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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형외과 코디네이터가 되려면 2. 상담 과정의 진행

    이번 글은 성형외과의 상담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관한 설명입니다. 


    일단 용어에 대한 정의를 좀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진료란 무엇인가?  


    진료란 진찰과 치료를 함께 일컫는 말이고, 진찰은 의사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환자의 병이나 증세를 살피는 것을 말합니다. 


    그럼 상담이란 무엇인가? 


    상담이란 문제를 해결하거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서로 의논하는 것을 말합니다. 


    진료와 상담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진료는 전문 의료지식을 가진 자, 즉 의사가 해야만 합니다. 진료의 내용은 환자의 증상 확인, 과거 병력 청취, 시진, 촉진, 타진 등 이학적 검진을 포함합니다. 

    상담은 환자가 갖고 있는 고민 및 궁금함을 듣고 말해 주는 과정이므로 대체로 의료인이 아닌 사람도 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미용 성형수술을 받기 원하는 '성형외과 환자'들의 특성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하겠죠. 다른 과와는 달리, 이 분들은  환자가 아니라는 데에 그 특이점이 있죠. 아프거나 병을 가진 분들이 아닙니다. 즉 병의 치료가 아닌,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성형외과의 환자이며 즉 고객인 것입니다. 


    이 분들은 삶의 질 문제에 기준하여 나의 현재 얼굴 모습, 신체의 보여지는 상태에 대해 불만족스러움을 갖고 있다 할 것이며 이를 어떻게 미용성형적으로 개선할 것이냐.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이며 그에 수반하는 문제들은 무엇이 있느냐 하는 부분들이,  사실상 성형외과에서 이루어지는 상담 및 진료의 주요한 내용들이 될 것입니다. 


    그럼 이제 중요한 것을 언급해야 겠는데요,   

    어디까지가 상담자가 할 수 있는 영역이며 어디부터가 진료자 (의사)가 맡아 해야 하는 영역이냐. 라는  부분입니다. 


    원칙적으로 얘기하면 전문 의료에 관련된 부분은  전문의사가 하는 것이 맞고, 전문 의료에 관련되지 않은 부분은 상담자가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미용 성형에 관해서는 이게 정말 모호한 경우가 많아요. 


    일단 일반적으로 상담이 이뤄지는 과정을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상담자가 전상담 (Preliminary consultation)을 하게 됩니다. 

    상담 코디네이터는 환자가 의사의 진찰을 받기에 앞서 먼저 환자가 어떤 부분에 불편을 겪고 있는지, 어떤 병력을 갖고 있는지, 어떤 것의 개선을 원하는지, 또 환자가 어떤 심리 상태에 있는지 (불안해하거나, 수술을 무서워하거나, 비현실적인 기대를 하고 있거나 등등) 를 파악해서 보고 (Report) 합니다. 


    두 번째 순서로 의사에 의한 진료가 이뤄집니다. 

    의사는 전상담 과정을 읽고서는 환자의 개략적인 상태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하는데 모든 경우에  물론 전상담 과정에서 환자가  다 오픈하고 얘기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라면 진료 과정에서 환자와 어떻게든 진솔한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사는 환자와 대화를 하면서 주로 환자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게 어떤 수술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수술적으로 달성 가능한 것인지 등을 판단해야 합니다. 

    진료를 통해서 수술 방법과 종류 등이 결정이 되면 환자에게 추천 (Recommendation) 과정이 끝나는 것이고,  이후 상담자에 의해 후상담이 이루어집니다. 


    후상담 (Afterhand consultation) 에서는 진료시에 권장되었던 내용들이 좀 더 환자의 입장에서 풍부하게 제시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수술 전후의 상황들을 설명하게 됩니다. 후상담시에 환자는 수술을 확정하게 되기도 하고, 추후 2차 진료를 받게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잘 이루어지려면 상담 코디네이터는 수술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환자의 심리 상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해야 하며 환자의 요구, 니즈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어야 합니다. 


    흔히들, 후상담시에 환자에게 더 많은 아이템의 수술들을 권하고 더 높은 가격에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판매 전략을 동원하도록 하며 그런 면에 있어서 성과가 높은 사람들이 능력 있는 상담 코디네이터로서 인정받는다고 얘기합니다. 


    헌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에요.  지금 당장 얼마의 매출을 올리겠다라는 목전의 이익에만 눈이 멀어 있으면, 수술의 결과는 장기적이고 어쩌면 환자의 일생을 다 끌고 가는 것일 수도 있는데 영업적, 판매적인 전략으로만 환자에게 접근한다는 것이고, 그 환자는 장기적으로 수술의 결과에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서비스 업종에서처럼 코디네이터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 영역에서도 마찬가지, 결국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거든요.  

    오로지 매출만 생각하여 환자가 만족스러워하지 않는 상태가 반복된다면 상담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은 굉장히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이런 면이 결국 수많은 상담 코디들이 오랫동안 한 병원에서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미용 성형수술의 질 (Quality) 평가는 그 누구도 아닌, 환자 본인이 내리게 됩니다. 암 치료/수술이나 외상 치료와는 달라요.  암 환자를 수술하는 경우의 진료의 질은, 환자가 완치가 되느냐 안 되느냐, 장기적으로 얼마나 오래 생존이 연장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겠지만, 미용 성형에서 진료의 질은 오로지 환자의 만족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거든요. 


