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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한 조건. 텐션 핏 (Tension Fit)

    많은 의사들이 근육하 방법, 근막하법, 근육위 수술법 등의 무슨 무슨 수술 방법론들에 대해 언급합니다.

    또한 많은 병원들이 이 보형물이 좋다, 더 우월하다. 그런 얘기을 참 많이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전 광고 말고 학술적 연구상으로, 지금껏 그 어떤 보형물도 '완벽하다' '최상의 품질이다' 라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보형물을 인체에 삽입하는 행위를 하는, 특히 가슴 수술에서 좋은 결과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체가 보형물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최적의 '자리' 즉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입니다.

     

     

    근육하든 이중평면이든 근막하든 또 어떤 보형물이든 의사는 모든 수술 방법에 대해 숙달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맞겠습니다. 그러나 수술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우리는 이런 기술로 한다. 그러니 잘 될 수밖에 없다" 라는 어떤 선언문이 아닐 것입니다. 수술 테크닉은 방법론일 뿐이고 보형물은 재료일 뿐입니다. 그 재료가 사람 몸과 만나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어해 주는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니, 진짜 중요한 것은 그런 조건을 맞추어 주는 것입니다.

     

    실리콘 보형물이 들어가면 인체와 접촉하고, 인체에서는 곧바로 반응을 하게 됩니다. 주로 내 몸의 일부가 아닌, 이물질이다란 판명이 되면 그것을 몸과 분리시키기 위해 염증 세포가 모여들고 섬유 조직들이 배열되고 하나의 배리어 (장벽)을 치게 됩니다. 이런 장벽을 '피막'이라고 부릅니다.

     

    실리콘 보형물에 대한 이런 피막의 형성 과정은 정상적인 면역 체계를 가진 건강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일어나야만 합니다. 피막이 형성되지 않았다면 뭔가 큰 문제가 있는 것이죠. 그리고 피막이 어떻게 잘 형성되느냐가 수술 결과를 완전히 좌우하는 것입니다.

     

     

    피막이 너무 두껍고 강해지면 구축이 되는 것이고, 피막이 자꾸 진물을 만들어내려 하면 장액종이 됩니다. 피막이 보형물을 조여드는 형태로 형성되면 아주 타이트한 촉감을 만들게 되며, 너무 느슨하고 널널하게 형성된다면 이물감과 과도한 유동성으로 귀결되는 것입니다.

     

    즉 가슴수술의 결과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피막'입니다. 그게 어떻게 잘 우리 뜻대로 보형물 주변을 너무 좁지도, 너무 넓지도 않게 잘 둘러 싸 줄 것,  보형물을 너무 꽉 붙잡지도 않고  적당하게 움직이게끔 해 줄 것. 너무 두껍게 생기지도 말고 적당한 정도의 탄력을 가져 줄 것, 외부 가슴 모양이 예쁘게 나오게끔 가장 적당한 자리에 생겨서 보형물 위치를 잘 잡아줄 것, 이런 모든 가슴 수술의 결정 사항들이 피막에 의한 것이에요.

     

    피막이 이렇게 예쁘게 잘 생기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옛날부터 이 문제를 고민해 왔죠. 지금까지 한 30년 넘게 텍스쳐링이 맞다, 스무스가 맞다. 그걸 갖고 피 터지게 논쟁해 왔다고도 할 수 있어요. 물론 지금은 거의 정리되고 있지요. 둘 다 별 차이 없다고요.

     

    텍스쳐를 만든 이유는 사실 폴리우레탄을 본떠서 그걸 실리콘으로 흉내를 낸 거거든요. 폴리우레탄이 구축이 안 생기니까 실리콘으로 그걸 하면 구축 안 생길꺼다 라는 생각 하에서요. 30년이 지나서야 그거 효과 없다는 게 정설로 굳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럼 요즘 유행이라고들 여러 병원들이 밀고 있는 나노텍스쳐, 마이크로텍스쳐. 이런 거는 구축 안 생깁니까. 물어보시는 분 많습니다.  대답은 뻔합니다. 텍스쳐링이라는 기술 자체가 (아주 거친) 폴리우레탄을 흉내내겠다고 만들어진 겁니다. 그게 별 효과 없었는데, 심지어 자잘한 텍스쳐를 한 게 대체 왜 구축을 줄이겠습니까.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이 "아이고 의미 없다"라 하지요?

