으로서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주니엘이, 왠지 나쁜 사람에 나오는 그런 가슴 쓰라린 사랑을 단 한번도 해봤을 것같지 않다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것은 왜일까요.

     

     

     

    "바보"에서는 그냥 좋았어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드라고요. 그건 주니엘답고, 꼭 주니엘에게서 나올 법한 노래였었기 때문예요.

    근데 나쁜 사람은. 상처 하나 없이 쓰라린 자기 가슴을 호소하면서 남자에게 넌 다른 여자와 행복해선 안된다고 소리지르는 노래에요. 처음에 들었을 때는 너무 좋다. 너~무 좋다. 이렇게 생각했었는데, 좋아서 계속 계속 듣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드라고요.

     

    그냥, 주니엘 노래같네.

     

    일본사람들과 얘기하고, 일본 거리에서 있어보면 이런 거 많이 느껴요. 너무 잘 정돈돼있고 잘못돼 있는 것도 하나도 없고 다 깨끗하기만 하다는 거.  

    어디에도 불순물이란 없고 다 있을 것이 제자리에 있다는 느낌. 절제에 익숙하고, 폐 끼치지 않고 선을 넘어가질 않는 거.

    일본 거리에서 노래하던 주니엘, 아마도 지금 그의 공중파 녹화 방송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같애요.

     

    저는, 주니엘에게 불순물이 좀 끼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게 좀 묻었으면 좋겠어요. 일부러 엇나가기도 하고, 어쿠스틱이 아닌 일렉트릭도 한번 손에 쥐어보고, 머리 스타일도 한번 바꿔보고,

    어떨 땐 선을 넘어가 보고, 폐도 끼쳐보고, 그래야 더 소녀같은 거 아닐까요?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게 '나쁜 사람' 이었어요.

     

     

     

    제가 글 쓰는 거 옆에서 읽어보고 있던 우리 간호사가, 원장님 이 글 왜 썼느냐고 뭘 말하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투덜대네요.   ㅋㅋㅋㅋㅋㅋ

     

    그냥.... 전 주니엘 팬이라서요.  벽에 X칠할 때까지 주니엘이 계속 노래를 들려줬으면 해서... 그래서 썼네요. 이런 부분이 주니엘의 숙제라고 생각되어서요. 하여간 앞으로 더 많은 걸 보여줄 수 있는 가수라는 가능성과 열린 공간을 더 크게 보여주길 바래요.

    주니엘은 이런 가수다. 실력 탄탄하고 지금 상태 완벽하다.

    라고 규정짓고 한계짓고 하게 되면 아티스트로선 끝이니까요. 이 이상을 보여줄 수 없을 꺼라고 사람들은 생각할 테니까요.

     

    이상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가수 주니엘의 '나쁜 사람'을 듣고 쓴 두서없는 글이었습니다....!!

     

    주말 잘 정리하시고요. 행복한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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