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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첼 야마가타의 Elephants. 그리고 비오는 날.

    레이첼 야마가타의  노래 중. Be be your love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데 Elephants는 유명한 곡임에도 많이들 찾지 않는 것같네요.

     

    감성 호소력의 끝판왕이라고나 할까요? 이 노래는 시종일관 잔잔하지만

    노래가 지닌 호소력과 표현력은 만만치 않아요.

     

     

     

    4분 20초가 흐르는 동안 Elephants는 단 2개의 프레이즈를 갖고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조금씩만 변주하면서 들려줘요. 코드를 변화시키기도 하고 악기가 추가되기도 하지만요.

    노래가 아랫쪽 G에서 하나 위 F까지 딱 한 음계를 벗어나질 않아요.   동요 '산토끼' 보다도 음역대가 쫍더라고요...

     

    유튜브 링크는 여기있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ea4E-XYLStw

     

    그렇게 단순하고 조용한데도 그 때려주는 먹먹함은 장난이 아니라는.....

     

     

    하나의 소절은 "내 마음은 이렇습니다." 이거고요.

    뒤따라 나오는 또 하나의 소절은  "당신은 어떻게 이럴 수 있나요?"  이렇게 두 개의 소절로 계속 끌어올렸다가 내려왔다가를 반복하고 있어요.  

     

    어찌보면 우리가 하는 말들이 가장 흔히 이런 식으로 하게 되는 것같아요. 

     

     

    근데 Elephants의 그 어떤 음악적인 충격보다 더 충격적인 건 노래의 가사에요.

     

    아무리 사랑과 이별이 힘들었던 사람이라할지라도, 그걸 레이첼처럼 이렇게 처절하고 잔혹하게(?) 표현하긴 어려울 것같애요.

     

     

     

    코끼리같은 짐승들은 전생을 기억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얼마나 끔찍할까요.

    그것들이 그렇게 비명을 질러대는 것도 무리가 아닐 듯해요.  

    근데 당신은 어떻게 나에게 그 카드를 보낼 수 있어요? 

    나는 간신히 당신을 잊어가고 있었는데.

     

    나는 충분히 경계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이 그날밤 내게 들어오는 걸 피할 수 없었군요.

    마치 호랑이들이 사냥감을 갈갈이 찢어발기고, 그

     입술에서 피가 뚝뚝 흘리는 채 이빨을

    심장에 박아넣고 있는 것과 같아요. 

    당신이 "전화할께"라고 얘기하는 건

    내 심장을 갈갈이 찢어놓는 거에요.

     

    수리는 죽은 고기를 먹으니 그에 잡힌 살아 있는 것들은

    죽을 수밖에 없겠죠.

    지금 당신과 한 잠자리에서 잠든다 해도, 

    결국 두 가지 결말뿐이겠죠.

    상처를 입었다 해도 늦지 않게 도망치거나

    내 몸이 갈갈이 찢기는 걸 바라보면서 피흘리며 웃거나.

     

    그러니까 사랑에 빠지는 자들이여.

    그 사랑을 따뜻하고 선량하게 간직하고 계세요.

    하지만 스스로를 짐승들의 위험 속에 던지는 행위이니,

    비록 잠들 때조차도 한 눈을 뜨고 계셔야 해요.

     

     

    (이 가사 번역은 짐작하시겠지만 아주 심하게 의역한 것입니다.....)

     

     

     

    헤어진 연인이 다시 찾아왔을 때, 그를 그리는 마음에 사무쳐 있었지만

    결국 심장이 갈갈이 찢기는 이별을 또 겪게 될 것이라고 그런 심정을 이만큼이나 공포스럽게 표현하다니.

     

    문득 레이첼하고 마주 앉아서 술 한잔 하고 싶어져요. 

    그리고, 이만큼이나 훌륭한 음악을 탄생시키려면 꼭 당신만큼 심한 아픔을 겪어야만 합니까. 라고 물어보고 싶네요.

     

    오늘은 세월호 침몰 사고의 1주년이 되는 날이예요. 하늘도 슬픈지 비가 뚝뚝 내리고 있어요.

    웬지 오늘같은 날에 이 노래가 너무나 잘 맞는 것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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