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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증 외상센터_골든 타임 (이성민, 이선균)

    중증 외상센터와 응급 의료 시스템에 대해 다루고 있는 MBC의 골든 타임 (이선균, 이성민, 송선미, 황정음). 요즘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지만........ 

    이 드라마는 너무나도 심각한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보면 볼수록 머리가 복잡해지네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병원과 의사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 중에 하나이지만, 위급하고 의사가 꼭 필요한 환자일수록 갈 곳이 없다는 게 참 역설적이지만 현실입니다.

     

    응급 환자들의 경우,

     

    시간을 다투는 진단과 치료가 최우선입니다. 

    그러나 미국 드라마에 나오는 응급 의료진처럼 신속하고 숙련된 대처가 이루어지려면 상시적으로 응급의료센터에 상주하는 의사 및 간호사들이 파트별로 다 있어야 합니다.

    게다가 응급 환자 전용 CT, 중환자실, 수술실까지 있어야 하죠.

    대한민국에서 아무리 큰 병원이라도 이런 데는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다발성 손상을 받은 생명을 다투는 환자, 즉 중증 외상환자의 경우

     

    임상 각 과를 망라해서 치료가 신속히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장비가 구비돼야 하고 숙달된 인력이 필요하죠. 하지만 중증 외상환자를 치료해서 살려낸다 한들 그런 장비와 인력을 유지할 수 있는 돈은 결코 나오질 않습니다.

     

    결국 현재 상태에선 중증 외상환자 센터를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병원은 빚더미 위에 올라앉다가 파산할 게 뻔합니다.

    처음에 초기 투자비용도 많이 들지만, 환자를 하나 하나 받으면 받는 만큼 더 손해를 보게 되니, 아무도 할 병원이 없는 거죠.

     

     

     

    화면에서 마취과 의사 뒤쪽에 환자 상태가 안 좋으면 알람이 울리면서 경고 메세지를 보내는 환자 모니터링 장치가 보이죠. 저런 모니터 한 대만 몇 천만원입니다.

     

    아덴만 작전에서 석해균 선장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우리 국민들은 중증 외상센터가 뭔지도 몰랐겠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영역이었으니까요. 미국 메디칼 드라마에 열광하는 분들은 알았겠죠..... 그런 데 나오는 병원들은 우리나라에서 병원에 갔을 때랑 너무 틀리니까, ..

     

    (미국 하와이에서 어떤 신혼부부가 감기 몸살이 와서 병원 응급실에 가서 링겔을 하나 맞춰달라고 했는데, 돈이 150만원이 넘게 나왔다고 하죠. 감기 주사 맞으러 한국 병원에 가면 약값 진료비 다 해서 만오천원정도 합니다. 100배의 수가 차이가 있는데 미국 드라마랑 우리 현실이 틀린 이유는 여기서 시작합니다.)

     

     

    국회에서 중증 외상센터 건립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관을 질타했다는 기사인데요, 아덴만 사건이 일어나기 전 국회의원들이 중증 외상센터에 대해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을 겁니다.. 지금은 드라마까지 나오고, 전 국민이 다 알게됐지만요. 

     

    왜 아무도 중증 외상센터가 뭔지 몰랐을까요. 

     

    중증 외상이란 아주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에게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 불법 체류자들. 극빈자들. 독거노인. 등등.... 산업재해 보호장치가 잘 안 돼 있는 직장에서 일하다가 큰 외상이 종종 발생하니까요. 또 소방상 취약한 주택 밀집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이나 극빈층들에게 큰 화상 등 중증 외상이 많이 일어나요.

    몸을 돌보지 않고 일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것이 중증 외상이라는 거죠.

     

     

    외국에서 총을 맞고 한국으로 비행기를 타고 실려온 선원.

