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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혐오증인가, 아니면 정신분열증인가?

    5월 17일 새벽 강남역-신논현역 사이 서초구쪽 지역 노래방 화장실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모씨는 경찰에 붙잡힌 후 조사 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말들을 했습니다. 


    "평소 여자들에게 무시를 많이 당해왔는데 더이상 참을 수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 


    "나는 추진력 있게 일을 하려 하는데, 여성들이 나를 견제하고 괴롭힌다". 



    "지하철에서 어깨를 치고 가는 데 보니까 다 여성이었다. "

    "지하철에서 여성들이 내가 지각하게 하려고 일부러 천천히 걸으며 앞을 가로막는다." 

    "여성들이 담배꽁초를 일부러 나에게 던진다. "

    "기분 나쁜 일들은 다 참아왔는데, 직업적인 부분에서까지 음해를 하니 더이상 못 참겠다고 느끼게 되면서 더이상 이렇게 있다가는 내가 죽을 거같아서 먼저 내가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묻지마 범죄로 보고, 정신분열병 유형이다 라고 발표하였습니다.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이 사건은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아무나 당해라. 라는 식으로 휘두른 칼에 누군가 맞아 넘어진 것이고, 그 피해자는 우연히 여성이었다. 라는 말이 될 것같은데요. 



    네티즌들로 시작해서 사건 현장 근처인 강남역 10번 출구에 붙은 쪽지들을 살펴 보면 여기에 써진 내용들은 "여성 혐오는 사회적 문제이다." "남아 있는 여성들이 더 좋은 세상 만들께요" 등의 내용들로서 여성들의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지속적으로 비슷한 글들이 남겨지고 있는 중입니다. 즉, 일부 네티즌들은 경찰의 발표에 반하여 이 사건은 묻지마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뿌리깊은 여성 혐오증이 더 수긍할 원인으로 보고 있다는 뜻인 것같습니다. 


    이후 일부 남성 네티즌들은 SNS 등을 통해 "이는 여성 혐오와 관련이 없다. 피해 의식 있는 여성들이 사건을 지나치게 확대하고 있다."  라는 글을 남기고,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거냐" 라는 댓글들도 올라오게 됩니다. 


    한술 더 떠서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는 "남자라서 죽은 천안함 용사들을 잊지 맙시다." 라는 리본이 달린 화환까지 와서 명백하게 일부 남성들이, "여성 혐오론에 대한 혐오"를 내비치기까지 합니다. 


    자, 이쯤 되면 정리를 좀 해봐야겠죠.  


    대체 사건이 일어난 이유는 뭘까요?  묻지마일까요.  여혐일까요.  정신분열증일까요. 


    피의자가 5월 17일 새벽 당일 정신분열증 치료약을 계속 거르고 있는 상태에서 망상 증세도 심했고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인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정신분열증이겠지만, 

    정신분열증이라는 병을 ADHD 나 반사회적 인격장애,  분노 조절 장애 등과 같은 폭력, 범죄와 가까이 있는 질환들과 같은 선상에 놓고 얘기하여서는 안됩니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범죄율은 일반인들과 비교하였을 때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낮은 양상을 보이니까요.  

    즉 멀쩡하면 그런 범죄를 안 저질렀을 텐데  정신분열증이기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 라고 얘기하고 넘어가기 어렵다는 겁니다. 


    정신분열증은 망상과 환청이 주 증상인데, 이러한 망상은 아무 것도 없는 바닥에서 만들어진다기보다는, 환자가 속한 사회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봐야 합니다. 즉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피의자가 모든 문제를 여성의 탓으로 돌리는  망상을 경험하고 그 피해 망상으로 인해 살인을 저질럿다면 그와 같은, 여성에 대한 적개심, 혐오감 등은 모두 사회적 맥락 속에서 키워져 왔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범죄 전문가들도 아래와 같은 말을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남성들은 여성에 대한 막연한 증오를 가진다고요.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대부분의 사회에서, 부정적인 언어, 욕 등에는 여성에 관한 단어가 훨씬 많이 들어갑니다. 

    우리 사회뿐 아니라 지구상의 어디에서도 그리고 역사적으로도 여성은, 항상 남성보다 아래에 있었습니다. 


    구약 성서의 창세기편을 보면, 악에 먼저 빠져든 것은 여성이었고, 남성을 악으로 끌어들이는 존재로 묘사되었습니다.  고대 중국의 음양 철학에서도 밝음은 남성이었고 어두움과 음습함은 여성이었습니다.  

    동서 고금을 막론, 거의 대부분의 인간 사회에서 여성은 부정적이고 열등한 곳에 있어왔어요.  그 이유는 아무도 모릅니다. 대체 왜 그러는지. 미국이 여권이 신장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혼인을 하면 여성은 남성의 성씨를 따라 가야 합니다. 주지사 및 시장, 상하원의원들은 아직도 절대 다수가 남성이고요. 우리나라는 아직도 여성들이 시집 간다는 말이 결혼한다는 말과 똑같은 말이고요.  남자가 처가집에 들어간다고 하면 이는 치욕적이고 비정상적인 일로 치부받는데 말입니다. 


    김치녀, 된장녀와 같은, 여성의 인격을 비하하는 말들도 남성 인격 비하에 비해 훨씬 많이 쓰이고 있는 만큼 그것 역시 여성이라는 젠더의 부정적인 상식이 횡행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맥락을 열거하다 보니 저는 이렇게 종합하고 싶어집니다.  

    화장실 살인 사건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여성이라는 성적 지위에 관한 

    부정적 인식과 문화에 적어도 궤를 같이 하고 있지 않는가 라는 겁니다. 



    여성들은 왜 분노하고 일부 남성들은 왜 그에 반발하는 걸까요 ?



    여성은 사회경제적 위치가 남성에 비해 소외되어 있는게 분명한데,  신체적으로도 약하므로 남성으로부터의 강력 범죄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한 어떤 억울함과 같은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같습니다.  반발하는 일부 남성들은 "우리는 소외시킨 적 없다.  그들이 노력하지 않는다." 라고 항변하려 하는 것같고요.  


    이런 식의 논쟁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어느 것 하나 실제로 강력 범죄의 표적이 되곤 하는 신체적으로 약한 여성들을 보호할 수 있을 만한 어떤 쓸만한 의견 하나 없습니다. "늦게 안 돌아다니면 되지" 라고 빈정대듯 말하는 남성들 역시 예컨대 자신의 어머니, 누이가 바깥 세상이 위험하니 치안이 보장 안되므로 사회적 활동을 강제로 제한당해야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건 좀 아니다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문명화되고 있는 사회라면, 어디나 확실하게 변화해 가고 있는 것은 분명 있습니다. 지구상 그 어느 나라든지 말이죠.  그건 여성들의 자유를 신장,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계속 변화해 나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적어도 여성의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활발한 참여와 여성의 가정 및 커뮤니티에서의 권력의 신장, 여성의 안전 및 의사 표현/제반 활동의 모든 의미에서의 자유가 커져 있는 나라일 수록 더 문명화된 사회라는 것은 매우 분명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우리 나라는 아직도 후진국적인 사회와 문화 양상을 탈피하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안타까운 일입니다.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줄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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