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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팝스타4 결승. 이번만은 우승자가 한 명이 아닌 듯.

    오늘로서 K팝스타 시즌4가 종방되었네요. 그동안 인상적인 참가자들이 아주 많아서 계속 지켜보게 되었던 드문 프로였어요. 

    오늘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케이티김이 정승환군을 꺾고 우승을 따냈네요.

     

    정승환 케이티 두 사람의 공연뿐 아니라, 지난 시즌 우승자들의 공연도 있었고 신곡을 발표한 박진영씨의 무대  모두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 하루동안의 방송을 보면 글자 그대로 하나의 축제로 만들고자 했던 제작진의 의도가 뚜렷이 보였던 것같아요. K팝스타4를 빛낸 얼굴들의 합동 공연, One Dream도 좋았습니다.

     

     

    그 와중에 뭔가 "저건 왜 저렇게 한 걸까?"라는 의문이 들게 했던 무대가 하나 있었어요.

     

    예선때 머라이어 캐리의 Hero를 부른 박윤하의 영상이었어요.

     

    이 영상을 조금 내보내다가 참가자들의 어떤 다른 공연으로 넘어가는 건줄 알았더니 웬걸 그게 아니고

    유희열씨가 그 영상에 맞춰서 피아노 반주를 하드라고요.

     

     

     

    의아스러워서 계속 쳐다봤어요. 저건... 뭐지? 뭐지?

     

    저렇게는 잘 안 하거든요. 노래와 반주는 서로가 손발을 맞춰가면서 하는 게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근데... 영상에 맞춘 라이브 피아노 반주라......? (게다가 이건 생방...)

     

     

     

     

    시즌3에서는 홍정희의 무대에 반주했던 유희열.

    이번 시즌에서는 박윤하의 영상과.....

     

    일단은 박진영씨의 공연이 끝나고 난 다음에 자기 차례가 온 유희열씨가

    아마도 이 무대를 계획한 게 아니었을까? 하는 짐작이 들었어요.

     

    작년 시즌엔 유난히 홍정희양에게 깊은 애정을 보이다가 시즌3 피날레에서 홍정희의 노래 무대를 만들고, 피아노를 치면서 같이 했었던 유희열씨인데, 이번 시즌에서는 그게 박윤하였다. 라는 게 아닐까요.

     

     

     

    유희열씨가 캐스팅 오디션 심사평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요.

    "진짜인 사람은 뭘 안 해도 돼요. 윤하양은. 뭘 안 해도 돼요. 윤하양은 진짜의 목소리가 있어서, 그거면 충분해요." 그리고서 안테나 뮤직에 캐스팅 콜을 했었죠.

     

    유희열씨는 시종일관 박윤하에 대한 애정을 계속 감추지 않고 고수하는 심사를 해왔어요. 비록 박윤하를 JYP에 빼앗겼었지만, 자기 노래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불렀던 배틀 오디션에서는 "선곡 미스예요. 그런데 박윤하양은 선곡이 중요하질 않네요. 박윤하의 목소리가 듣고싶은 거네요." 라며 오디션 참가자로서 들을 수 있는 가장 극한(?)의 칭찬을 했던 바도 있어요.

     

    유희열씨가 (애정이 깊은) 박윤하의 스페셜 무대를 원했다 치면,

    왜 박윤하가 직접 노래하게 하지 않고 영상을 틀어놓고 반주하는 것으로 갔을까?

     

    그건 아마 K팝스타라는 프로그램의 취지. 즉 '원석을 찾는다' 라는 그 1차 목적을 강조하고자 했던 제작 의도를 선명히 보이려 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노래 잘하는 사람 찾기가 아닌 차별성 있는 원석 찾기 = 박윤하

     

    K팝스타의 심사 및 선발 기준은 늘 "노래 잘하는 사람 찾기"가 아니라 "차별성 있는 원석 찾기"에 맞춰져 있었거든요. 

     

    그런 기준을 박윤하만큼 잘 보여줄 수 있는 참가자도 없었던 것같아요. 박윤하의 예선 노래. 단 1분짜리  CCTV 영상만큼 그걸 잘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없었던 거죠.

     

    (즉 박윤하의 존재가 이 프로그램의 의미를 상징한다고 생각했다는 거예요.)

