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Content

    티스토리 뷰

    보형물간의 비교를 해 봅시다.

    안녕하세요, 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입니다. 

     

    2006년 FDA가 실리콘 가슴 보형물의 사용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하여 실리콘 보형물의 사용제한이 사실상 전세계적으로 풀린 이후 한국에도 가슴 보형물의 르네상스가 도래하였던 바 있습니다. 

     

    당시에는 '코히시브 겔'이라는 명칭으로 인터넷을 통해 여성들이 가슴 보형물에 대해 대단한 호기심을 가졌고, 그 전까지 사용됐었던 식염수백에 비해 실리콘 백 (코히시브 겔 백)이 확실히 좋은 촉감을 가진다고 생각하고 가슴 수술 희망자 수가 급증하였었어요. 

    그러나 당시 한국 식약처는 (지금과 달리) FDA가 승인한 제품만을 허가했었고 따라서 멘토르와 앨러간 (당시는 맥간) 보형물만이 수입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2년 갑자기 폴리텍의 물방울 타입 보형물이 수입 허가되면서 보형물의 춘추전국 시대가 열렸어요. 기존의 멘토르 앨러간은 물론 실리메드, 세빈, 폴리텍 등 갖가지 브랜드가 수입되었고 얼마 후 국산 벨라젤도 런칭, 저마다 물방울 타입이 모양이 자연스럽다는 모토를 내세우면서 브랜드별 경쟁이 과열되었습니다. 

     

    2016년은 굉장히 혼란스러운 한 해였는데 전세계 보형물 시장의 양대 축 중 하나인 앨러간 보형물에서 텍스쳐드 쉘이 악성 림프종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WHO가 그 림프종을 정식으로 질병 등재를 시키니 의사들이 앨러간 보형물의 사용을 꺼리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모티바 보형물이 한국에 런칭하면서 프리미엄 보형물 시장을 열었지요. 

    이후 보형물 시장의 수많은 브랜드들이 일부 철수하거나 국내 사업을 접으면서 점차 정리되어 갔습니다.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 이슈로 인해 2019~2020년 유럽, 미국에서 리콜이 떨어진 앨러간이 보형물 사업 자체를 아예 접으면서 시장에서 사라졌고, 실리메드와 폴리텍은 한국 사업자가 철수를 결정합니다. 결국 국내 시판 브랜드는 멘토르, 세빈, 모티바, 유로실리콘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정리하면

    2006년 이후 한국 유방보형물 시장은 코히시브 겔이라는 이름의 실리콘 보형물들이 주도했고 이때는 '촉감'이 화두가 되는 시기였습니다. 2012년 이후엔 물방울 보형물이 주도했고 이때는 '자연스러운 모양'이 화두가 되었어요. 

    2016년 이후엔 프리미엄 보형물이 시장을 주도하였고 이때는 '고급 보형물'이 화두가 되었습니다. 

    2020년부터 코로나 판데믹이 휩쓸면서 이런 프리미엄 시장이 주춤했는데 이유는 이 제품들을 만드는 공장들의 근로자들이 손을 놔 버리고 원자재값이 올라간 겁니다.

    특히 '프리미엄'이라고들 부르는 제품들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고 국내 병원들은 이런 제품들을 제때 받지 못해 계속 가격이 올라갔습니다. 즉 가격 상승의 시기였죠. 

    판데믹이 끝난 이후 가격의 거품이 좀 빠졌습니다. 이제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멘토르 부스트와 예전에 비해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모티바가 있고 멘토르 엑스트라, 세빈 인테그리티 등의 준 프리미엄 보형물이 있습니다. 그리고 멘토르의 클래식, 세빈의 스무스 타입, 유로 실리콘  등은 스탠더드한 가격대의 보형물로서 분류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하늘 높이 치솟았던 가격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사실 현실적인 타협의 시기라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이런 현재까지의 보형물 흐름을 요약해서 보면 아래와 같이 정리될 수 있습니다. 

     

     

    지나온 시기들을 정리해 보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가슴 성형수술에서 보형물이 차지하는 위상이랄까, 그게 좀 과잉해 보이는 게 사실이에요. 솔직히 말해 어떻든 그건 실리콘 제품일 따름입니다. 실리콘이라는 재료가 갖고 있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지요. 그러니 그게 물방울 모양이든 코히시브건 무슨 고급 보형물이건, 시끌시끌했던 것에 비해 과연 뭐가 달라진 것일까요? 이 기간동안 가슴 수술을 받는 환자들 입장에서는, 옛날에 비해 과연 얼마나 더 부작용이 줄었고 얼마나 더 만족스러워하는 것일까요?

    만약, 20년 전에 수술받은 환자에 비해 2020년에 수술받은 환자가 좀 더 행복도가 높았다면, 그게 과연 보형물 때문이었을까요? 그리고 보형물이 그 정도로 계속 좋아지고만 있었다면, 과연 부작용의 빈도는 옛날에 비해 얼마나 더 줄었을까요? 

