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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수술 보형물 감염 사례 . mbc 월드 리포트를 보고.

    올해 12월 5일. KBS 뉴스 글로벌 브리핑에서 가슴 보형물에 곰팡이가 오염된 환자 케이스를 보여주는 방송이 나왔습니다.

    구글링을 해 보니 이 화면에 나온 사람은 앤이라는 미국인으로 보이며, 식염수백에 곰팡이가 뒤덮고 있는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앵커는 '실리콘 주머니가 조금이라도 파열되면 세균에 감염될 수 있다." "유방 조영술만으로는 판독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 라는 확인되지 않은 이상한 멘트도 하고 브리핑이 끝났는데요. 

     

     

    KBS 뉴스 브리핑을 보고서는 앤이 언제 수술을 했으며, 보형물이 들어간 plane은 어디이며 어느 회사의 보형물을 썼는지, 미국내에서 수술했는지 외에서 했는지는 알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식염수백이 파열이 되었는지도 알 수가 없었고요..

     

     

     

    12월 12일에는 MBC 뉴스 월드 리포트에서 방영된 방송분이었는데, 여기서는 미국인 앤이라는 여성이 10년 이상 삽입돼 있던 보형물 (화면에는 식염수백이 나왔는데 앵커는 실리콘 보형물이라고 잘못 말함...) 에 대해 여러 가지 원인 모를 증상을 앓았다는 얘기였습니다 .

     

    그 증상의 원인은 보형물에 붙은 곰팡이들 때문인 것으로 확정적으로 보도하였습니다.

    그에 더해 수잔 콜브라는 성형외과 의사의 녹취 인터뷰를 떠서 내보냈는데 "모든 사람이 가슴 보형물로 인해 아프게 된다." 라는 멘트였습니다.

     

    그리고 한 케이스를 더 보고합니다. 캐서린이라는 환자였는데요. (이 환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유명했던 케이스에요.  ..... 캐서린 고든에게서 오염된 식염수백을 제거해 준 의사가 바로 수잔 콜브였고요.)

     

     

    앵커는 "그녀의 가슴 보형물에 들어 있던 식염수는 이미 검정 곰팡이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

    "이 곰팡이 균이 캐서린의 몸에 독을 퍼뜨린 겁니다." 라고 언급하였습니다.

     

    즉, MBC 뉴스 월드 리포트는 1998년 몸에서 식염수백을 제거했던 캐서린 고든의 케이스를 놓고 환자의 몸에서 나온 식염수백이 검은색이었던 이유가 검정 곰팡이의 색깔이었다고 확정적으로 보도하였으며,

    환자가 아파했던 이유는 바로 그 오염된 보형물 때문이었다. 라고 확정적으로 보도합니다 .

     

     

    과학자가 기자와 다른 점이 뭘까 늘 환자들이랑 얘기하면서 저는 생각합니다 .

    기자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서 그것을 스토리로 만들어서 보도 내용을 구성합니다.

    기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게 많은 사람이 귀를 기울일만한 이슈거리이냐, 아니냐일 것입니다.

     

    반면 과학자에게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해도 그게 실험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냐, 아니냐일 것입니다.

    이로 인해 기자들이 과학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또 과학자가 기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이 보도에서 기자들이 집중하는 것은 "사람 몸에서 곰팡이가 나오는 일을 해서 사람이 아파했다. 이 얘기 좀 와서 들어봐라." 라는 걸 껍니다.

    하지만 이 보도에 대해 과학자의 입장에서는 대중들에게 혼돈을 줄 수많은 여지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일단 캐서린 고든의 케이스부터 얘기해 볼까요. 

     

    캐서린은 아틀란타에 사는 전직 여배우에요. 이 보형물 사건때문에 한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었죠.... 캐서린 고든은 1988년. 21세때 식염수백으로 가슴수술을 했습니다. 아마도 근육 위쪽으로 subglandular plane  ... 수술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환자는 수술 후에 여러 가지 증상을 겪는데

    근육통/관절통, 만성 피로, 탈모, 말이 어눌해짐, 기운이 없음. 몸살기.  이런 것들입니다.

