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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수술 후 초음파 검진은 무엇을 보는가?

    오늘은 가슴수술 후의 초음파 검사에 대해 개략적으로 증례 사진과 함께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일단, 무엇보다 초음파 검사는 보형물 파열때문에 보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 외에 이것 저것 기타 사항들을 체크할 수 있지만, 파열 여부 선별 검사가 확실히 중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파열이 있다, 없다는 초음파만 갖고 확진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초음파 검사의 가장 중요한 약점은, 빔이 한 방향으로만 나가기 때문에 해당 부위의 정보를 일방적으로만 스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체에서 피부 가까이에 있는, 즉 스캐너에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부위의 이미징은 상당히 자세히 잘 나오지만, 스캐너에서 멀어질수록 더 음파가 가로막히고 왜곡이 생기기 때문에 부정확해진다는 것입니다. 이 점이 MRI나 CT와 다른 점이지요. 만약 초음파가 MRI, CT를 대체할 만큼 강력한 검사가 되었다면 그런 기계들이 일찌감치 사라져야 했지요. 그러나 MRI는 대당 100억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상급 병원들에서 아직도 의존하고 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즉 초음파에는 초음파 나름의 장점이 있으니 그것을 잘 살려서 활용하면 되는 것입니다. 단, '무결점' 검사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초음파 검사를 수술 전에 하느냐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초음파 검사를 수술 전에 한다는 것은 아무런 학술적 근거가 없습니다. 유선조직에 생긴 양성 종양 등이 발견될 수 있지만 대체로 이런 것들이 보형물 수술을 전혀 방해하지 않습니다. 초음파 검사는 수술 이후에 가슴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동원됩니다. 

     

    초음파검사는 파열 이외에도, 피막의 상태, 보형물 주변 공간의 상태, 보형물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한 추가적 데이터를 제공하는 검사입니다. 여기서 또 착각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예컨대 구축을 진단하고 구축 Level을 분류한다고 할 때, 초음파로 구축을 확진하는 게 절대 아니지요. 구축의 확진은 만져보고서 의사가 판명하는 것입니다. 만져서 딱딱하면 구축인 것이지, 초음파로 피막의 두께를 재서 확진하는 게 아닙니다. 

    가슴이 딱딱하고 구축이 확실한데 초음파로 잰 두께는 정상인 경우도 많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구축이라고 하는 게 단지 피막이 두꺼운 것만 말하는 게 아니고, 피막이 얼마나 밀도 있고 질기게 형성돼 있느냐, 그로 인해 실제 촉감에 어떤 정도의 영향을 주느냐와 관련 있다는 것입니다. 

     

    초음파가 매우 중요해지는 것은 재수술에서입니다. 재수술을 앞두고 수술 계획을 짤 때 초음파로 얻은 정보들이 매우 도움이 됩니다. 재수술의 사전 정보로서 보형물의 위치, 상태, 피막의 상태, 장액종의 유무, 기타 조직의 두께와 보형물과의 연관 관계 등을 체크하여 알 수 있으면 수술자의 입장에서는 더 구체적으로 수술 플랜을 짜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원래 유방 초음파 검사는 유방암의 조기 검진을 위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식생활의 서구화 등에 따라 유방암의 유병률이 비약적으로 높아져서 현재 여성 암의 1위 질병이 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유방암의 조기 발견은 필수적이고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초음파 검사의 제1 목표는 암 조기 검진일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성형외과에서 보형물 수술 후에 시행하는 초음파 검사는 키포인트가 검진용 초음파와는 좀 다른 곳에 맞춰져 있다, 이 부분을 잘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같습니다. 

     

    이 사진들을 보면 누가 봐도 이상하지요. 보형물 쉘의 음영이 저렇게 부자연스럽게 보이는 건 파열의 소견입니다. 그리고 '파열'이란 말은 코히시브 겔을 싸고 있는 외피 (쉘)이 찢어졌다는 걸 의미하는데 그럼 그 틈새로 내용물인 겔이 새어나오겠죠. 이렇게 누수된 겔이 두 번째 사진에서 잘 보이고 있습니다. 

    누수된 겔의 양이 많지 않다면 파열된지 얼마 안 된 시기를 말하겠고요, 겔의 양이 매우 많다면 파열 후 시간이 많이 지났음을 의미합니다. 

     

    위 사진은 식염수백이 누수된 환자의 경우입니다. 식염수백은 보통 파열이 일어나면 한 이틀 내로 급격히 가슴이 쭈그러들지요. 왜냐하면 밖으로 나온 게 소금물이기 때문에 몸에서 흡수해 버리기 때문이죠. 그런데 백이 터진 것이 아닌데 처음에 삽입할 때 썼던 호스와의 접합부에서 조금씩 물이 새어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몇 년에 걸쳐서 서서히 작아지지요. 위 사진은 완전히 식염수가 누수된 게 아니고 부분적으로만 나와서 일부는 아직도 백의 모양을 유지하고 있으나, 그게 쭈그러져서 좀 접혀 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의 경우는 구축이 심하게 있던 환자입니다. 막상 피막의 두께를 재 보면 위치마다 차이는 좀 있지만 정상입니다. 그런데 좀 틀린 점이 있지요. 피막이 매우 두드러지게 음영이 관찰된다는 것이죠. 초음파상으로는 기대 이상으로 하얗게 나오는데, 그건 피막이 초음파 빔을 그만큼 많이 반사해주고 있다는 얘기고, 피막이 밀도가 높고 단단하다는 걸 의미하겠죠? 이렇게 단지 피막이 초음파상 몇 mm다, 라는 그 검사 결과만으로 구축을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초음파로 또한 보형물 자체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합니다. 완벽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추정을 할 수 있어요. 

    마지막 사진은 미드라인을 표시한 것인데, 저런 형태로 미드라인이 나오는 것은 폴리텍의 물방울 타입 보형물인 거죠. 스캐너가 정확히 6시 방향에서 미드라인을 잡았다면, 보형물에 회전이 없이 자세를 잘 잡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보형물 수술 후 초음파 검사에 대해 몇 가지 증례를 놓고 예시를 하여 설명해 드렸습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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