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형외과학에 있어 가장 유명한 병원들 즉 미국 뉴욕 대학과 코넬 대학 병원에서 시행한 "가슴 확대 수술에 관한 현재의 트렌드와 쟁점들" 이라는 최신 논문을 한번 소개드려볼까 합니다.
미국에서 한 해 동안에 시행되는 가슴수술의 케이스는 30만건 가까이 됩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가슴수술 '시장'이기도 하며, 그만큼 많은 연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곳입니다.
뉴욕 대학의 히달고 박사와 시노 박사 등은, 현재 미국의 성형외과 전문의들에게 35 아이템의 설문조사지를 보내어, 1067명으로부터 답변을 받아 이를 분석하여 보고했습니다.
이는 현재 가슴 수술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하나의 의미 있는 리포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긴 하고, 여기 응답한 의사들이 모두 수준이 높은 권위자들이라 할 수는 없어요.
그러나 첫째 한국에서 소모되는 절대 다수의 보형물이 미국산이라는 점. 그리고 그런 보형물들을 거의 미국 의사들이 디자인했다는 점, 또한 성형외과 학술대회에서 인용되고 근거로 삼는 거의 모든 지식과 연구 성과들이 대다수가 미국 논문이라는 점을 볼 때 한번 들여다 보고 생각해 볼 필요는 있는 보고서입니다.
1. 현재의 쟁점들.
1) 해부학적 형태의 보형물 (즉 물방울)을 사용하는가?
전혀 안 쓴다는 의사가 50.2%나 되었습니다. 자기 환자의 반 이하에서 사용한다는 의사는 42%였고요. 반 이상에서 쓴다는 응답은 3%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물방울 타입 보형물보다 라운드 타입을 월등하게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선 한국과 차이가 있다 하겠습니다. 한국에선 물방울이 좀 더 많이 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까요.
2) 물방울 보형물 사용에 있어서 우려되는 점은 어떤 것인가?
회전의 가능성이 있다. 가 75.8% 응답이었고 너무 비싸다. 가 65.5%였습니다. 미용적으로 라운드보다 더 예쁘다는 보장이 없다. 라는 응답과 더 긴 절개를 해야 한다. 라는 응답도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차이에서 가장 큰 것은 환자의 연령과 체형의 차이에요. 미국에선 보형물을 소모하는 peak가 40대에요. 어느 정도 처진 가슴이고, 또 Fat의 양도 꽤 많은 환자군이죠. 그러나 한국에서 peak는 20~30대에서 나타납니다. 미국인에 비해 Fat의 양은 적고 마르고 작은 체형의 여성들이 가슴 수술을 압도적으로 많이 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은 가슴 확대를 할 때 완전히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은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아요. 자기 가슴의 조직량이 어느정도 되는 환자들은, 물방울이나 라운드나 (어차피 자기 살에 다 묻혀버리니까) 봐도 큰 차이를 못 느끼곤 합니다. 그러나 마르고 원래 가슴도 거의 없는 환자들은, 모양을 만들면서 컵수도 키우는 입장이니 물방울과 라운드의 차이가 생각보다 꽤 드러납니다..
회전 및 긴 절개에 대한 우려는 우리나라에서도 물방울 수입 초창기에 많이 있었지만 수술을 많은 케이스 진행하면서 이런 우려들은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3) 1차 유방 확대술에서 자가 지방 이식술을 하는지?
'Never' 라는 응답이 81.5% 였습니다. 반 이하에서 쓰기도 한다는 응답이 17.6%였고요. '항상' 이라는 응답은 불과 0.1 %. 즉 이 설문에 응답한 의사가 1000명 정도인데 그 중 딱 한 명이 그렇게 한다는 뜻이 되는군요.
4) 자가지방을 이용한 유방 확대에 대해 어떤 점을 우려하는지?
똑같은 수술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하기때문. 이라는 응답이 72.6%로 가장 많았어요. 유방을 제대로 확대하지 못한다. 라는 응답이 69.2%로 뒤를 이었습니다.
5) 자가지방 이식을 (보형물 수술에) 보조적인 방법으로 사용하는가?
Never 라는 응답이 55%였고요. 반 이하에서 사용한다.가 41.8%로 뒤를 이었네요.
2. 새로운 테크닉.
1) 3D 이미징 기계를 사용하는가?
No가 84.9%. Yes는 15.1% 였습니다.
2) 만약 사용한다면, 어떤 점이 도움이 되고 있는가?
교육적인 효과가 있어서. 라는 응답이 82.3%.
마케팅에 효과가 좋아서. 라는 응답이 72.2%였네요.
사이즈를 산정하는 데 효과가 있다. 라는 응답은 58.9%였습니다.
3) ADM (인공 진피 조직)을 사용하는가?
Yes가 58.8% No가 41.2%로 생각보다 사용량이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네요.
4) Yes였다면, 어떤 경우에 사용했는가?
피막을 좁혀 복원할 때 사용한 게 74.1%로 가장 많았고요.
리플링이나 조직이 너무 얇은 경우. 가 72.6%.
구축이 52%, 순이었습니다.
3. 공통 수술 부문.
1) 보형물 타입
대부분 실리콘이고 가끔 식염수백을 쓴다. 가 59.7%로 가장 많았습니다.
실리콘만 100% 쓴다. 가 22.4%였고요.
