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10 결정전 마지막 방송분이 나왔네요. 근데 이 배틀 오디션이 전체적으로 다 안 좋았어요. 18팀의 참가자들 대체로 컨디션도 안 좋아보였고, 너무 긴장해 있는 것같았고, 무엇보다 몇몇만 빼놓고는 기획사들에서 도리어, 원래는 잘 하던 친구들을 더 망쳐놓은 것같은 느낌으로 일관돼 있었어요.
왜? 원래 잘 하던 친구들이 저렇게까지 못할 수가 있는가?
대체 기획사들은 참가자들을 데려가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방송을 내보냈는데 그간 뭘 한 건지. 정말 답답하기만 했네요.
어쩌면 케이팝스타는 각각의 회사를 홍보하는데만 열을 올리면서 가면 갈수록 재능있는 참가자들의 능력을 극대화시켜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더 다운그레이드시키고 있다는 느낌조차 들어요.
멤버들이 잘하는 건 원래 하던 대로 쭉 밀고 나가게 해줘야 하는데 자꾸 단기간에 고칠 수 없는 문제를 고치려 드니까 그런 것같기도 하고요..
대표적인 게 릴리엠이랑 에스더김이었어요.
릴리한테 뜬금없이 고음에서 노는 보컬 노래를 주고 불러보라고 하니... 애는 잔뜩 겁먹어 주눅들어 있었고.
반면 JYP는 에스더김. 감정 충분히 잘 살리고 있는 사람한테 자꾸 부족하다고 다그치니 감정 과잉 소리 나오게 만들어 놓은 거 아닌가요. (에스더도 아직 16살밖에 안 됐어요....)
이봉연은 휘성의 with me를 불렀는데 자기 특유의 재즈 그루브를 별로 타질 못했어요. 지금까지의 그 느낌있는 편곡과 다르게 이날은 너무 평범하기만 했고요.
이 또한 너무 아쉬운 거에요.
대체 박진영이 데려가서 무슨 소리를 했길래 JYP에서 트레이닝 받은 친구들은 하나같이 다 저렇게 기가 죽어 있는지 알 수가 없을 따름이에요. 기가 살아서 했다면 이봉연 무대는 훨씬 좋았을 꺼에요. 오히려 2위재대결에서 부른 end of the road 가 훨씬 더 나았네요.
박혜수의 i love you라는 노래는 유희열이 선택한 플랜 즉 러블리하고 상큼한 느낌으로 전반적으로 매력을 발산해 달라는 미션에 따른 거였는데,
전반부-중반부까지는 그게 다 들어맞는 듯이 보였어요. 참 좋았거든요. 문제는 고음 파트로 올라가면서 생겼어요. 박혜수가 미소를 지으면서 발랄하게 노래를 부르다가.... 고음이 편안히 열리지 않고 지르면서 가는 순간 미소, 발랄함, 상큼함 이런 게 다 손에서 떠나버리고
찡그린 표정이 섞이면서 노래의 일관성이 희석돼 버렸어요.
그리고 여러 가지 포인트 안무를 넣는 것은 좋았는데
사람은 한 가지를 집중적으로 파는 머리를 가진 사람이 있고요, 여러 가지를 동시에 조금씩 건드리는 머리를 가진 사람이 있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박혜수는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는 머리를 가진 쪽은 아닌 것같아요.
한 가지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게 더 박혜수다와요.
오늘은 심사위원들을 넘어가게 하려는 미션이 있었기 때문에 저렇게 했다 쳐도요, 앞으로 노래를 부를 때는 다시, 집중하고 몰입하는 힘으로 밀고 나가는 게 맞을 것같아요.
고음 부분의 음역대를 넓히는 연습도 많이 필요할 것같고요.
케이티의 양화대교는 보컬이 아주 심각하게 불안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감동적인 무대였어요. 이런 건 점수를 매길 수 있는 노래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근데 여기서도 YG라는 회사에 참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나오네요. 대체 애들을 데려가서 뭘하는 걸까요? 이 노래는 너무 심하게 자기 얘기였어요.
노래는 자기 얘기의 일부를 묻어놓는 식으로 압축하고 상징화시켜서 전달하는 게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게 아닐까요?
그게 그냥 일기장에 쓴 넋두리를 쭉 읽어내려가는 거면 곤란해요. 선곡도 케이티한테 너무 안 맞는 곡을 골랐네요.
사랑의 작대기 긋겠다고 케이티 데려가서 양현석씨는 케이티 노래랑 선곡, 편곡 등 봐주긴 한 건지..... (한숨)
2위 재대결에서
지존은 지난 날.을 불렀는데 이젠 완전히 듀엣으로 완성된 지존은 항상, 전주부터 느낌이 확 오는 경향이 있어요. 이날 노래도 그랬고요.
후렴부에서 예상치 못한 어떤 반전 편곡 등을 보이는 등 음악적인 완성도가 생각보다 상당히 높은 모습을 보여줘서 늘 지존 무대는 좋아요.
