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Content

    티스토리 뷰

    화성에서 온 환자, 금성에서 온 의사.

    화성에서 온 환자, 금성에서 온 의사.

     

    의사로서 가슴수술 상담에 대해 고민스러운 점들

     

     

    수술 상담을 하면 할수록 햇수가 쌓여갈수록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장 난감한 경우는.....

    인터뷰중 저는 설명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환자의 반응이

    그거랑 완전 딴 방향으로 엇나가는 경우에요.

     

     

     

    이게 바로 커뮤니케이션 문제인데 설명하는 사람과 정보를 요구하는 사람 사이의 이해와 공감도가 동기화되는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거죠.

     

    어떤 환자분들의 경우는 제가 환자분의 생각도 잘 캣치했고 내가 하는 말의 요점도 환자분이 잘 알아듣는 경우도 있는데, 늘 그렇진 않다는 거에요. 어떨 땐 양쪽이 다 딴소리를 하고 있는 거죠.

     

    그 이유를 나름대로 생각해 봤어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환자가 갖고 있는 사전정보가 어떤 것이냐가 큰 영향을 주더라고요.

     

    환자는 성형수술, (가슴수술을 포함해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검색을 하기도 해서 그에 대한 정보를 축적합니다.

    이 과정 중에 정확한 정보와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한꺼번에 들어와요. 상충되는 정보들도 동시에 얻게 되고요.

     

     

     

    그 와중에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의료진 즉 비전문의들이나 또는 의사가 아닌 사람들, 성형외과 상담실장들 등(?)에 의해 상업적으로 올라온 정보들에도 노출이 된다는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의료행위라고 하는 것은 아픈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 생겨난 것이에요.

    그러나 가슴확대 수술을 포함한 미용적 의미의 성형수술은 질환을 갖고 있지 않은 자가 느끼는 미용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아주 쉽사리 어떤 제품 판매와도 같은 홍보로 자꾸 연결되는 경향이 있어요.

    여기서 아주 큰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의사가 말하려 하는 것과 환자가 알아듣는 것 사이에 엇박자가 나는 근본적인 원인이 여기서 시작되는 것같애요.

     

     

    상업적 대형화를 추구하는 병원 또는 비전문의들에 의해 운영되는 병원에서 막대한 자금을 들여 광고하고 뿌려대는 정보들은 대체로

    000  수술,  000 수술법, 이런 식으로 특정 의료 행위를 하나의 제품, 상품으로 포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야만 광고상 차별성이 생기니까요.  예를 들어 피로 회복제를 선전 광고한다고 치면, '우리 피로 회복제가 어떤 성분이 들어 있어서 그게 월등하다. 그러니 우리 제품을 사라' 라고 광고할 수 있어요.

     

    그런데 똑같은 연장선상에서 수술 방법, 인체에 칼을 대고 피를 내며 시행하는 의료 행위에 대해 이렇게 해서는 안돼요.

     

    왜냐하면 환자들이 갖고 있는 특성이 너무 너무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수술이란 그 환자가 갖고 있는 특성에 맞는 방법이 정답이지, '000 수술법' 이라는 방법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 라고 광고해서는 안됩니다.

     

     

     

    여기에서 환자는, 인터넷에 무분별하게 돌아다니고 있는 '000수술법' 또는 '000보형물' 등, 어떤 특정 상품을 구입하면 나도 똑같은 것을 얻게 된다.라는 생각을 빨리 버려야 합니다.

    의료 행위는 핸드백을 쇼핑하는 것과 다르기 때문이죠.

     

    의사는 환자와 초진을 할 때 환자가 갖고 있는 체형 및 조직특성들을 먼저 분석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환자가 갖고 있는 문제들을

     

    1) 개선이 꼭 필요하면서 개선이 가능한 것

    2) 개선이 꼭 필요한데 개선이 잘 안 되는 것

    3) 개선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것

     

    이와 같이 분류하여서 환자에게 설명해줘야 합니다. 결코, 개선이 불가능한 문제들을 확실히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하여서는 안됩니다.

     

     

     

    돈을 얼마를 내고 어떤 핸드백을 사면 누구나 똑같은 걸 얻게 되지만, 의료행위는 특히 수술은 그렇지 않아서, 모든 사람이 천 명이면 천 명 죄다 다른 문제를 갖고 있고 수술 후의 결과 역시 천 명이 다 다른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요.

     

    바로 이 부분을 환자들이 이해를 못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그렇게나 힘들어지는 것같애요. 저는 1차 인터뷰에서 항상 환자들에게, 자기가 갖고 있는 문제가 뭔지를 얘기해 주느라 가장 많은 시간을 씁니다.