    환자가 만족해하는 결과가 나오려면, 첫째 환자와 공감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럼으로 인해 환자 스스로 '나는 이런 수술을 해야겠구나' 라는 선택을 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환자가 그 필요를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수술은 진행하면 안 됩니다. 


    또 환자가 원래부터 그 병원에 발걸음을 하게 만들었던 그 필요, 요구사항을 상담자가 정확히 이해하고 그 사항에 잘 맞는 수술을 생각할 수 있도록 충분한 대화를 해야 합니다. 


    저는 상담자들에게 늘, '환자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라고 얘기하곤 하는데 그것이야 말로 업무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래서 좋은 결과를 만들고 환자가 공감한 대로의 만족도가 나왔을 때 고객 입장에서는 그 병원 및 그 상담자와 신뢰 관계가 비로소 쌓이기 시작하게 되는 것이고, 이런 상호간 신뢰야 말로 오랫동안 롱런할 수 있는 병원의 비결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환자가 안검하수, 즉 눈 뜨는 힘이 약하여 눈이 작은데 평소에 이마로 눈을 치켜뜨니까 눈썹과 눈 사이가 많이 멀어져 있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경우에 보통은 눈매교정술 (또는 안검하수 교정)을 하자고 Recommend 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떤 병원에서는 상담자들한테 이렇게 가르쳐요.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높은 매출을 만들 수 있는 수술들을 권하도록 하는 겁니다. 헤어라인쪽에서 이마의 리프팅 (Forehead lifting) 수술을 하면 그 수술 가격은 보통 눈매교정의 2배에 달하거든요.  이마 리프팅과 쌍꺼풀을 같이 하자. 가격은 잘 해주겠다. 그런 식으로 상담을 하라고 가르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당장의 매출은 높게 나오겠지만 환자의 상안면부 상태는 어떻게 되느냐, 비록 눈도 좀 더 커지겠지만 눈썹과 눈 사이의 거리는 더 멀어져요.  헤어라인 윗쪽에서 이마를 당겨 올려 버리니까말이죠.  여기에서 높은 비용을 지불하였는데도 불구하고 환자가 원하던 만큼의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게 되면 고객과 병원 사이의 신뢰는 유지되지 못합니다. 


    어찌보면 성형외과 병의원 팽창기의 국내 성형외과의 판도는, 


    수술의 질.결과 -> 환자.병원간 신뢰 상승 -> 추가 수술 또는 소개.  


    이런 도식을 따라가기보다는, (그런 정도로는 대형화된 병원을 유지하기 힘드니까)  


    큰 매출 -> 풍부한 자금을 더 많은 광고에 투자 -> 더 많은 신환 유치 -> 환자 만족도와 상관 없이 계속적인 높은 매출

    이런 식의 도식에 다들 빠져 있었다고도 볼 수 있어요. 


    이야말로 정말 우려할 만한, 그리고 불건전한 방향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큰 병원들이 이런 식으로 해서 자꾸 많은 돈을 벌고 환자들을 거둬가듯 하니까, 다른 중소 규모의 병의원 역시 이를 흉내내고 흉내내고 하면서 수많은 병원들이, 포털 사이트에 조작된 후기를 올리고 전후 사진도 조작하여 정보통신 관련법을 어기면서 탈법적인 광고를 계속 진행하는 식으로 혼탁해져 가기만 한 겁니다. 


    그 와중에 성형외과 전체가 일반 대중들, 고객들과의 사이에 만리장성을 쌓게 된 것이구요. 요즘은 상담을 해 보면 정말, 환자들이 진짜로 병원과 의사를 믿질 못하고 있구나. 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곤 합니다. 


    이제는 이런 고리들은 끊어질 때가 되었어요.  비정상적인 방법이었거든요.  이제는 다시 정상적인 방법으로 돌려놔야 합니다. 



    상담 과정은, 의사의 진료 내용에 천착하여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공감을 이끌고 받아내고 하면서 진행해야 합니다. 제가 상담 코디네이터를 교육시킬 때에는,  이것을 가장 핵심 내용이라고 가르칩니다. 


    고객과 공감하지 못하는 상담자는 상담자로서의 자격이 없는 겁니다. 아무리 많은 매출을 올린다 해도 그건 병원과 환자에게 모두 피해를 주는 결과를 만들게 돼요. 


    성형외과도 하나의 병원/의원입니다.  이곳은 환자의 필요, 환자가 갖고 있는 문제의식의 해결을 위해 세워진 곳이에요.  사세를 확장하고 기업화가 되기 위해 세워진 곳은 아닙니다. 지금 성형외과 코디네이터가 되길 꿈꾸는 분들이라면, 이 직업은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에 함께 공감하고 누군가와 함께 기뻐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는 점부터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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