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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 만년 가는 사랑이 어디 있겠는가 -'도깨비' 중 -

    tvN의  '도깨비' 가 어제 종방을 했네요 드디어 ... (솔직이 끝나서 다행이지 뭡니까.... 더 했으면 저는 드라마에 더 파묻힐 뻔했으니....)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황당무게한 얘기 별로라서 그냥 안 보고 있다가...... 

    하도 도깨비 OST 들이 음원챠트를 싹 다 쓸길래 저게 뭐지 뭐지 했어요 

    근데 암만 들어도 이  OST들이 죄다 너무 너무나 좋은 거에요 


    그래서 결국 보기 시작했거든요 1회부터 쭈루룩

    근데 멍해져요  어제 마지막회 보고 나니까 더 그러네요 





    이거 솔직히 만화나 다름없는 ... 재미만 위주로 쓴 환타지 스토리인데 

    드라마의 어떤 여운이랄까 그건 되게 쎄네요 


    공유가 김고은한테 이렇게 말해요. "난 뭐 천년이나 슬퍼? 천년만년 가는 슬픔이 어디 있겠어. 천년만년 가는 사랑이 어디 있겠고"

    김고은이 대답하죠. "난 있다에 한표"


    도깨비는 도깨비 신부를 900년이 지나서야 만나게 되고, 이별 후 9년이 지나서 다시 만나더니  죽음으로 헤어지고서 또 30년이 지나서 재회하게 돼요. 



    비록 드라마는 황당한 환타지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보고 나서 가슴이 울리는 건 비현실로부터 현실을 비춰 보게 되기 때문일 것같습니다. 

     

    1년을 장담 못하는 게 사람 마음이거든요. 믿음도 쇠락하고, 의리도 변질되곤 하며, 가깝고 친했던 사람들이 돌아서기도 하며 그토록 뜨겁던 사랑도 세월과 함께 식어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갈망하는가 봅니다.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변하지 않는 사랑을 누구나 꿈꾸고 산다는 거죠. 현실이 너무나 그렇질 못하니까.......... 



    드라마에서 인용된 김인육의 '사랑의 물리학'  이 시 정말 유명해졌네요 이제.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 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 운동을 계속하였다. 


    첫사랑이었다. 





    저도,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과연 천년 만년 가는 사랑이 있을까요? 


    지금까지 몇십 년 살아온 세월과 경험을 놓고 대답을 한다면, 아마 "없다" 라고 할 것같네요. 

    하지만, 그래도 그 대답을 바꾸어서 불쑥 이렇게 말하고 싶어집니다. 


    그런 사랑이 있다에 한 표.  라고요.



    심장이 아찔해지는 그 첫 사랑의 경험

    늘 무심히 보아 오던 어떤 이가 어느날 벼란간, 찬란하고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게 다가오던 기억. 

    그런 기억이 소멸되지 않고 모쪼록 영원하기를 바라는 건 당연한 거니까. 


    그런 아찔하도록 아름답던 추억과 기억의 힘으로, 지금 걸어가는 이 힘들고 고단한 삶의 무게를 감당해가며 인간은 한 발 한 발 걸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니까...... 



     

    과연 

    천년 만년, 변치 않는 사랑을 할 수 있다 말할 사람이 있을까요. 


    생각들이 분분하겠지만 

    있다, 없다를 놓고 논쟁하는 것을 넘어서

    훗날 그렇게 사랑하며 걸어왔던 길을 돌아보며 최소한  '나는 행복했었다'. 라고 얘기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을 놓지 않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다 보면 그건 집착이나 고집같은 게 돼 버릴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를 순결한 눈으로 언제까지나 쳐다볼 수 있는 그런 인간의 모습은 그보단 숭고함에 가까울 꺼예요.  


    설사  천년 만년만큼 길지 못하다 하더라도, 기억 저편에 언젠가는 묻혀 버린다 할지라도 

    영원히 계속되는 사랑이라는, 그 가슴 떨리는 말을 듣는 순간만큼은 누구나 정말로 간섭도 방해도 받지 않기를 바랄 것이니... 

    정말 순진 무구한 마음으로 그걸 믿고 싶기만 합니다. 



    어쩌면 그런 마음들이, 이 드라마가 케이블 tv로서 경이적이라고 할 만한, 20%의 시청률을 달성한 이유이기도 한 것같습니다. 


    그리고 요즘 공유의 인기는 진짜 넘사벽이다. 라는 생각마저 드네요.  

    올해로 39세인 그는 영화부터 드라마까지 아주 성공의 보증수표로 우뚝 서는 느낌입니다.  사실 케이블 tv 사상 최고라는 대박 시청률기록엔 공유라는 배우가 그 중심에 있었다고 해도 이의가  없을 듯합니다.     


     '은교'를 연기했었던 김고은은  원래부터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PPL이 아무데서나 치고 들어오고 가끔 쪽대본으로 진행되기 일쑤인 이런 TV 드라마에서조차 모든 장면에서 캐릭터에의 몰입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었어요. 

    진심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네요.  



    그는 아직 27세에 불과하지만, 그 어떤 역할을 맡겨도 소화해 낼 능력을 가진, 한국에서 가장 돋보이는 연기파 여배우의 자리에 올라섰다 표현해도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김고은이 열연한 지은탁으로 인해  만화 비슷한 환타지물인 '도깨비'는 시종 일관 집중과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도깨비 종방해서 시원 + 섭섭이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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