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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유수유후 가슴처짐에 대하여

    "가슴이 원래 ....살짝 처짐 증상이 있었지만 둘째 모유 수유 끝내고 나니.... ...찌글찌글 쭈글쭈글... 친구들이 보면 다들 신기해서 만져보고 자긴 모유수유 절대 안 한답니다. ..........첫애땐 모유수유 안해서 몰랐는데 둘째 완모하고 나니 가슴이 할머니가 되어 부렸네요" 

     

    인터넷 포털의 어떤 까페에 올라와 있는 한 주부의 글을 그대로 옮겨와 봤습니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사연이었죠.  출산과 수유라는 위대한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꼭 아름다움을 포기해야 한다니, 정말 말도 안되고 불합리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 글에는 과학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글 쓴 분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이 분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가슴수술하는 의사로서 그 점을 지적하려고 합니다. 가슴 처짐은, 임신과는 연관이 확실히 있어보이지만 수유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는 점입니다.

    제가 이렇게 언급하는 데에는 물론, 의학적인 근거가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모유 수유는 가슴을 처지게 만드는 위험 요소가 아니므로 마음놓고 모유수유를 하시라는 겁니다.

     

    미국 켄터키 대학의 Brian Rinker 박사 등의 연구를 인용하겠습니다.

     

    134명의 유방 하수 (가슴 처짐)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몇 가지  자주 언급되는 위험 요소들, 즉 나이, 체중이 왔다갔다 하는 문제, 높은 체질량지수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것. 비만 지수로 많이 사용됨), 큰 브라 사이즈, 임신 횟수, 흡연, 수유, 임신 중 체중 증가, 정기적인 상체 (가슴근육) 의 운동 등을 모든 환자에 대해 조사하였다.

     

    결론적으로, 가슴을 처지게 만드는 확실한 위험 요소는

    1) 나이

    2) 흡연

    3) 갑자기 체중이 쫙 빠지는 것 (20킬로 이상)

    4) 비만

    5) 원래 컸던 가슴

    6) 임신 횟수

     

    였다.

     

    가슴을 처지게 만드는 위험요소가 아닌 것들은

     

    1) 모유 수유

    2) 임신 중 체중 증가

    3) 상체 운동을 안 하는 것

     

    놀라운 것은, 모유 수유가 가슴을 처지게 만드는 위험 요소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또 임신 중의 체중 증가도 임산부에게 흔하지만 이 역시 가슴 모양을 안 좋게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고요.

    휘트니스 트레이너들이 자주 권하는, 정기적인 상체 운동은 유방 하수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즉 임신을 하면 가슴이 처질 수 있으며, 임신을 많이 할수록 그 처짐은 더 심해질 수 있지만, 그 상태에서 수유를 한다고 해서 더 가슴이 처지질 않는다는 거죠. 수유를 하건 안 하건, 가슴 모양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앞으로 계속 추가 보완적인 조사가 더 필요하긴 하지만, 모유 수유가 가슴 처짐과 완전히 관련이 없다는 역학적인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모유 수유가 유방 하수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은, 아무런 과학적인 뒷받침이 없습니다. 이런 것을 미신이라고 하죠. 저 산 너머에는 도깨비 불이 나오는데 비 오는 날 밤마다 도깨비들이 돌아다닌다. 라는 것과 똑같은 겁니다.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패션이나 휘트니스 관련 홈페이지나 잡지 광고 등을 통해 가슴 처짐의 원인과 예방, 치료 등에 대해 하나도 검증되지 않은 언급과 권유 등이 온통 넘쳐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건강식품을 먹으면 가슴 처진게 올라간다. 무슨 운동을 하면 올라간다. 뭘 사서 입으면 처진 게 치료된다.

     

    이러한 현상은 정말 우려스럽습니다.

     

    유방 조직은 쿠퍼씨 인대라고 하는 현수 조직에 고정되어 피부와 달라붙어 있습니다. 대흉근과는 별로 강하게 붙어있질 않아요. 대흉근을 휘트니스 가서 아무리 땀나게 운동해서 키운다고 해서 유방 조직이 끌어올려지질 않는 거죠. 또 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근육을 자주 수축시켜서 근 섬유들을 풍만하고 크게 만드는 것이지, 위로 끌어올리는 것과는 좀 다른 것입니다. 그럼 얼굴 근육을 자주 수축시키고 많이 웃고 인상 쓰는 사람들은 주름살 하나도 안 생기게요.

     

    유방 하수가 운동으로 교정된다고 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전연 없습니다. 의사로서는, 환자들에게 이런 것을 믿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체중에 대해서는, 한꺼번에 체중이 마구 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주 나쁩니다. 체중이 한껏 불었다가, 갑자기 왕창 빠져버리는 경우 가슴이 축 쳐져 버리곤 합니다. 체중은, 갑작스런 변동이 있는 것이 나쁩니다.

     

    유방 하수 (가슴 처짐)의 원인 인자에 있어, 유전적 요인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나이나, 원래 컸던 가슴 사이즈 등은 개인들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요소들입니다.

    그러나, 흡연, 갑작스런 체중 감소, 비만 등은 개인들이 마음만 잘 먹으면 콘트롤 할 수 있는 위험 인자들입니다.

     

    2003년 전 미국 조사에서 출산 후 수유를 하는 엄마의 비율은 32.8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한국도 이 퍼센티지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여고생들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는데, 어린 학생들조차 모유 수유가 가슴을 추하게 만든다고 대답한 경우가 30%나 되었다고 하죠.

    도미니카 공화국에서는 가슴 모양을 잃을까 걱정해서 엄마들이 수유를 빨리 끊어버린다는 조사가 나온 적이 있고요.

     

    모유 수유는 2세들을 위한 정말 건강한 영양원이고,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여성들이 모유 수유를 해야 합니다. 가슴 모양이 그로 인해 망가진다는 것은 아무런 학술적 근거가 없습니다.

     

    임신, 출산 후 가슴 처짐의 경우는 그리 복잡하거나 끔찍하지 않은 수술로도 아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 절대 되돌리지 못하는 것 역시 아닙니다.

     

     

     

    담배를 끊고, 체중을 너무 갑작스레 조절하지 마시고요, 비만한 몸이 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 주세요. 이런 것들은 충분히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유 수유는 제한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건 아직까지 알려진 한은 유방 하수의 위험 인자라 할 수 없습니다.

     

    모든 어머니들은 아름답습니다. 2세에게 모유를 선사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더더욱 아름답겠죠.

    오늘은 여기까지에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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