     

    그리고 또 하나 제작진의 의도가 보이는 것은 Hero의 가사였던 것같애요.

     

    and then a hero comes along with the strength to carry on

    그 영웅은 견딜 수 있는 힘을 가져다 줄꺼에요

    and you cast you fears aside and you know you can survive

    두려움은 사라지고 버틸 수 있게 될 거에요

    so when you feel like hope is gone look inside you and be strong
    희망이 없다고 느껴질 땐 마음 속을 들여다 보세요

    and you'll finally see the truth that a hero lies in you

    마침내 당신은 알게 될 거에요 그 영웅은 당신 안에 있다는 걸

     

     

     

     

    이걸 통해,  "네가 숨겨진 영웅이다"  즉 "You are the next  K pop star. 당신이 다음 차례의 케이팝스타"  라는 메시지를 중첩시키고 싶었던 걸로 저는 보았어요.

     

     

    깨끗함과 순수함, 미래에 대한 희망

     

    사실 중고등학생 애들은 전부 아이돌 그룹 멤버들에게 빠져 있기 때문에 오디션 프로에 별다른 흥미들이 없긴 하고요...

    케이팝스타의 주요 팬층은 대부분 중장년층 + 약간의 20대... 정도로 얘기들 하는데요. 그래도 유난히 박윤하에게는 중장년층 남성팬이 많은 것같아요.

     

    말하자면 아저씨 팬인거죠...

    저도 그 중 한 사람인데 그 이유를 좀 생각해 봤거든요? 

     

    박윤하의 목소리에서 이런 것들을 떠올리게 되어요. 깨끗함, 순수함, 옛날에 대한 향수. 때묻지 않았던 예전의 꿈.

     

     

    일상의 먼지투성이 '오염된 일들' 에 치이고 치인  중장년 남성들은  박윤하 목소리처럼 기교도 조작도 멋부림도 없는 노래를 들으면서, 오염되지 않은 순수함에 대한 동경과 향수에 걷잡을 수 없이 신선한 충격을 받는 거에요.

     

    박윤하의 예선 영상은 만약 프로 가수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여러 가지로 불편(?)할 수 있을 것같애요.

    불안하게 계속 움직이는 손동작에서 보듯 서툰 표현 방식, 약간씩 엇나간 피치, 비록 무반주였다지만 불안한 템포, 다듬어지지 않은 호흡 등등.

     

    노래를 구성하는 요소가  멜로디, 리듬, 화성이라고 하는데 박윤하의 hero를 들으면서 저는 거기에 하나 더 추가해야 하는 Factor X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요.

     

     

    그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일단 '혼'이라고 해두죠.

    노래에 자기 영혼을 싣는 능력이라고 말하면 적당할까요.

     

    저는 박윤하의 Hero를 듣는 동안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어요. 왜냐. 음정도 흔들리고 템포도 흔들렸던 윤하의 hero에는 그런 것보다 훨씬 중요한 거.  알 수 없는 알맹이가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바로 Factor X 예요)

     

    머라이어 캐리가 아닌, 박윤하가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서 내가 나를 믿고 시련을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단단해지는 걸 느꼈다고 말하고 싶어요.

     

    박윤하는 노래에 혼을 실을 줄 아는 몇 안 되는 참가자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시즌 중반기를 지나 후반기로 갈수록 박윤하에게 '동요 부르는 것같다' '이젠 질린다' 라는 악글들이 올라오는 걸 볼 수 있었는데요. 이렇게 보시는 분들은 음악을 들을 때 노래의 기교적인 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인 것같애요.

     

    저같은 사람은 노래에서 기교보다는, 듣는 이의 마음을 잡아끄는 혼과 감성의 공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들어요. 그래서 박윤하의 노래가 늘 아련하게 마음 한켠에 남아 있는 것같애요.

     

    이런 면에서라면,  그는 이번 시즌 K팝스타가 배출한 또 한 명의 우승자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윤하양에게 듣고 싶은 건... 바로 hero와 같은 노래들이에요. 이건 아닌데... 라고 머리로는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마음이 끌리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고 해야 할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어쨌든 시원섭섭하네요 케이팝스타가 끝나서...

    좋은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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