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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와 제임스 카메룬을 향한 향수

    터미네이터 제네시스 -  제임스 카메룬과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에 대한 향수
     

    요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옛 향수를 되살리는 리메이크작들이 거의 대세가 된 듯해요. 미션 임파서블, 어벤져스, 쥬라기 월드,

     

    이런 작품들은 거의가 예전 줄거리와 연관성을 갖고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대로 영화를 봐도 내용을 이해하는 데 지장이 없을 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고요.

     

     

     

     

    과거 원작들과 비교하면 빼어난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시키면서 훨씬 화려한 영상들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영화들이에요.

     

     

    2015년작 터미네이터 제네시스 역시 옛 블록버스터를 다시 화면에 올린 후속작이며, 헐리우드의 파워를 과시하듯 정말로 화려한 영화를 만들어냈어요.

     

     

     

    미래, 과거, 더 가까운 과거를 계속 왔다갔다하면서 롤러 코스터를 태우는 듯한 복잡한 스토리 전개와 T 1000, T 3000 등 새로운 사이보그의 등장과 액션 장면은 감탄을 불러일으키지만

    원작의 터미네이터 즉 젊은 시절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던졌던 무게감과 몰입감을 T-3000 에게서 찾아내긴 힘들었어요.

     

     

    원작 터미네이터는
    암살을 위해 과거로 보내진 사이보그 즉 추적자와 그를 따돌려야 하는 도망자

    이런 단순한 구도가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했어요.

     

     

     

    지금 나온 터미네이터들은 아무데서나 튀어나오는 액체 금속 로봇에 그것도 모자라 흩어졌다가 다시 모이는 나노 로봇까지 나오고 무기들도 엄청 큰거 들고 설쳐대고.....

    2시간 넘게 하여간 벼라별 난리를 다 했는데도 불구하고....

     

    1시간 40분짜리 영화였던 1984년작 터미네이터 101 발끝만큼도 공포스럽거나 인상적이질 않은 거에요.


    이게 왜일까요?


    640만 달러짜리 저예산 영화, 제임스 카메룬의 데뷔작 84년 터미네이터에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충격과 전율 그 자체였어요.

     

     

    당시 관객들은 총으로 쏘고 불로 태우고 대폭발에서도 살아남고
    인체 조직은 다 타서 없어지고 다리 하나까지 없어진 상태에서까지 끝까지 사라 코너를 뒤쫓았던 그런 집요한 캐릭터를 본 적이 없었거든요.

     

    미래에서 파견된 저항군의 용사 카일 리즈가 사라 코너에게 소리지르죠.
    놈은 또옵니다. 일말의 동정도, 협상도, 뉘우침도 모르는 놈이란 말이요. 당신이 죽을때까진 
    It absolutely will not stop. Ever. Until you are dead.


    이런 대사들에서 되뇌일 수 있듯이, 터미네이터란 주어진 목적 앞에서 결코 멈추지 않는 냉혹한 추적자의 이미지를 주면서 한없이 관객을 몰입시켰어요.

     

     

    표현하자면 스토커? 라고나 할까 연약한 여성을 쫓는 냉혹하고 강인한 추적자 라는 그 캐릭터가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단선적이고 굵직한 이미지와 너무나 잘 맞아떨어지면서

    카메룬과 아놀드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역사적인 명작이 탄생했었어요.

     

    영화는 결국 그 어떤 시각적 기술을 동원하건간에 인간에게 감정의 동요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는데

     

    84년 터미네이터와 같은 전율과 감정의 동요를 일으킨 작품은 없었어요.

     


    원편에 비해 20배의 예산을 투입한 영화 터미네이터 2 역시 마찬가지. 
    액체 금속으로 만들어진 T-1000 아무리 싸움을 잘 한다고 해도


    결국 이때부터는 1편에서 만들어진 아놀드의 이미지를 좀 다르게 데치고 볶아서 우려먹는 얘기로 계속이었던 거죠.

     

    2015년 터미네이터도 마찬가지.... 제아무리 복잡하게 시간을 왔다갔다 하면서 이야기를 꼬고, 컴퓨터 그래픽이 나오고 액션신이 나오고 해봤자,

     

    이제 노인이 된 아놀드를 출연시키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던 거죠. 결국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원편의 냉혹한 추적자의 강력한 이미지의 연장선상에서만이 흥행이 되는 작품이었던 겁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제임스 카메룬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었는지도 새삼 생각하게 돼요. 저의 젊은시절 잊을 수 없는 영화들  타이타닉, 트루 라이즈, 에어리언2,   2009년 아바타에 이르기까지.  ...그의 영화는 모두 혁명적이었어요.

     

    하나같이 액션 대작이고 블록버스터들이었지만, 그의 작품들은 과학기술의 우월함만 강조된 영화들이 아니고 인간적 감성의 동요를 불러일으키는 영화들이라는 점에서 늘 한결같이 꿰뚫는 쐐기같은 일관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건 바로 현실을 초월한 로맨스였어요.


    그의 작품에 나오는 남녀는 항상 넘기 힘든 벽을 뛰어넘어서 사랑을 하고 있어요.

    엄청난 대작인 타이타닉에서도


    결국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낸 것은 신분이 다른 남녀가 생존의 위협을 받는 상황 속에서도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었고
    할머니가 된 주인공의 꿈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이 이뤄지는 장면은 진정한 로맨스 영화는 어때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어요..

     

     

    아바타에선 행성 판다라의 나비족 즉 외계인이었던 네이티리와 지구인 해병 제이크의 사랑. 그건 마치 유럽에서 온 침략자들과 그에 대항한 아메리카 인디언. 그 사이에서 싹튼 사랑을 보여주는 것같았고요.

     

    터미네이터에서 카일 리즈와 사라 코너 사이의 사랑. 두 남녀의 단 하룻밤이 바꾸어 놓은 미래....


    그것은 결국 제임스 카메룬이 늘 표현하고 싶었던 한 마디 말을 표현한 영상이었던 것같기도 합니다. 그 어떤 어려움도 공포도 극복하고 미래를 바꾸는 것은

     


    아무런 잇권도 욕심도 없이 이토록 순수한 열망에서 돋아난 사랑이었다고요. 그의 주요 영화들은 전부 하나같이 그걸 말하고 있는 것같아요.

     

    도저히 사랑이 시작될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랑에 빠져버리는 카메론 특유의 테마가 빠지고 오로지 화려한 영상과 그래픽만이 그 자리를 채운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를 보면서,  그를 그리워한다고 해봤자 이젠 옛 넋두리에 불과하겠죠.

     

    좋은 영화였지만 원작을 생각한다면 많은 별을 줄 수는 없었던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를 보고 난 후기였습니다 .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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