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성형외과 코디네이터가 되려면. 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설명글을 포스팅하려 합니다.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대목이지만, 여지껏 성형외과 코디네이터를 제가 구인하고, 교육시키고 이런 과정을 10년을 해 오면서, 성형외과의 업무 및 성형수술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던 내용들을 집약, 정리해 볼 필요를 느꼈습니다.
첫째 성형외과 코디네이터라는 것은 어떤 업무를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인지를 설명하게 될 텐데,
그것을 설명하다 보면 성형외과라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업무에 대한 설명이 잇따라 나오게 되며
곧 왜 그런 업무가 발생하는 것인지도 설명할 수 있게 될것입니다.
또한 성형외과가 우리나라에서 어떤 식으로 발전해 왔는지, 그 내면에 대한 이야기도 역시 설명하게 될 것이고요.
성형수술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생각과 실제 성형수술이 이루어지는 과정 사이에 어떤 괴리가 있는지, 어떤 부분이 현실이고 어떤 부분이 팩트인지를 또한 이야기하게 될 것이고요.
마지막으로 성형외과라는 것을 하나의 업종으로 보았을 때, 앞으로 이 업종은 어떻게 변화 적응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까지 광범위한 내용이 언급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성형외과에서 일을 하려고 하는 분들 뿐 아니라, 수술을 생각하는 일반 사람들에게도 분명히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읽히기를 고대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정말로 많은 성형외과 병의원들이 있습니다. 헌데 이런 병의원들이 운영되는 실태를 볼 때, 이제는 한 분수령을 넘어서 꼭 변화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어떤 병원에서건 현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코디네이터들 역시 반드시 염두에 두여야 될 이야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첫 번째 내용은, 성형외과 코디네이터는 어떤 업무를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인가? 에 대한 것입니다.
영어의 coordinate는 조직화하다, 구성하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Coordinator는
진행, 조정하는 사람, 조직화하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첫 번째 질문을 던져 봅니다.
왜 병의원에서 의사와 간호사가 아닌 다른 사람, 즉 코디네이터라는 사람이 생겨나게 되었는가? 입니다.
내과나 가정의학과, 소아과, 이비인후과에 방문하였을 때는 코디네이터라는 사람을 보지 못합니다. 코디네이터라는 사람은 아마도 치과, 미용피부과, 성형외과에서만 본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그 정확한 기원은 아무도 이것이다. 라고 확실히 정의할 수 없지만, 1990년대~2000년대 초반에 이르면서 치과, 미용 피부과, 성형외과들 중 대형화된 병원이 생겨나면서 병원에서 의료인 이외의 추가적인 인력이 필요해진 게 시초라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이전에는 우리나라 병의원들에, '친절', '고객 서비스' 라는 개념 자체가 있질 않았어요.
병원이란 몸이 아프면 찾아오는 곳이고, 의사는 진료해주고 간호사는 주사 맞춰주고 약 타주는 사람. 이런 도식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었는데
치과 피부과 성형외과는 좀 달랐던 거예요.
즉 내과나 이비인후과 등의 보험과에서는 비슷비슷한 진료수가를 납입하는 환자가 계속 오게 되니 이를 빨리 진행하는 게 중요했어요. 이비인후과의 경우는 대체로 환자 한 명이 병원에 내는 비용이 2천원이죠. 나중에 보험공단에서 청구 의료비가 들어온다 해도 8천원정도....
헌데 성형외과에는 진료수가라는 개념이 아니고 고가의 비보험 의료비를 납입하는 사람들이 오고 사실 몸이 아픈 환자라기보다는 안 아픈 사람들이 와요.
따라서 성형외과 병의원에서는 단위시간에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된 것이 코디네이터의 탄생 배경이라 할 수 있어요.
즉 어떤 고객이건 대체로 몇백만원 단위의 성형수술을 의사의 설명을 듣고 나서 그자리에서 결정하는 것을 주저한다는 거에요.
그래서 의사는 진료적인 부분에서 설명을 주고 난 후, 수술 결정을 하는 대목에선 교육받은 코디네이터가 담당하게 되는 식으로 분업화의 방법을 택했다 할 수 있습니다.
치과의 경우는 아예 치위생사 출신의 코디네이터들이 환자에게 브릿지나 임플란트 등 고가의 비보험 시술을 권면하고, 확정까지 시켜놓고 치과 의사는 단지 수술/시술만을 위해서 환자와 대면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의료 영역에서 '코디네이터'라는 직책은,
1. 병원에 환자 서비스라는 개념이 새로 들어오게 되면서 서비스 (안내, 동선 진행)를 담당
2. 매출 특히 비보험 아이템에 있어 환자의 결심을 유도. (판매 직책)
3. 고가의 수술/시술이니 만큼 사후 관리, 민원 처리 등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
등의 요인으로 인해 생겨났다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첫 번째 사항. 즉 환자를 고객으로 보고 서비스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라는 면에서 코디네이터는 긍정적 의미에서의 직책이라 할 수 있어요.
헌데 위의 2,3번째 사항은 한번쯤 생각해 볼 여지를 남깁니다.
이는 성형외과 병의원, 미용 피부과 및 의원, 비보험 위주 진료를 하는 치과 등의 본질이 과연 환자의 건강을 위한 보건산업에 속하느냐, 아니면 헤어 샵 네일 샵과 같은 뷰티 비즈니스에 속하느냐, 라는 의문을 던지게 돼요.
치과 임플란트나 수술이나 피부과 시술이나 어쨌든 항상 환자의 몸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들이며, 어떤 경우는 사각턱 수술처럼 생명을 왔다갔다 하게 만드는 큰 수술들도 있어요. 이런 수술/시술들을 '판매'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는 것은 누가 생각해도 명확한 일입니다.