    자기가 자기 몸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갖기는 굉장히 힘들어요. 하지만 수술을 앞두고서는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합니다.

     

    나는 가슴이 작다.

     

    가슴이 작은 사람은 많아요. 헌데 나한테 특징적인 부분은 무엇인지? 내가 남들과 다른 점은 뭔지?  그것서부터가 중요해요.

     

     

     

    비대칭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때문에 생긴 비대칭인지?

    유두의 위치는 쇄골 또는 배꼽과 비교했을 때 적절한 위치에 있는지? 위치에 이상이 있다면 무엇때문인지?

    유방의 폭과 언더밴드의 둘레는 내 체형에 비례로 봤을 때 적절한지?

    밑주름선의 위치는 양쪽이 대칭인지?

    유방 외피 즉 스킨을 포함한 살의 신전성, 탄력성은 어느 정도인지? 그게 너무 강하거나 약하다면 왜그런지?

    유방의 조직은 치밀한지? 아니면 퍼져 있는지? 그건 왜 그렇게 되었는지?

    가슴에 만져지는 것이 있거나 과거 병력이 있는지? 그런 것이 가슴확대 수술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유륜의 크기는 어떠하며 늑연골 상태는 어떤지?

    늑골과 척추는 휘어 있거나 이상형태를 띠고 있진 않은지?

    골격상 흉골 위치는 양쪽을 균등하게 분할하고 있는지? 등등

    마지막으로, 나는 심리적으로 정상적이고 적절한 결과를 희망하고 있는지?

    아니면 부적절하고 비현실적인 생각과 희망을 갖고 있는지?

     

    이런 것들을 의사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이 제일~~~ 중요해요. 이 얘기를 뺀다면 사실상 환자와 상담을 한 것이 아니죠.

    그냥 성형에 대한 잡담을 한 거에 불과하겠죠...

     

     

     

    그런데 놀랍게도 많은 분들이

     

    제가 환자분의 체형과 유방 조직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으면 말을 중간에 끊고 "00회사의 스무스 라운드 보형물이 촉감이 좋다면서요? 전 그걸로 하겠어요."라고 말을 해버립니다.

     

    이건 마치 가족이 살 집을 고르는 데

    학군, 평수, 가격, 향, 위치, 대중교통과의 거리, 주변 소음, 접근성 등등을 한참 얘기하고 있는데 말을 중간에 끊고 "난 이 집 형광등이 마음에 들어. 이 집으로 할래" 

    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미용적 가슴수술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소비자의 개념으로 본다면, 공급자들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든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물건을 팔겠다는 심정으로 설명을 할 겁니다. 그건 더 이상 상담이 아니고 판촉이죠. 

     

    소비자들은 자기 욕심을 마구 얘기하고 값을 깎고 공급자들은 소비자의 상황이 어떻건 흥정을 해서 상품을 많이 팔기 위해 모든 촛점이 그런 면에 맞춰지는 커뮤니케이션이 될 겁니다.

     

    문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미 이렇게 하고 있고, 병원들도 결국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게 모든 구조를 그렇게 다 변형시켜가고 있다는 점이에요. 수술 10년 후, 20년 후의 장기적인 예후와 경과에 대해서는 ...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고 있어요.

     

     

     

    가슴수술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질환이라기보다는 어떤 자기 신체의 문제점을 갖고 있는 일종의 '환자'로 봤을 때는, 위와 같이 '상품을 쇼핑하는 소비자'로 보았을 때완 많이 달라집니다. 

     

    병원에서는 그 특정 환자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십분 집중해서 분석하고 

    환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자기의 문제점에 대해 스스로 알도록 교육합니다.

     

    그럼으로써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어떤 것이 있고, 그 방법의 한계가 무엇인지도 충분히 알려주고 난 연후에야 수술을 결정하도록 해줘야 합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병원은 좋든 싫든 상품을 파는 상점으로서의 성격도 분명히 갖고  있어요. 

    그러나 몸에 칼을 대는 수술이란 것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최대한 그런 store로서의 성격은 배제하고

    환자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수술 후의 환자의 멘탈적인 면과 수술 후의 만족도, 의료 사고나 의료 불만족사항, 부작용 등의 문제점들을 모두 최소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1 Comments

    • 바리스타 2015.05.22 09:04 Modify/Delete | Reply

      동감입니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너무 많이 아는게 오히려 득이 아니라 실이 될수도 있는것 같네요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