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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팝스타4 결산. 진짜 승자는 누구였을까

    케이팝스타 시즌4의 결과

     

    케이팝스타4의 우승자는 케이티 김이었습니다.

    정승환과 이진아는 순서대로 2,3위. 릴리M이 4위, 박윤하와 에스더김은 나란히 Top 6에 머물렀네요.

    우승자 케이티는 그자리에서 YG로 소속사를 정했고 결승전 이후 2,3위자인 정승환, 이진아가 모두 안테나 뮤직을 선택, 안테나에서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Top3의 소속사가 모두 오늘 결정, 공개되었네요.

     

     

     

    케이팝스타4에서 가장 많이 음원차트를 점령했던 '일등공신'이라 할 만한 참가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정승환이었습니다. 유희열씨는 "정승환군이 이번 시즌에서 주연 남우역할이었다고 볼 수 있다."라고 평했어요.

     

    그만큼 정승환이 블루칩이었던 거죠.

    그런 정승환이니만큼 과연 어느 소속사를 원할지 당연히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어요. 누가 봐도 가장 흥행성 있는 가수가 될 재목이라는 점에 이견이 없었다는 거거든요.

     

     

    이진아양은 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유희열씨와 교감이 많았고 '음악적 방향성을 잡아주는' 멘토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당연히 안테나 뮤직을 선택할 꺼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었고요. 헌데 정승환은 그게 아니었거든요... 굉장히 의외의 선택을 내렸던 거에요.

     

     

    왜 안테나였을까?

     

    누리꾼들의 반응을 보니 "앞에 비싼 아파트들 다 보이는데 굳이 왜 안 좋은 집으로 들어가느냐" 라는 식의 의견도 보였어요. 과연 정승환군은 왜 안테나를 선택한 걸까요?

     

     

     

    오늘 방송에서 시장 아주머니가 김밥을 먹고 있는 케이티 김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장면이 그대로 전파를 탔어요.  "왜 YG로 가기로 했어?  인간적으로는 안테나뮤직인데...."

     

    저는.....이게 그냥 지나가는 사람의 한 마디라고 보고 넘기기엔 굉장히 의미심장하게 들렸는데요..... .

     

     

    정치인들이 툭하면 선거전에 재래시장을 다니는데 그 이유가 있어요.  거기가 바로 두터운 서민층의 여론이 그대로 드러나는 곳이거든요.

     

    안테나가 인간적이던데....라는 말은, 저에게는 YG를 비롯한 대형 기획사들이 '비인간적이다'라고 말하는 듯 함축되어서 들리더군요.

     

    그게... 유희열씨의 하나의 노림수였을까요?

     

    유희열씨는 초지일관 인간적으로 갔거든요. 심사평 하나를 해도 그 아이가 앞으로 어떻게 될까를 걱정하는 것으로 들리는 발언들, 그리고 "앞으로 음악적인 동반자로서 가자"라는... 말하자면 기획사 사장으로서의 카리스마를 강조하기보단 음악적 동료, 선후배로서의 입장을 늘 강조하고 있었어요.

    그게 대중들에게 먹힌 것일까요?  그리고 정승환, 이진아양에게도 먹힌 것일까요?

     

     

    정확히 반대쪽에 있는 양현석 심사위원은 초지일관 "우리 회사에 오면 성공한다" "YG가 제일 크고 세다. 여기 오면 행복 보장 성공 보장" 이런 분위기였단 말이죠.

    즉 덩치와 힘으로, 말하자면... "YG 대세론"을 청중들과 참가자들에게 밀어붙인다는 그런 기조로 나가고 있었어요.

     

    근데 저는 "저게 역풍을 맞을 수 있을껀데'  라는 생각이 들곤 했어요.

     

     

     

    승환군은 캐스팅 오디션에서 YG에 있었어요. 가장 긴 시간을 같이 보냈는데 게다가 그 회사 사장이 공개적으로 러브콜까지 여러 번 외친 입장에서 한번 가본 적도 없는 조그만 회사로 가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건 YG의 입장에선 되게 심각한 거에요.

     

     

    YG가 정말 탄탄하고 안정된 회사임엔 틀림없어요.

     

    그런데

    그 큰 회사 매출의 66%가 빅뱅 한 팀과 그 개개의 멤버들한테서만 나와요.

    거기에 싸이와 투애니원을 합하면 그 세 팀이 회사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벌어요.

     

    사정이 이러면, 연예계쪽에 문외한인 저로서도 의문을 가질수밖엔 없게 돼요. 과연, YG라는 대기업에서 '돈이 안 되는' 한 명의 뮤지션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사실 벌써 그런 예가 있었어요.  투애니원에 모든 지원을 집중되고 있으니까 자기 앨범 발매가 자꾸 늦어지게 된 가수 거미가 퇴사해서 다른 '더 작은' 기획사로 가버렸었거든요.

     

    이런 일이 정승환, 이하이, 악동 뮤지션에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법이 없어요.