     

    이 경우는 참 특별했죠. 외국에 나간 한국인이 외국인에 의해 부상을 입었을 때 그것을 살려낼 수 있느냐 없느냐는 특종 뉴스거리였고, 국민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때문에 환자를 유치한 병원에선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과 카메라 앞에서 비용 문제는 뒤로 하고 온갖 방법을 다 썼고, (이 병원은 8억원이 넘는 적자를 보았다고 했죠.) 어쨌든 결국 환자를 살려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문제는 중증외상이 발생하는 환자들이 다 이렇게 온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국민을 살리는 일, 그 중에서도 아주 취약한 계층을 살리는 일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 중증 외상센터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은 늘 소외된 계층을 위한 복지를 목소리 높이지만, 늘 반복되어 왔듯이 선거가 끝나고 정치인들이 자기 자리를 잡게 되면 소외 계층은 다시 소외되겠죠.

     

     

    제가 서울대학병원에 있을 때가 90년대 중후반이었는데요.

     

    그때 당시로는 산업재해와 교통사고는 아예 병원에서 받지를 않았습니다. 오면 돌려보내고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었죠.  

     

    왜 그랬을까요? 이런 저런 이유가 많았겠지만, 사실 제일 큰 이유는, 응급 의료를 전담할 수 있는 시스템과 중증 외상 환자를 전담할 인력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 그런 개념 자체가 아예 없었죠

     

    지금 그때에 비해서 응급 의료와  시스템은 많이 좋아지고 전문 의력도 많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중증 외상 환자에게 필요한 신속한 의료인력 수급, 배치,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검사 및 치료 장비 등은 갈길이 요원합니다.

     

     

     

    과장들끼리 모여서 저렇게 카드 치는 일은 없죠 의대생들이면 모를까.... 그리고, 큰 병원에선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에 과장들끼리 그렇게 사이가 좋지도 않아요.

     

    석 선장의 경우에서처럼 중증 외상 센터 개념은 국민을 살리기 위한 방도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사실 '환자를 받을 때마다 적자가 누적되는' 사업은 국가가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중증 외상센터가 무엇인지는 골든 타임을 통해서 사람들이 이제 잘 알게 되고 있는 것같고, 지금은 아덴만 사건이 국민들 머리에서 잊혀지기 전에 시급하게 이 틀을 짜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조금만 더 있으면 그 사건도 묻혀질테니까요.

     

     

    감기 환자에게 주사 놔주는 건 전 세계에서 제일 싼 대한민국이지만

     

    당장 치료를 해주지 않으면 목숨을 잃는 사람들에게 뭔가 해줄 수 있도록 건강보험 급여 시스템부터 바꿔야합니다.

    감기 환자들이 돈을 더 내더라도, 중증 외상 환자는 본인 부담액을 최소로 치료받을 수 있게 말이죠.

     

    산수로만 계산해도 10만 명의 감기 환자가 1만원을 더 내게 하면 10명의 중증 환자에게 10억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게 정치권에서 표 떨어지는 게 무서워서 맨날 미룰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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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증외상센터라고 해운대 세종 병원에 간판은 잘 걸려있지만, 막상 그 스텝은 책상도 없고 헬기 이송이란 아예 생각도 못할 일입니다. 이게 진짜 현실이죠. 현실이 드라마와 또 다른 점은, 자기 목을 내 놓고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위험한 수술을 시행하면서 등장할 영웅은 없다는 거죠. 자기 표를 내놓고 국민을 구제할 법을 만들 정치인이 한 명도 없는 것과 똑같은 겁니다.

     

     

    지금까지 MBC 드라마 골든 타임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두서 없이 늘어놨습니다.

    이성민과 송선미, 이선균의 연기는 미드에 나오는 의사들 저리가라할 정도로 훌륭하고  응급 환자 처리 장면이나 시술 장면 등 지금까지 이 정도 드라마를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하네요.

     

    최인혁 교수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지, 앞으로 단 한 회도 빼먹지 말고 보고싶어 지는 골든 타임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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