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슴수술 후 초음파 검사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얘기해 보겠습니다.
가슴수술 후 외부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내 보형물이 잘 자리를 잡고 있는 걸까? 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속안에서 생기는 현상과 문제에 대해 누구나 궁금해 하게 마련입니다.
혹은 가슴이 좀 단단해 진 것같다거나, 아프다거나, 모양이 틀어진 것같다거나 뭔가 변화가 생긴 것같을 때는 누구나 불안해 하게 되어 있어요.
초음파 검사는 사실 이런 경우에 매우 유용합니다. 왜냐 하면, 검사에 침습성이 없어 단지 프로브를 대고 문지르는 정도로 해서 속안의 상태를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바늘로 찌른다거나 칼을 대고 열어본다거나 하는 것을 침습적인 검사라고 하는데, 이런 검사는 아무 때나 막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환자가 고통을 전혀 겪지 않으면서 비용적으로도 싸고 바로 바로 결과를 볼 수 있는 것은 초음파 검사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시 유방에 대한 검사를 간략히 정리해 볼까요.
보통 암검사라고들 부르는 유방 촬영술. Mammogram이 가장 흔히 하는 검사인데요. 기계가 유방을 위에서 누르고 X-ray 촬영을 합니다. 맘모그램은 아주 싸고 쉽게 볼 수 있는 기본적인 검사이지만, 유방암을 검사하는 데 있어 가장 최적화된 검사 중의 하나예요. 맘모그램상에서 문제가 있어 보이면 바로 MRI 등 보다 상급 단계의 검사로 가게 됩니다.
MRI는 현재 시행하는 검사들 중 가장 민감하고 정확합니다. 유방암도 가장 초기에 잡아낼 수 있고, 악성과 양성 종양 사이의 구분을 하는 데도 유용합니다. 가슴 수술 후 보형물이 파열되었는지를 확인하는 데에도 가장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검사입니다. 미국 FDA에서 실리콘 보형물 승인을 내면서 MRI 검사를 2~3년에 한번씩 시행하도록 권고사항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실제로는 가슴 수술 후에 MRI를 하는 사람은 정말로 드뭅니다.
초음파 검사도 유방암 검사시에 활발히 사용됩니다.
민감도와 특이도가 모두 높은 편이며 고통을 거의 주지 않는다는 면에서 좋은 검사입니다.
MRI에 비해서 가격적인 잇점도 많고요. 또 실리콘 보형물/생리식염수 보형물을 넣은 가슴 확대수술 후 환자에게 수술 후 문제점에 대해 체크해 볼 수 있다는 면에서도 활용도가 높지요.
저의 경우는 보통 유방 재수술을 원하시는 환자들에게는 상담 전에 반드시 초음파를 한번 봐 보는데요.
보통 재수술이란 1차 수술 전에 가슴 모양이 어땠었는지, 1차 수술을 어떻게 진행을 했는지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상담하는 경향이 있죠. 환자에게 현재 가슴 상태를 판정해주고 앞으로의 플랜을 얘기하려면 속의 상황을 최대한 알아내야 하는데, 이런 목적에서 초음파 검사가 베스트 초이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는 재수술을 의뢰한 환자의 모습인데요. 우측 가슴을 보면 보형물이 뭔가 이상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누구나 하게 되죠. 초음파를 했더니 아래와 같은 소견이 보였구요.
이 사진을 보고 저도 처음에는 보형물이 찢어져 있는 줄 알았어요. 보형물 표면을 나타내는 흰 색 라인이 불연속적으로 끊어져 있으니까요. 헌데 막상 재수술을 들어가 보니까 보형물은 찢어진 게 아니라 뒤집어져 있었어요.
저건 보형물 바닥의 (우리가 배꼽이라고 부르는) 상표 프린트가 되어 있는 부분이었던 거죠.
환자는 옛날에 수술하고 나서 촉감이 좀 단단한 것같다고 느끼고 구형 구축이 아닐까 의심해서 자꾸 마사지를 심하게 해 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형물이 좀 작고 공간은 넉넉한데 마사지를 아주 강하게 매일 하다가 보니까 보형물이 급기야 뒤집혀져 버린 거죠.
위 사진이 보형물 파열된 환자의 초음파에요. 보통 보형물 속에 차 있는 젤은 초음파에 에코가 없으니까 까맣게 보이는데 검지 않고 좀 노이즈가 많은 걸로 봐서 좀 걸쭉한(?) 게 상당량 차 있는 걸로 생각되었어요. 그리고 보형물 표면도 너덜너덜하게 보여서 파손을 의심하였습니다.
실제로 수술을 해 보자 이 환자는 다량의 피가 보형물 주변에 차 있는 걸로 확인되었어요. 아마도 수술 후에 잘 지내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는데, 그때 흘러 나온 피가 흡수가 안 되고 고여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이 장액종 초음파 소견이에요. 장액종은 수술을 하면서 생긴 삼출물 즉, 세포가 깨지면서 생긴 물이나 지혈 중 소작된 조직에서 흘러나온 물 등 여러 요인에 의해서 생긴 액체가 흡수가 되지 못하고 남아 있으므로 생기기도 하고, 기타 트라우마나 종양, 염증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생기게 됩니다.
수술 초기에 보형물 주변에 액체가 있는 것은 거의 정상으로 볼 수 있지만 6개월 이상 시간이 많이 지나고 난 다음에도 많은 양의 액체가 있는 경우는 Late seroma 혹은 Late fluid collection이라고 불리며 그 원인에 따라 대응을 다르게 하게 되요.
보통은 장액종이 있다는 그 자체때문에 치료를 하게 되지는 않고요. 장액종이 염증을 유발시킨다거나 어떤 부수적인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판단되면 제거 치료를 하게 됩니다.
반대로 혈종 즉 피가 차 있는 경우에는 피가 어디에서 흘러나왔느냐를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조기에 대응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이런 모든 문제에 있어서 초음파 검사가 값진 정보를 제공해 줍니다.
구축이 있는 경우에는 보형물을 둘러싸고 있는 (초음파에서 희게 보이는) 막이 아주 하얗고 두껍게 변하게 되는데요. 구축도 초음파로 잘 확인할 수가 있어요.
하지만 구축이라는 증상은 겉에서 만져보면 가장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가 구축 여부를 진단하는 방법은 아니고요.
단지 구축이 있어서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 환자에서 부수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시행한다고 보는 게 더 맞겠습니다.
위 사진은 보형물이 돌아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장면인데요. 저 사진상에 흰색 점이 있는데 보형물 중앙에서부터 6시 방향까지 쭉 이어져 있어요. 이것을 확인하면 보형물의 미드라인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요. 이런 문제를 그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초음파 검사의 가장 유리한 잇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가슴 수술 전후의 초음파 검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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