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8일 복면가왕 오늘 프로에서도 역시 8명의 출연자가 4번의 듀엣을 부르면서 1라운드를 벌였네요.
1라운드 4번의 경합 모두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었던 부분은 역시 알까기맨과 오필승 코리아의 듀엣이었던 것같아요.
첫번째로 놀라왔던 점은 알까기맨이 이기찬씨였다는 점이고, 두번째로 놀랐던 건 이기찬씨가 경합에서 패했다는 사실이었죠.
김범수의 끝사랑을 둘이 파트를 나누면서 되게 느낌 좋게 불러줬는데 두 사람의 노래를 다시 돌려서 들으면 들을수록 확실해지는 게 있네요.
노래에서 애드립이나 기타 어려운 부분들은 전부 다 이기찬씨가 불렀어요. 그리고 그 어떤 부분이든 아주 맛깔 나게 척척 소화를 하고 최고로 좋은 무대를 만들어줬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3표 차이로 떨어졌다는 건 믿을 수 없는 일이에요. 이기찬이 1라운드에서 떨어지다니
아마 본인도 믿을 수 없어하는 것같애요. 이기찬은 만약 올라가서 가왕하고 맞붙어도 손색 없을 만큼 두루 인정받을 실력을 보여주는 것같애요.
오필승코리아님은 목소리는 참 좋은데, 무대에서의 동작이나 제스쳐, 서 있는 자세, 음이 들어가고 빠지는 것을 볼 때 좀 어찌 보면 일반인 같기도 하고, 아주 오랜 경험을 가진 가수는 아닌 것같고 능수능란한 기교를 보여주진 않았어요.
이 무대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래요. 노래 잘하는 일반인과 프로 가수가 경합을 벌였는데 프로가 진 거죠.
근데 그럴 수 있어요. 아마추어 바둑 기사와 단수 높은 프로 기사가 바둑을 뒀을 때 프로 기사가 다 이기느냐. 절대 아니거든요. 질 때도 많아요.
어쨌든 이기찬씨 오늘 1라운드에서 떨어진 건 정말 다시 생각해도 아깝네요. 노래 더 많이 들었으면 참 좋았는데.....
저렇게 잘하는 알까기맨이 왜 패했을까. 좀 생각해봤는데요.
예를 들어 여성의 입장에서 두 명의 남자로부터 동시에 프로포즈를 받는다고 했을때 말이죠
한 남자분은 멋진 장소에서 최고의 식사와 최고급 와인을 준비하고 특급 이벤트에 정말 어마어마하게 멋있는 프로포즈를 한 거에요. 근데 그게 뭐랄까 이상하게 너무 좋은데 마음이 확 끌리질 않는 경우라 할까요.
화려한 이벤트때문에 진심이 많이 가려진 듯한 느낌같은 거죠.
반면 또 한 남자분은 예컨대 어떤 공원같은데서 너무나 소박하게 장미꽃 몇 송이 없이 단촐하게 고백하고 프로포즈 했다고 보면 맞아요.
화려함도 없고 돈도 안 들었을 것같고 너무 규모도 작지만
오히려 그 남자의 진심이 더 많이 돋보이는 경우라 할까요.
굳이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표를 더 많이 받은 이유를 따지자면 이런 부분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오필승 코리아 이분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내려놓고 부르는 느낌이었어요. 이런 부분이 현장에 있던 청중들을 약간이라도 더 자기 편으로 끌어잡을 수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의 핵심은 우리가 일류 가수의 노래를 들으면서 "000가 부르니까 역시 좋군" 라고 생각을 하는 게 혹 편견이 아니냐. 라는 기본적인 철학에서 출발하는데 그건 진짜 좋아요.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꼭 경합과 승리 패배를 나눠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예컨대 에일리 고주파 쌍더듬이랑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대전같은 경우는 누가 이기고 졌다는 게 의미가 없었거든요.
뭐 51대 48 50대 49 이런 건 차라리 부결시키면 좋겠어요. ㅠ
정은지와 나윤권의 경합도 그랬고. 급기야 오늘은 이기찬씨가 패배하는 사건이.....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이기찬씨가 이렇게 나와서 어쨌든 깜짝 놀랐고 반갑네요. 이게 이기찬의 새로운 앨범이나 새로운 노래를 발표하는 시작점이 된다면 경합에서 패했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오늘 포스팅은 여기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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