    한마디로 딱 잘라서 한 가지 질병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몸 아픈 증상들이며, 이런 것이 사실은 자가 면역 질환의 증상이라고 볼 수 있어요.  자가 면역 질환은 몸 자체가 몸을 공격하는 질병이며 (감염병이 아니고...)

     

    환자는 이로 인해 오랫동안 고생하다가 1999년 5월 애틀랜타의 수잔 콜브라는 의사를 찾아갑니다. 수잔 콜브는 그 자신이 가슴수술을 했던 사람이며, 자기도 같은 경험을 했다. 바로 보형물을 제거하라. 라고 진단하였고 캐서린은 보형물 제거를 합니다.

    보형물은 속안의 식염수가 검은색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수잔 콜브 박사의 말로는 13명 정도가 캐서린과 같은 블랙 임플란트를 제거했다고 말합니다. 이 중 보형물 제작사를 상대로 소송을 한 사람은 없었다고 하고요. 

     

     

    1. 일단 식염수백 속안에 찬 '생리 식염수'가 왜 투명하지 않고 검은색인가?

     

    애틀랜타에서  캐서린의 케이스가  보도된 이후 수많은 학자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연구하였습니다.

    생리 식염수는 수술시에 멸균상태로 빈 식염수 백 속에 채워놓습니다. 즉 수술시에 절개 - 박리 - 빈 백 삽입 - 주사기로 멸균 생리 식염수 주입 - 식염수 연결 줄 제거 - 봉합 - 수술 완료.

    이렇게 진행하는데, 그 멸균 생리 식염수가 수술실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미생물을 물고 들어갈 수 있는 것이죠.

     

     

    균이 아주 오랜 시간동안 보형물 속에서 자라날 수 있습니다.

    세균 또는 진균 (곰팡이)들이 오랜 시간동안 번식했다면 식염수의 색깔을 변색시킬 수 있습니다.

    헌데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미생물이 번창하려면, 얘네들한테 영양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비닐봉지 속에 물을 넣고 밀봉을 시켜서 공기도 안 통하게 하고 12년쯤 있다가 봉지를 열었다면 그 물은 어떤 상태일까요?  곰팡이가 번창해 있었을 까요?

     

    많은 의사들은 식염수의 색을 변색시킨 건 진균 (곰팡이)라기보다는 베타딘과 같은 소독약 - 세척액이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사들 중에는 염증을 우려해서 식염수에 베타딘을 섞어서 주입하는 분들이 있어요.  또한 어떤 의사들은 식염수에 항생제를 섞어서 넣는 경우가 있는데요.  고든의 경우도 저 검은 식염수백 물에서 검사결과 변성된 항생제 성분이 나왔습니다. Keflin이라는 세팔로스포린계 약인데 이게 유통기한이 지나 오랜 시간 변성되면 검은색으로 되거든요. 따라서 캐서린의 경우는 비록 Aspergillus niger라는 진균 (검은 곰팡이)이 배양되었을 수도 있지만 검게 물 색이 변한 이유는 항생제의 변성때문이라고 보는 게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2. 식염수가 오염됐다면 그게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가?

     

     

    방송에서는 식염수 주머니가 조금이라도 파열되었으면 감염 가능하다. 라는 식으로 앵커 멘트가 나왔는데요.  그래서 앤의 케이스가 식염수 파열이 있었는지? 에 대해선 언급이 없습니다. 사실 많은 의사들은 보형물 주변에 곰팡이 오염이 생긴 것은 식염수 백의 주입구에서 미세한 누수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식염수를 넣는 연결줄 꼭지. 즉 주입구에 식염수가 다 들어가면 떼게 되는데, 이 주입구가 닫히도록 제작되어 있지만 잘 안 닫혔을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식염수량이 과도하면 내부 팽창압에 의해 누수가 있을 수 있고요. 

     

     

    그럼 외부에서 주입한 식염수가 오염돼 있었을 경우. 이러한 주입구 주변 누수에 의해 세균 또는 진균이 빠져나가서 보형물 주변 공간을 감염시키고 거기서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타고 돌았을 가능성은 성립합니다. 또한 이런 세균. 진균이 (근육 위로 식염수백이 들어간 경우) 유선 조직을 오염시켰을 경우 모유가 오염되었을 가능성도 있지요. 

