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보형물을 사용하는 가슴 확대술이 어떤 한계를 보였을 때, 그것을 커버하기 위해 시행하는 지방이식수술에 대해 포스팅할 것입니다.
지방 이식수술은 사실 20세기 초부터 꾸준히 시행되고 있었던 아주 오래된 수술입니다.
그러나 이식 지방의 생착 효과가 워낙 불투명해서 널리 사용되진 않고 있었어요.
그러던 이것을 2000년대 초 시카고 대학의 시드니 콜맨 박사가 "구조적 지방이식" 이라는 방법론을 제시하며 발표해 이때부터 붐을 이루기 시작했는데, 유방암의 진단에 있어 이식 지방이 방해가 되느냐 안 되느냐를 놓고 논란이 굉장히 많았어요.
2007년 미국 성형외과 의사협회에서 Task force 팀을 만들어, 이 문제를 공식적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 결론은 "이식 지방이 유방암의 조기 진단에 영향을 주지못한다" 라는 것이었어요. 가장 민감한 부위인 유방에 지방이식이 합리화되자 그 이후 지방이식은 얼굴을 비롯 여러 군데에 굉장히 성행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요.
가슴에 대한 지방이식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시드니 콜맨 박사 조차도 "지방이식이 기존의 보형물 확대 수술을 대체할 수는 없다" 라고 말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지방이식이 보통 한쪽당 300cc 가 넘게 들어가지만, 그 지방이 다 제대로 생착한다고 볼 수가 없습니다. 운이 좋게 생각보다 많은 양이 생착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그것을 일관성 있다고 예측해서는 안 돼요.
즉 지방이식이란 수술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정도의 쉽고 단순한 수술이지만, 그 결과를 보증할 수 없다는 점이 옛날부터 가장 치명적인 문제였고, 바로 그 점때문에 심지어는 "지방이식이라는 수술은 할 가치가 있느냐" 라는 주장조차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할 수 있지요.
따라서 지방이식을 컵수 단위로 가슴을 확대하는 데 사용한다는 것은 너무 모험적이고 불확실한 행위입니다. 수술이란 그 결과에 대해서 술자가 100%는 아니라 해도 어느 정도는 보장할 수 있어야 진행하는 것인데,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고 그런 불명확성이 많은 수술은 굉장히 환자한테 미안해질 수 있는 거거든요.
가슴에서 지방이식을 하는 데 가장 난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결과의 예측 불투명성이고요. (많은 돈을 들여서 오랜 시간을 거쳐 수술받았는데, 한 1년 지나고 나니까 수술 전에 가슴이랑 볼륨이 똑같더라. 수술한 병원 가서 어떻게 된거냐고 물으니까 또 해야 한다고 하더라. 이러면 수술받은 환자 입장에선 굉장히 좌절감이 큽니다. ) 또, 그 외의 문제점들을 꼽는다면
- 지방 공여 부위 (주로 복부나 허벅지)의 울퉁불퉁함, 흉터, 착색 등의 가능성
- 염증 발생의 가능성 (이식 지방량이 많을수록 더 가능성 높아집니다.)
- 유방 실질 내의 종괴 형성의 가능성 (석회화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습니다. 악성 종양과는 완전히 구분되니 큰 염려는 놓아도 됩니다.)
등입니다. 사실 효과가 의심스러워서 그렇지 별다른 위험한 부작용은 없는 수술입니다.
Brava (브라바)를 먼저 하고, 이후에 지방이식을 하는 방법도 있는데 효과면에서는 이 방법은 거의 확실히 검증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문제는 비용인데, 브라바를 몇 달동안 사용하는 데에 드는 비용과 지방이식 수술 비용을 합하면 보형물 수술비의 2배 가까이 들게 되어요. 그리고 여러 달동안 브라바를 하고 다니는 게 장난이 아니죠. 일상생활에 불편도 말할 것 없고....
결론적으로, 컵수 단위의 유방 확대를 생각하고 있다면. 가량 A컵을 B컵으로 만들겠다. 이런 목적을 갖고 있다면
보형물 수술을 1차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지 A컵인데 나는 B컵까지 생각 없고, 약간 좀 있어 보이는 정도로만 하겠다. 그런 생각이라면, 지방이식도 훌륭한 선택일 수 있어요.
그리고 예컨대 유방암 수술을 했었거나, 좀 큰 종괴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고 나서 가슴 모양이 좀 틀어져 있을 때, 그 유방 모양을 교정하여 더 좋은 모양으로 만들려면 지방이식만큼 쉽고 빠른 방법이 없다 할 수 있어요. 또는 보형물 수술을 해놓고 나서 어딘가 좀 교정이 덜 된 부분이 있을 때, 그런 부분을 메꾸기 위해서 지방을 소량 이식하는 것도 좋은 플랜이 될 수 있습니다.
마른 환자분의 경우 가슴 중앙 부분에 특히 살이 매우 부족해서, 보형물이 빵빵하게 들어가 있으면 너무 티가 나서 보기 싫다고 느끼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요.
특히 가슴 중앙 부분의 속칭 고속도로. 라고 불리는 그런 부분에 지방을 커버해서 좀 더 자연스러운 가슴 라인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요. 리플링이 생긴 경우에도, 지방이식으로 메꾸는 것을 권유할 수 있고요.
마른 환자분들이 근데 공여할 지방이 여기저기 많을 리가 없죠. 그래서 사실 많은 양의 지방을 이식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한 경우 이 수술은 보조적으로 진행될 뿐이죠.
가슴 보형물 수술 후 모양이 만족스러운데 시간이 지나고 예컨대 출산이나 요요 현상이 반복되면서 윗가슴이 갑작스럽게 많이 빠져버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처진 가슴 수술을 하기 어렵다면 비어 있는 윗 가슴을 채우기 위해 지방이식을 해 줄 수 있어요.
양쪽 가슴의 비대칭을 교정하기 위해서 지방이식을 보조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어요. 비대칭은, 단순히 양쪽 가슴에 다른 볼륨, 다른 타입의 보형물을 넣기만 한다고 해서 해결될 만큼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비대칭이 일어나는 이유 자체가 복합적이거든요. 뼈 모양이 다르고 척추가 휘어 있고 가슴의 중앙선 자체가 한쪽으로 틀어져 있고 그런 경우들도 굉장히 많아요.
그런건 보형물을 짝짝이로 넣는 단순한 방법 만으로 안 되는 경우가 많죠.
그럼 보조적으로 일부 구간 구간에 지방이식을 해줘서 양쪽을 어느정도 더 맞춰줄 수 있습니다.
지방이식은 여러 가지 단점을 갖고 있는 수술임에 틀림없지만, 굉장히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로 응용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는 수술입니다. "이 수술 하나면 된다. 이거면 끝난다." 이런 식으로 가 버리면 안되지만, 이 수술을 기존의 다른 수술을 보정하고, 보완하는 방법으로 사용한다면 매우 좋은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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