     

    여기에 대해 정답은 없습니다. 굉장히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되겠지만, 저는 의문스럽습니다. 중요한 건 아직도 실리콘 보형물은 부작용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부분에서 향상되고 있지만, 그래도 완벽하지 못해요. 끝까지 완벽하지 못할 껍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유방 수술에 대한 의사의 주의깊은 이해, 그리고 환자와 나누는 진실한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게 아닐까요? 그것이 환자의 수술후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아닐른지요? 

     

    어쨌든 저는 이 많은 보형물들에 대해 하나하나 다 품평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보형물들을 앞에 놓고 고민하시는 분들한테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하는 입장입니다. 얘네들끼리 그렇게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래도 그 중에 의사선생이 권한다면 무엇이겠느냐, 이런 질문은 반드시 받는 것이거든요. 

     

    일단 저는 프리미엄, 고급이라는 말을 그리 안 좋아합니다. 그건 돈을 많이 내면 부작용도 없고, 수술 만족도도 높지 않겠느냐는 판촉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물론 현실은 안 그래요. 돈을 많이 내고 해도 굉장히 심한 부작용을 겪는 환자가 있고, 수술 만족도도 바닥인 분들이 있습니다. 돈을 많이 안 내고 해도 부작용 하나도 없이 최고로 만족하는 분들도 쎄고 쎘습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너무 무시무시한 돈을 내고 이 수술을 받으라고 권하고 싶질 않은 겁니다. 그게 비싸 봤자 어차피 실리콘에 불과하거든요. 

     

    일단 보형물의 쉘이 저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쉘 (외피)가 내구성이 떨어지면 파열이 많아져요. 그리고 쉘이 실리콘 겔을 잘 잡아주지 못해 겔 블리드가 많다면, 그게 구축과 관련이 있다는 논문도 최근에 더러 나옵니다. 

    그럼 파열과 구축이 가장 적은 보형물이 어떤 제품이냐, 단박에 이런 질문이 나오지요. 그런데요, 그 질문에 대답을 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파열과 구축은 모두 장기적인 부작용들로서 20~30년의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멘토르 클래식을 제외하면 나머지 보형물들은 다 지나치게 최근에 나온 것들이라서, 그런 자료를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단지 멘토르 클래식에 비해 엑스트라와 부스트는 쉘이 더 최근의 것으로서 향상되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3 레이어이고, 엑스트라는 코히시브겔의 교차결합이 적은 편이고 부스트는 교차결합량이 높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요. 그때문에 복원력이 부스트가 높지만 그게 구축과 파열에 있어 차이가 있을 것같진 않습니다.

    그래도 부스트의 높은 교차결합은 파열과 구축에 있어 더 안전한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 있을 껍니다. 그런데요, 그거 예전에 앨러간의 스타일 410(물방울)에서 이미 다 썼던 기술이거든요. 근데 스타일 410 환자들의 수술 후 결과가 매우 만족스러웠느냐, 꼭 그렇지도 않아요. 아무래도 단단해요. 부스트는 정말 살이 늘어져서 탄력이 매우 부족해 보이는 환자들한테 저는 권하고 싶습니다. 

     

    리플링은 어떠냐고들 물어 보시는데요, 충전률 100%면 리플링이 하나도 없느냐, 그게 그렇질 않아요. 리플링은 예전에 가장 두꺼운 쉘에 충전률도 최고에 교차결합량도 높은 앨러간 인스피라나 스타일 410에서도 생겼거든요. 리플링을 피하려면 마른 환자들에서 이중평면을 택하고, 너무 큰 보형물을 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을 잘 선택한다고 그것만 갖고 리플링이 0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모티바와 엑스트라는 속에 들어가 있는 겔의 교차결합이 거의 같다고 봐야 합니다. 겉에 쉘만 좀 다를텐데, 정확히 어떻게 만들었느냐하는 것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지요.이 둘 중에 뭐가 더 좋느냐, 알 수가 없어요. 그런 비교 조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멘토르가 50년 가까이 집적해 온 기술력을 믿고 싶습니다. 거기에서 자체적으로 업그레이드한 노하우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멘토르 엑스트라를 많이 권하는 편입니다. 

     

     

    정리해 보겠습니다. 프리미엄, 고급이란 말은 좀 안 썼으면 좋겠고요. 모든 보형물들은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와중에 부작용이 적은 보형물, 핵심적으로 구축과 파열이 더 적은 보형물을 모두가 원하지만, 저는 지금 유일하게 FDA 승인을 갖고 있는 멘토르의 오랜 시간 발전시켜 온 기술에 점수를 높게 줄 수밖에 없어요.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보형물이 그거니까요. 클래식에서 업그레이드 된 것이 엑스트라이니 엑스트라의 쉘 정도면 충분히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환자분들이 얘기하는 촉감 만족도도 매우 높고요. 

     

    오늘은 여기까지로 해서 줄이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제가 어디 있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아직 많으셔요. 저는 2년 전부터 전주시 아이앤유 성형외과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