후주 부분도, 너무 화려하게 안 가고 적당한 속도의 기타-건반 연타로 갔던 부분도 담백하고 듣기 좋았네요.
릴리엠은 roar를 불렀는데요, 노래 수준은 솔직이 중학교 학예회 수준을 못 넘어간다고 생각돼요. 근데 몸에서 리듬을 타고 노래를 발산시키는 끼는 타고났다고 보여져요.
입으로만 노래를 하고 있는 게 아닌 것같고요.
근데 사실 이렇게 보컬이 아직 약한 릴리를 무조건 어려운 보컬 노래로 승부를 꾸역 꾸역 시켰던 JYP의 의도는 뭐였을까 아직도 이해가 안 가요. 퍼포먼스를 넣고 릴리다운 무대를 꾸몄어야 했을텐데 말이죠...
삼남매의 살아봤으면 해. 가사를 까먹으면서 노래가 순간적으로 왕창 꼬여버려서 안타깝긴 했는데요,
홍찬미의 깔끔한 음색은 역시 자기 색깔이 확실히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너무 많이 틀렸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유희열은 흡사 자기 자식들을 야단치는 것같은 느낌이었네요. 여튼... 안타까왔어요.
박혜수의 Good bye는 첫째 너무 생소한 노래라서 사람들이 이 노래 뭐지? 라고 감도 잡기 전에 끝난 듯한 느낌이었어요. 좀 더 자기 음색을 어필할 수 있는 노래를 골랐었으면 좋았을 건데 싶었고요,
둘째 템포가 너무 느리네요. 앞전에 박진영씨가 맨날 감성이 안 들어가 있다느니 음학을 한다느니 그런 소리를 해대니까,
혜수양 입장에서는 감성 표현을 하겠다고 한 음 한 음에 신경을 너무 쓰고 가니까 전체적으로 템포가 너무 느려지면서 더욱 소화하기 어려운 노래가 돼 버린 것같애요.
혜수양은 앞으로 박진영씨가 한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으면 좋겠어요.
케이티가 because of you를 부르는 걸 들으면서 케이티의 제일 심각한 문제가 눈에 띄었네요.
케이티 김의 노래의 최고 장점은 소울적인 음색인데, 그게 중저음에서는 되게 특색있고 좋아요. 근데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그 느낌이 쭉 이어지질 못하고 끊기는 것같애요.
더 높이 더 높이 고음으로 올라갈수록 중저음에서의 그 아름답던 음색이 안 살고 있는 거에요.
케이티는 앞으로 곡을 고를 때 진짜로 자기 보이스 컬러를 강조할 수 잇는 노래를 엄격하게 선정해야 할 듯합니다. 오늘 부른 노래만 놓고 볼 때엔 어쩌면 제가 맨 처음에 생각하고 느꼈던 만큼의 아주 엄청난 소울 가수는 아니었던 건가? 라는 생각마저 들었네요.
정승환이 첫째날이라는 노래를 불렀고요. 들으면서 여러 가지 느낌이 들었는데, 목소리 즉 성대....라고 하는 악기는, 그게 자기 몸의 일부기 때문에, 실상 그 성대를 가진 주인이 그 상태를 제일 잘 알아요.
성대에 안 좋은 짓이 뭔지, 성대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어째야 하는지, 오늘 성대 상태를 보니 이 노래가 무난할 것같고 어 오늘 상태 안좋네 이거 노래 꼬이겠네. 이런 거 노래하는 가수 스스로만 알고 체크할 수 있는 거거든요.
정승환은 최고가의 악기를 몸에 소유하고 있지만, 그걸 평소에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2번 불러서 1번 칭찬받는 정도로는 정승환 본인 스스로도 자존심 상하겠죠.
그레이스신은 2위 재대결 영상을 보니 또 목이 갈라졌네요. 아.. 성대결절 문제가 앞으로도 계속 괴롭힐텐데 ... 그레이스 신은 특히나, 가창력을 폭발시켜야만 먹히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탑10 생방에서도 두고두고 속을 썩일 거에요. 걱정스럽네요.
어쨌든 배틀 오디션 18팀의 경연을 보면
죽어라 혹평들 하고 뭐가 부족하네 뭐가 부족하네 미주알 고주알 참 말 많았던
그 기획사 대표들이 제일 부족했어요.
이 사람들이 한 게 뭐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잘 하던 애를 데려가서 왜 망쳐놨는지.
강푸름도, 에스더김도, 정승환도 릴리엠도..............
이제 케이팝스타4도 막바지로 갑니다.
시청자들이 즐기고 싶은 건 음악인데
여기 참석해 있는 각 기획사 대표님들은 더 참신하고 매력적인 음악을 청중들에게 선사하고 즐기게 하려고 나온 걸까요? 아니면 자기 회사를 더 빛나 보이게 하려고 나와 있는 걸까요?
이런 의문을 품는 건 저뿐일까요?
너무 안타까왔던 케이팝 14회 방송을 보고 넋두리가 많았네요.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
행복한 한 주의 시작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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