     

    텍스쳐링을 어떻게 해서 부작용을 예방한다는, 그건 이미 한 세대 뒤쳐진 고민입니다. 핵심이 거기 있지 않은 거죠.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핵심은 의사의 손에 있지요. 제품에 있지 않습니다. 수많은 논문들에서, 구축, 위치의 변동 등 핵심적인 부작용들의 발생빈도는 연구자에 따라 엄청 차이가 나는데요, 같은 제품으로 발표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변동이 심하다는 것은 어떻게 수술했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죠. 제품이 관건이라면, 같은 보형물로 수술한 경우 의사에 상관없이 똑같은 부작용 발생률이 나와야 맞겠죠.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보형물과 살 사이의 적절한 긴장과 접촉입니다. 보형물 표면이 사람 살과 너무 접촉면이 많다면 면역 기능이 너무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고, 그 사이사이에 박테리아들이 집 짓고 살 기회도 많이 주게 됩니다. 최근의 연구 조사들에선 이런 상황을 biofilm 형성이라고 하여 경계하고 있지요.  반면 보형물 표면과 사람 살 사이에 뭔가 끼어 있거나, 기타의 이유로 서로 떨어진 부분이 많다면 툭하면 장액종이 생기며 과다한 유동, 위치 변동 등이 생기고 맙니다. 이런 것들이 사실, 가장 많은 재수술의 원인들입니다.

     

    따라서 보형물과 살 사이에는 늘 적절한 정도의 접촉이 있어야 합니다. 그 어느 정도가 과연 '적절한' 것이냐? 거기에 대해선 아직 정량적인 분석이 있진 못하죠. 그러나 그런 적절한 정도의 접촉을 위해 보형물의 텍스쳐링보다는 수술시 박리된 살의 표면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리된 표면이 울퉁불퉁할수록 접촉면은 훨씬 복잡해지고 더 늘어납니다. 그러면서 염증 및 ALCL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 등의 상황 발생 가능성도 높아질 것입니다. 게다가 박리 표면이 복잡하다는 것이 의미하는 건, 그만큼 피도 많이 났고 정상적인 세포들이 손상을 받았다는 걸 의미하지요. 당연히 장액종, 위치 변동 등이 발생할 수 있어요.

     

     

    이렇게 박리 표면이 아주 깔끔하고 깨끗해야만, 그 어떤 보형물이 들어간다 해도 구축, 위치 이상, 장액종 등 모든 부작용들을 다 줄여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더 중요한 부분이 있고 사실은 그게 제가 얘기하고자 하는 진짜 핵심입니다. 그건 보형물이 들어가는 살이 긴장도, 즉 보형물을 내리 누르는 압력이 균일하고 적당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것을 저는 Tension Fit (긴장도 맞춤) 이라고 부릅니다.

    보형물이 들어가 있는 공간에 과다한 압력, 과다한 긴장도가 존재하는 채로 수술을 끝내면 반드시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이죠.

    따라서 수술 시에 "얼마나 넓게 박리했느냐"만을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보형물의 넓이에 꼭 맞는 정도의 넓이를 박리하는 게 물론 정답이지만, 보형물-인체 살 간의 최적의 접촉이 일어나려면 긴장도 (tension)을 꼭 체크해야 한다는 것이죠.

     

    오늘은 가슴 수술에서 제가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사항에 대해 설명해 보았습니다. 너무 얘기가 복잡하지 않았나 생각되기도 하는데요,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수술 그 자체이지, 어떤 제품이냐, 혹 어떤  명칭을 가진 테크닉이냐가 아니다. 그 부분을 힘주어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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