반반씩 쓴다. 라는 경우도 8.6%나 되었습니다.
2) 보형물 표면 타입
대부분 스무스를 쓰고 가끔 텍스쳐를 쓴다. 가 44.3%였고요.
100% 스무스만 쓴다. 가 40.4%였습니다.
대부분 텍스쳐를 쓰고 가끔 스무스를 쓴다. 라는 응답은 7%에 불과했어요.
3) 보형물 사이즈
300~350cc 가 42.1%로 가장 많았네요.
350cc 를 넘는 경우는 36%.
275~325cc 가 15.9%
4) 보형물 제조사 (복수 선택이 가능한 질문조항)
멘토르가 73.4% 로 가장 많았고요.
앨러간이 60.6%
실리메드 (시엔트라)가 40.4%였습니다.
보형물 선택에 관해서는 미국과 우리나라가 차이 나는 점이 많지요?
첫째 아직도 미국은 식염수 백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비해 유방암 재건 케이스가 많아서, 식염수백을 좀 쓰고 나중에 실리콘 겔로 건너가는 경우도 있고 또 보수적인 성향의 환자와 의사도 많아서 그런 것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스무스 타입이 텍스쳐드 타입에 비해 훨씬 많은데, 텍스쳐링이라는 제품을 제일 먼저 만든 게 미국이지만 미국 내에서는 생각보다 이것이 인기 있는 제품이 되지 못했다. 역설적이지만 이렇군요.
(오히려 다른 나라에 훨씬 더 많이 팔았죠.) 우리나라는 현재 텍스쳐드가 훨씬 많이 쓰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역시 서양인에 비해 마른 체형인데도 컵수는 크게 하고 싶어하는 환자들이 워낙 많다 보니 물방울 보형물의 사용량이 많고, 그러다 보니 텍스쳐드가 많아진 것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내 3사의 마켓 쉐어와 위 설문의 결과는 좀 다르겠지만, 40.4%라는 숫자의 의사들이 '실리메드를 사용한다' 라고 답한 것은 굉장히 놀라운 것입니다.
미국 의사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며 외국 제품에 시장을 잘 내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도 불구, 브라질에 헤드쿼터가 있는 실리메드가 저 정도를 하고 있는 건 그만큼 미국 의사들한테 품질 인정을 받았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만합니다.
그런데
이상스럽게도 한국에서는 유독 실리메드가 인기가 없죠.
전세계 3위의 보형물인데 한국에서만은 이토록 외면받고 있는 이유는 저로선 좀 어리둥절 한데요.
아마도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한국의 문화가 미국-서유럽 이외의 나라를 모두 '후진국'으로 생각해서.... 제3세계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전부 평가절하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볼 만합니다.
5) 가장 많이 쓰는 절개 부위
밑선이 83.9%로 압도적이었고요. 유륜이 12.6%. 겨드랑이가 3.3% 였습니다.
6) 보형물 포켓 위치
부분적으로 근육 밑이 79.5%. (대체로 이중평면 I 의 경우에 해당합니다.)
완전히 근육 밑이 12.7%.
근육 위가 5.4%.
근막 하 위치가 2.4% 였습니다.
7) 수술 후 마사지
Yes 가 61.5%, No가 38.5% 였습니다.
8) 구축 예방약을 쓰는가?
Never. 라는 응답이 52.3%로 가장 많았고요.
구축의 조짐이 보일 경우에만 쓴다. 가 35.8%
에방을 위해 모든 경우에 사용한다. 는 응답은 3.5%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은 많은 환자들이 체형상 fat 도 많고 처진 가슴도 많다고 앞에서 얘기했었죠. 가슴이 늘어져 있는 상태에서 보형물 수술을 할 때면, 밑주름선을 안 쓸 이유가 없는 겁니다.
그리고, 절개 부위는 수술의 테크닉과 관련이 많기 때문에 의사로서는 자기가 가장 숙달된 수술 방법을 환자에게 계속 권장하는 측면이 있어요.
한국에선 겨드랑이쪽이 아마 밑선/유륜 절개를 합친 수보다 많을 겁니다.
그건 한국 환자들이 미국의 환자들에 비해 젊고, (미국은 부모들이 수술비를 대 주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마른 환자들이 많다 보니 가슴이 늘어져 있는 사람들보다 밑선이 노출돼 있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그런 상태에서 밑주름선을 절개하기 부담스러울 수가 많고. 보통 젊은 사람들은 피부가 타이트하기 때문에 밑주름선이나 유륜의 절개 부위가 당겨져서 상처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요. 그래서 겨드랑이쪽 절개가 한국인에선 많은 것같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이라 해도 출산 후의 여성들, 처진 가슴을 가진 분들은 밑주름선이나 유륜 절개가 겨드랑이 절개에 비해 훨씬 잇점이 많습니다.
논문이 워낙 길다 보니 간단히 정리하려고 해도 상당한 양이 됐네요. 오늘은 이쯤에서 줄여야 할 것같습니다.
가슴 수술의 트렌드에 대해 한국에서도 이런 연구가 나오면 참 좋을 텐데, 사실 이 정도 규모의 연구 성과를 내려면 시장도 커야 되고 문화적으로 '기록'과 '보고' 하는 행태가 일상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뿐 아니라 미국을 제외한 그 어떤 나라에서도 이런 연구가 쉽지 않지요... (부러울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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