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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동 뮤지션 소속사가 꼭 있어야 하는가?

    오늘 글은 지난번에 이어서 악동 뮤지션에 관한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케이팝스타라는 프로그램은 지원자들이 유명 기획사에 뽑히느냐 못 뽑히느냐, 그것이 프로그램의 주제라면 주제일 수 있겠습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 서태지, 그리고 악동 뮤지션

     

    1992년, 특종 TV 연예에 3명의 청년이 그때까지 보도 듣도 못했던 희한한 노래와 춤을 들고 나왔어요.

    당시 심사위원들은 이를 혹평했고, 이 청년들은 '유별난' 사람들 취급을 받았죠.

    한데 이 3명의 청년이 한 일이 무엇인지, 알 사람들은 다 알고 있어요.

     

     

    이들은 그때까지의 대한민국 가요의 패턴을 싹 다 바꿔 버렸지요.

    미디음악, 춤, 랩, 패션, 팀 보컬....

    대한민국 가요는 이들의 출현 이전과, 그 이후로 나눈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였죠.

     

    그 장본인 중 한 사람은 지금 거대 기획사의 대표가 되어 오디션 프로에서 심사를 하고 있고요.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에 과연 무엇이 변했는가

    그런데 

    이 청년들이 가요계를 휩쓴 이후 그들이 만들어 놓은 패턴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저 반복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서태지와 아이들이 가져온 패러다임에서, 과연 한 발짝이라도 움직인 걸까요. 지난 20년간 말이죠.

     

     

     

     

    악동 뮤지션이 놀라운 것은, 지금까지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등장시켰다는 점이에요.

    우리가 보고 듣던 그 어떤 것과도 일치하지 않는 새로운 유전자의 음악을 들고 나타난 거에요.

     

    찬혁과 수현은 지금까지 케이팝스타에서 4곡의 노래를 불렀어요.

    미스에이의 Breathe (편곡), 자작곡 다리 꼬지마, 점점, 매력있어

    그 외에도 이미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자작곡들이 꼬리를 물고 화제 속에 알려지고 있군요.

     

     

     

     

    그 4곡의 노래는, 적어도 서태지의 등장만큼의 충격파와 지각변동까지는 아니었다 해도, 새로운 세대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로 들리기엔 충분했습니다..

    포크 기타와 남녀 두 사람의 어쿠스틱 보이스만으로 이 정도의 충격을 주었으니, 앞으로 제대로 된 지원을 받기 시작하면 찬혁과 수현의 우월한 유전자는 앞으로 과연 어떤 더 놀라운 음악들을 쏟아낼까요? 너무나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아이돌 일색인 음악 프로들, 기획사에서 사육하다시피 길러낸 상품화된 스타들, 너무 많이 데뷔해서 현기증 느끼게 되는 수많은 걸그룹 보이그룹들,

     

    그 시대가 왠지 이제 종말을 맞는 시점에 서있지 않는가? 라는 생각조차 드네요. 딕펑스, 버스커버스커, 또 누구에 의해서? 단지, 포크 기타 하나 달랑 들고 몽골에서 별안간 나타난 중학생 남매들에 의해 말이죠 .

     

     

    케이팝의 변화는 이미 예정되어 있지 않는가

     

    케이팝스타 참 재미 있게 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획사에서 직접 심사위원을 맡아서 하나하나 단점을 짚어내 주는 면이 참신하고 특이하죠.

     

    한데, 보면 볼수록 뭔가 앞뒤가 뒤바뀌었다는 생각도 자꾸 들어요. 기획사는 프로모션을 하기 위해 있는 회사일 뿐이에요. 가수를 어릴 때부터 데려다 키워서 요구받는 것을 하도록 만들고 주물품처럼 찍어내는 것이 케이팝의 주류가 된 지금, 케이팝은 기성 세대의 이미 '올드'해진 패러다임의 틀에서 한 발짝도 못 벗어날 꺼에요.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거대 기획사인 YG의 대표 양현석이 서태지와 아이들을 탄생시켰던 그 시절 그 3명이 던졌던 충격파가 기성 가수들을 거의 다 몰락시키다시피 했던 것처럼

    버스커 버스커, 딕펑스, 악동 뮤지션의  탄생은 YG, SM, JYP, 큐브 등 기존 거대 기획사가 모든 것을 다 콘트롤하는 지금의 음악 시장에 은근한 종말을 예고하고 있는 것은 아닐른지요.

     

     

     

     

    악동 뮤지션의 '점점'이라는 발라드곡이 있었어요. JYP 1대1 오디션시에 불렸던 노래인데, 저는 이 노래를 돌려보고 또 돌려봤어요. 너무나 좋더라고요. 잔잔하고 은은하면서도 마음에 동심원같은 작은 충격을 자꾸만 주는 노래였어요. 박진영씨는 "이건 대회니까, 가창력을 더 발휘해야 하고... 너무 조용하기만 하니까 이건 부르지 말자"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파워 있는 보컬을 가진 다른 참가자 동영상까지 보여줍니다.

     

     

     

     

    자본을 갖고 있는 기획사가 아티스트를 통제하고 주물러대서는 안됩니다.

    그래선 케이팝에 더이상 발전도 희망도 없습니다.

    기획사는 아티스트의 의견과 감각에 따라 그 활동을 지원하고 선전, 프로모션해야 하는 본연의 역할로 이젠 돌아가야 합니다.

    어린 학생들과 감수성 예민한 참신한 인재들이, 지금도 "저 회사만 들어가면 나는 유명해질 것이다.성공할 것이다"  이런 환상을 갖고 오디션에 죽어라 매달리게 되는 건 정말 겁나는 일입니다. 그건 아티스트가 아니라, 또 하나의 입시생이 되고 마는 것이죠.

    이런 일은 세계에서 단 한 군데, 오직 한국. 케이팝에서만 있는 일입니다.

     

    몽골에서 홈스쿨링을 받으며 자기들끼리만 포크기타를 퉁기면서 음악을 해 온 남매. 이들을 진정한 천재 뮤지션이라고 부르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이들을 보면 정확히 20년 전 서태지를 회상하게 되네요.

     

    오늘 포스팅은 이만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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