자. 우리나라에서 병원들이 급격하게 비대해지고 팽창하는 시기에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이 생겨났고, 그 코디네이터 중 일부는 상담실장이라는 명함을 달고 환자들에게 수술 아이템을 자꾸 권하고 판매하는 것을 업으로 하게 되었어요. (판매직이라는 거죠.)
이런 게 일반화 된 지 얼추 15년이 넘어가는 것같애요.
제가 면접을 봐 보면, 성형외과 코디네이터가 되고자 하는 분들은 하나같이 꿈이 '상담실장'이었어요.
상담실장은 인센티브를 받으며, 성사시키는 수술의 단가를 합친 매출에서 몇 %를 받는다. 이러면 기본급을 합해서 월 700~800을 번다라는 소문이 났고, 이런 '풍문'을 그대로 믿고 코디네이터 업무를 시작하게 된 분들이 많더라고요.
성형외과들의 팽창, 과열 시기에는 그런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그런데 이내 그런 팽창 열기는 사그라들었죠. 어느 병원이나, 상담실장들은 인센티브에 눈이 멀어 미친듯이 환자들을 수술대에 눕히느라 혈안이 되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필요 없는 수술, 과잉한 수술들, 잘못된 수술들, 그리고 의료사고들이 엄청나게 양산되기 시작합니다.
이게 어찌 보면 현재, 대한민국에서 다수의 국민들이 성형외과를 돈에 눈이 멀어 환자의 얼굴을 망치는 집단으로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반응하고 있는 커다란 원인이었다 라고도 생각해요.
지금은, 그렇게 인센티브를 벌어갈 수 있는 상담실장도 없고, 그렇게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병원도 없습니다... 이제는 버블이 꺼진 상태라고 생각하면 맞아요. 수술이 아주 많다고들 하는 큰 병원에서 그런 인센티브들은, 해외 환자들을 유치하는 브로커들의 몫이 되어 있죠.
저는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 생각해서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코디네이터는, 판매직 사원이 아닙니다.
간호사가 자기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픈 사람들한테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고 보람이 있다. 라고 얘기하는 걸 본 적이 있어요.
이런 분들은 늘 자기 일을 할 때 행복해합니다.
의사가 자기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진료 과정, 수술을 하는 과정을 좋아합니다. 저는 환자들한테 설명을 하는 걸 되게 좋아하는 편인데요, 진료라고 하는 게 참 재미 있습니다. 어찌보면 늘 반복되는 일이긴 하지만, 똑같은 환자는 단 한 명도 없거든요 사실. 그래서 솔직히 환자와 대화를 할 때가 좋아요. 수술실에서 집도를 하고, 수술하는 과정 역시 맨날 하는 일이지만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코디네이터가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성형수술에 대한 기대에 차 있는 사람을 상대하고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고 즐겨야 해요.
환자가 만약 환상을 갖고 있다면, 어떤 것이 팩트인지 어떤 것이 환상인지를 느끼게 할 줄 알아야 하고요.
수술 후에 환자가 불안해한다면 그 불안한 심리를 잘 이해해주고 환자의 입장에서 대화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걸 본인 스스로 재미를 느껴야 해요.
만약 환자와 대화하는 게 재미가 없다면, 이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상담 코디네이터는 수술 아이템을 판매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해요. 환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수술 아이템을 소개해 주고 그 효과와 잃는 점, 부작용까지에 대해, 있는 그대로 얘기해 줄 수 있어야 해요.
어떻게든 '드립을 쳐서, 말로 꼬셔서' 환자를 돈을 쓰게 만드는 게 먹혔던 시대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갔거든요.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에요.
환자들은 이미 수도 없이 많은 병원을 다니면서 상담을 하고 있고, 인터넷과 성형 포털을 통해서 너무나 많은 성형에 관한 정보를 갖고 있어요. 절대로 한 명의 상담실장의 '말빨'로 인해 수술을 확정짓지 않습니다.
이제 성형외과 상담 코디네이터는, 성형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와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환자의 편에 서서 생각할 줄 알아야 됩니다. 그래야만 실제로 능력을 인정받고 더 좋은 대우를 직장에서 받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저도 강남에서 의원을 운영하면서 근 10년동안 수없이 많은 코디네이터들을 채용해서 써 봤어요. 그런데 90%의 코디네이터 (상담 코디/실장 포함)들이 3년 이상을 한 군데에서 버티질 못하드라고요.
면접을 보면서 이력서를 보면, 다들 1년이 안 돼서 병원을 옮겨 다닌 전력들이 화려해요.
사실 한 군데에서 3년 이상은 해야 그 병원의 진료 방향과 처리 절차 등에 대해 제대로 알고 대응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할 수 있는데 말이죠..
이는, 급여의 고하 보다도 코디네이터들이 자기 일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프로다. 이 일에 관해 나는 프로로서 잘 해내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다. 나는 이 일이 재미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20~30대의 젊은 여성들이 굉장히 드물다는 것입니다.
정리해 볼까요. 성형외과 코디네이터의 업무는
1. 환자(고객) 서비스
2. 성형수술에 대한 제반사항의 이해 및 보충 설명
3.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조언. 교육.
4. 환자의 사후관리 및 민원에 있어 조력.
이런 것들입니다. 결국 성형외과 코디네이터는 판매직이라고 생각하셔서는 안되며, 성형수술을 하는 환자를 조력, 교육, 조언하며 제반 사항을 지원하는 업무를 한다고 정리할 수 있겠네요.
오늘은 성형외과 코디네이터가 되려면. 첫 번째 포스팅으로 코디네이터의 업무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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