     

    근데 캐서린 고든이나 앤의 경우나, 모두 식염수 백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수술하던 당시에는 근육위로 수술하는 경우가 많았죠. 우리나라에선  근육 아래로 보형물이 들어가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인데, 위 케이스들과 동일한 경로를 밟아 전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지? 그런 임상 사례가 있는지? 아직까지는 전무하다고 봐야 할 것같습니다. 

    또한 요즘은 거의 대부분 실리콘 겔을 쓰고 있는데, 그게 진균으로 둘러싸여서 전신적인 감염 상황까지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봅니다..... 

     

     

    3. 인간이 감염되었다면 왜 자가면역 질환같은 증상이 나타났는가?

     

    진균이 혈행을 타고 전신적 감염을 만약 일으켰다면, 그건 아마 발열, 빈맥, 호흡수 증가, 혈압의 저하, 구역, 구토같은 증상을 일으키고 폐, 심장, 신장, 간담 등의 주요 장기를 침습할 것입니다. 그로 인해 폐렴, 신우신염, 뇌막염, 담낭염, 심내막염 등의 증상을 일으키고 그로 인해 패혈증으로 갈 수가 있고 결국 쇽으로 사망하는 경로를 가게 됩니다.

    항생제를 쓰지 않았다면 이런 증상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더 완화되지 않고 계속 악화되게 마련인데요. 

    해당 환자들이 호소한 것으로 나온 증상들은 이런 감염병의 양상이 아닌 자가면역 질환에 가까와요.

    즉 보형물을 넣은 사람들이 자가면역 질환의 증상을 나타낸다고 해도 그 범인이 미생물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증상의 원인이 보형물이라고 주장한다면 의혹은 될 수 있겠지만요. 

     

    ---> 왼쪽 사진은 유방 조영술이 아니고, 오른쪽만입니다.

     

     

    그보다 1990년대 후반에 이미 "실리콘 임플란트의 안전성" 이라는, 의사, 미생물학자, 기타 숱하게 많은 과학자들이 참여한 방대한 연구가 집대성된 저서에서 실리콘 보형물은 자가면역 질환을 유발시킨다고 할 근거가 없다. 라고 학문적인 결론을 내렸었어요. 

     

    감염에 의한 증상으로 보기엔 증상이 이상하고, 실리콘은 자가면역 질환 유발력이 없고... 그럼 캐서린 고든이 앓았던 증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그건 아직도 미제 사건입니다. 더 많은 비슷한 케이스들을 집대성한 학술적인 연구가 multicentric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미 FDA의 주관 하에 실리콘 보형물의 문제점에 대해 아직도 자료가 수집중이고요.

     

     

    마지막으로 수잔 콜브 박사의 인터뷰에 대해 다시 짚어보겠습니다.

    수잔 콜브는 캐서린 고든에게서 보형물을 제거한 의사고, kBS와 MBC 방송에서는 콜브의 인터뷰 중에서 "보형물을 넣는 사람들은 전부 다 아플 것이다." 라는 문장 하나만 떼어서 내보냈는데요. 인터뷰 전문은 그게 아니에요. 

     

    "의사들이 뭐라고 하든, 마음을 먹는 건 환자에게 달린 것이다. 피로감, 어지러움, 근육통, 안구 건조 등으로 아프다 하더라도"

    콜브는 식염수백으로 다른 여성들의 가슴 확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도 식염수백으로 자기 가슴을 했지요.

    "내 몸이 몸속에 있는 것에 대해 완전히 반발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 속에선 개선의 충분한 여지가 있다는 데에 동의한다. 환자가 위험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그들 자신이 자기를 위해 결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반대하겠는가? 내가 (보형물 수술을) 받은 것처럼."

    콜브의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방송에서는 인터뷰의 단 한 문장만 떼어서 내 보낸 건 의도적인 것이었을까요? 아니면 단지 시간을 짧게 하기 위해 편집한 거였을까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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