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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드랑이로 하면 꼭 아프고, 밑선으로 하면 꼭 안 아픈가.

    많은 분들이 "나는 빨리 회복하고 싶어서 밑선으로 하겠다."  "나는 아픈 걸 싫어해서 겨드랑이로 못한다."  이런 식의 말씀들을 하십니다.

    그런데 그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을 가만히 듣다 보면, 가슴 수술 후의 통증은 오로지 절개 부위에 따라서만, 즉 접근 경로 (Approach)에 의해서만 좌우된다는 건가? 라는 의문이 들게 됩니다.

     

     

     

    팩트 체크에서도 말씀드린 바 있는 부분이지만 결론적으로 얘기한다면 통증은 그렇게 간단하게 딱 한 가지 변수만으로 결정되지 않지요.

     

    아주 여러 가지의 요소들이 전부 뭉뚱그려져서 수술 후의 통증을 구성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절개 부위를 어디로 하느냐는 문제는, 그 중에서 가장 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뭔가? 제가 이 부분을 정리해서 그림을 하나 구성해 봤어요. 아래와 같은데 수술 후의 통증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들을 모아 본 거거든요.

     

     

    설명해 드리자면 첫째 보형물 수술 후의 통증이란 보형물처럼 볼륨을 갖고 자리를 차지하는 물체가 몸 속에 어느날 갑자기 들어갔을 때, 그게 주변의 살이 압박을 해서 압력을 행사하게 돼 있는데 그러다 보면 통증 수용체 (Pain receptor)를 자극해서 우리가 아프다고 느끼는 것, 그게 통증의 기전입니다. 근데 그 통증 수용체의 밀도와 위치, 감도 이런 거는 정말 다양하고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단 우리가 가슴 확대 수술에서 만나는 조직들 중에서는 뼈막에서 가장 심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피부 자체는 통증을 많이 느끼는 조직이지만 그건 마취 상태에서 금방 지나가는 곳이고, 피하 지방층은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곳이고 근막, 근육을 지나 뼈막에 이르러서는 거기서 통증을 많이 느낀다는 거죠.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근육 하에 보형물이 위치할 때 통증이 심하고 근육 위에 보형물을 넣으면 통증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이런 것이 절개 부위를 어디로 하느냐보다 훨씬 더 중요해요.

     

     

    그리고 압력이 강하면 통증 수용체를 그만큼 더 많이 자극하므로, 보형물 사이즈가 크면 클수록 더 아플 껍니다. 또한 보형물을 싸고 있는 살이 강하게 압박을 행사하는 상태라면 그 역시 통증이 심하겠죠. 즉 보형물이 늑골 뼈막을 압박하고 자극할수록 통증이 심할 껀데, 보형물이 크거나 살이 타이트할 수록 그렇게 된다는 거죠.

     

    그래서 빠른 회복을 원하는 경우라면 "나는 절개를 어디로 할래요" 라는 것보단 보형물 사이즈를 다운시키는 게 훨씬 현명한 플랜이라는 겁니다.

     

    수술하는 의사가 조직 손상을 최대한 덜 주면서 수술하는 것 역시 아주 중요하죠. 자꾸 뼈를 툭툭 건드리고 친다든가 쓸데없이 피를 낸다든가 하면 그로 인해 조직의 붓기가 극심해지고 그것의 팽창압으로 인해 역시 통증 수용체들이 자극을 받을 수 있어요. 그래서, 수술자가  최소한의 손상을 주면서 피도 많이 안 내고 수술해 주는 게 회복기간을 빨리 하기 위해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또 중요한 요소는, 개인차에요...

    통증이란 게 워낙 주관적인 느낌이거든요.  의사도 환자 앞에서 제3자이고 관찰자예요. 따라서 환자가 느끼는 모든 것을 얘기로 들어서 알 뿐이지, 자기가 경험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통증에 대한 모든 말은 다 추상적일 수밖에 없어요.

    내과나 신경과에서는 통증 scale을 만들어서 쓰기도 하지요. 어떻게든 좀 더 객관적으로 계측화하려고요.

     

     

     

     

    저는 그래도 통증의 정도를 나눠서, 너는 몇 급짜리 통증을 느끼고 있구나, 당신은 몇 급짜리 통증이군요. 이렇게 수량화한다는 건 여전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차'라는 게 그래서 나오는 말이에요. 똑같은 자극을 줬는데, 어떤 사람은 그 찌르는 자리에 통증 수용체가 아주 많았고, 어떤 사람은 거기에 거의 없었던 거에요. 찌르기 전에는 그런 걸 알 방법이 없어요. 그런 것처럼, 수술 역시 일단 해 보지 않고서는 이 사람이 얼마나 아파할 지 미리 예측할 방도가 없는 거죠.

     

    그러나, 그렇게 정확한 수량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수많은 경험과 데이타를 근거로 하여, 최대한 통증이 적게 수술할 방법을 강구할 수 있어요.  일단, 보형물을 선정할 때 사이즈를 너무 크게 욕심내지 말고, 자연스럽게 자기 몸에 알맞게 선정하는 거에요. 출산 전의, 20대 초중반 정도의 마른 환자들은 피부가 타이트하고 강하니까 이런 부분이 더욱 중요해요. 그리고 원래 가슴이 충분히 있는 분들, 자기 원래 가슴 사이즈가 좀 있거나 Fat 양이 충분한 분들이 보형물 수술을 할 때는 근육 위로 수술하는 것도 좋은 방도가 될 수 있습니다.  수술하는 의사가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 최대한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수술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겠습니다.

     

    겨드랑이로 하면 반드시 엄청 아프냐, 그렇지 않죠. 밑선으로 하면 반드시 안 아프냐, 그것두 꼭 그렇지 않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요소들이 훨씬 더 중요하죠. 그런 게 모두 동일할 때 접근 방법에 의한 차이가 어느정도 눈에 드러날 순 있지만 대세를 좌우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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