     

     

     

     

    아무리 양현석씨의 인상이 좋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양현석씨가 개인 기부를 많이 하는 좋은 분이라고 해도 이 회사가 '인간적'이라고 느끼긴 힘들꺼같애요.

    왜? 주식회사의 목적은 주주들에게 많은 배당금 즉 돈을 주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그러려면 돈이 되는 음악에 집중할 수밖에 없죠. ...

     

    정승환군이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보컬리스트로서의 길을 택하리라고 결정했다면, 기업화된 아이돌 양성회사에 들어가는 것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승자는 안테나 뮤직과 유희열

     

    케이팝 시즌4 최대의 블루칩 2명은 정승환과 이진아라고 보는 게 맞아요. 한 명을 더 호명하라면 박윤하겠죠. 그 3개의 블루칩 가운데 2명이 안테나 뮤직에 갔어요. 이건 누가 봐도 3사 중 가장 작은 회사, 안테나의 승리예요.

     

    케이티 김을 영입한 YG가 손해보는 장사를 했다는 건 아니죠. 케이티 김의 능력은 훌륭합니다. 좋은 재원을 받았으니 회사 입장에서 아마 상당히 happy할 꺼라고 생각해요.

     

    근데.

    우리나라는 아직 소울풀 R&B에 대한 대중적인 감성, 그 지지층이 아주 폭넓게 형성돼 있지를 않아요.  역시 발라드 or  댄스음악이거든요. 아직까지는.

    케이티 김이 정말 성공한 국민가수가 되려면 아마 오랜 시간이 필요할 꺼라고 생각돼요. 그리고, 자기가 직접 곡을 만들고 자기 목소리에 맞는 음악을 창조해 나가는 아티스트들이 오래 생존하고 성공하는 시대로 바뀌어가고 있어요.

     

     

     

     

    대기업에 입사하면 이제 인생 결정! 행복 보장 미래 보장 장래 보장. 이건 아니라고 봐요.

    좋은 회사란, 재능 있는 뮤지션이 그 탈렌트를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옆에서 측면 지원해주고 음반을 낸다고 할 때는 그것을 프로모션하는 일을 할 뿐인 거죠.

     

    작사 작곡 편곡 가수 훈련, 댄스 훈련 안무 연습 밴드 섭외 프로듀싱 음반 작업 배급 모든 걸 다 회사에서 책임지고 넌 와서 노래만 불러라.

    이건 뮤지션이 아니죠. 지금 시대에 생존할 수 있는 뮤지션이 아니에요. 저렇게 해서 한 두개 곡 음원 1위하고 TV 나와서 여기저기 예능 나가고...

    그럼 뭐하겠어요.  그러다 회사가 다른 스타에게 몰두하고 있으면 자기에게 관심이 떠나면 그 가수도 그 날로 끝나는 거죠.

     

     

    인간적인 가수 정승환이 되길....

     

     

    글을 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이번 시즌 최고의 수혜자는 안테나의 유희열이었다. (이진아,정승환, 박윤하 셋 중 둘을 벌써 영입했으니.....대박인거죠)

     

    2. 음반 시장은 변하고 있다. 가수들은 회사에 목숨 걸지 말고 자기 음악세계를 깊이 있게 긴 호흡으로 만들어 나가야 미래가 있을 것이다. (케이티...... 부디 자기 중심을 잘 잡길....)

     

    3. 정승환은 의외의 선택을 했다. 그러나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유희열이라면, 정승환이 반짝 떴다 사라지는 빤짝 스타가 되기보다는 길게 오랫동안 자기 음악을 해나가도록 방향을 잡아주고 이끌어 줄 좋은 멘토이자 동료가 될 것이다.

     

     

    승환군이 안테나에 가겠다고 해서 입사가 확정됐을 때

    난 왜 기분이 좋았는지 모르겠네요.

    안테나 뮤직에 무슨 제가 투자금을 넣어서 주주가 돼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기분이 좋았을까요?????

      

    그게 아마 그 시장 아주머니의 한 마디와 비슷한 심정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같기도 해요.

     

     

    우리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고, 때론 대신 감정을 토해내 주기도 하는, 그 소중한 노래를 부르는 친구들은, 

    '인간적'이었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그래야  그 노래가 정말 '나의 노래'로 느껴질 테니까요.

     

     

     

    웬지, 승환군의 처음 인사.  "사람을 노래하는 가수" 란 말과 시장 아주머니의 "안테나가 인간적이쟎아" 라는 말이 묘하게 중첩되는 느낌이 들어요....

     

     

    정승환군의 1라운드 첫인사 ; "안녕하세요. 사람을 노래하고 싶은 19살 정승환입니다."

     

     

     

    승환아. 부디 인간적인 가수, 사람을 노래하는 가수가 되어 줘.

    나는 네 노래를 앞으로도 계속 계속 들을 꺼야.

    음원 차트에서 90등을 하건 100등을 하건 그런건 아무 상관없어...............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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