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공주의 남자 스토리를 따라서 나름대로 해석한 원호문의 사를 올려 보겠습니다. 이 시를 바꾸어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같아서요. 한데 저는 일반적으로 번역되는 안구사와는 완전히 딴판으로 이를 재해석해 보고 싶었습니다.
조정구 작가 역시 사의 첫 구절을 완전히 다른 각도로 해석해서 세령과 승유가 낭독하도록 하였지만, ..
작가는 망설임 없이 사랑하는 사람과 죽겠다는, 세령의 사랑에 대한 찬미가처럼 이것을 해석했어요. 사랑때문에 목숨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을 아름답게 미화해서 읽은 것이죠.
그러나 이 시는 실제로는 목숨을 내놓고 사랑하는 이가 절규하며 처절하게 부르는 탄식의 노래입니다. 저는 그러한 관점에서 세령과 승유의 이야기처럼, 완전히 처음부터 이를 다시 써보고 싶어졌어요.
問人間 情是何物 直敎生死相許
天南地北雙飛客 老翅幾回寒暑
歡樂趣 離別苦 是中更有癡兒女
... 君應有語 渺萬里層雲 千山幕景 隻影爲誰去
橫汾路 寂寞當年蕭鼓 荒煙依舊平楚
招魂楚些何磋及 山鬼自啼風雨
天也妬* 未信與 鶯兒燕子俱黃土
千秋萬古 爲留待騷人 狂歌痛飮 來訪雁丘處
세상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사랑이란 대체 무엇이길래, 삶과 죽음조차 같이하게 한단 말입니까?
하늘과 땅을 가로질러서 나는 저 새와 짐승들조차도
사랑을 따라 주저없이 목숨을 내놓는 것을 보셨습니까.
지친 날개를 접고 인생사의 고통과 피곤함을
더불어 겪는 것을 수도 없이 반복하며
사랑은 빛 바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굳어지지 않습니까.
만남과 헤어짐으로 기쁨과 고통을 번갈아 오가기만 하는
그 고단한 운명 속에서 어리석은 우리들은 헤메어 다니고 있습니다.
그대여, 대답해 주소서.
이토록 아름다운 내 사랑과 이별하면, 아득한 천지간에 외로운 나는
대체 어디로 가란 말입니까?
넓은 강가에서 그대와 같이 보냈던 즐거웠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지만.
지금 해는 지고 온 산에 눈이 내립니다.
그대와 같이 행복에 겨워 그네를 타고 말을 달리던 그곳은
지금 적막하고 자욱한 안개만 아스라이 펼쳐 있을 뿐입니다.
이미 가버린 그대를 그리며 목놓아 부른다 하여도,
산에 울린 메아리만 돌아올 뿐.
미친 듯한 빗소리에 내 흐느낌이 섞여
도로 들려오고 있지만
그대는 영영 오시지 않습니다.
사람들이여, 묻고 싶습니다.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입니까.
하늘이 우리를 질투하던 것이었나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나 역시 몸을 저 짐승처럼 흙바닥에 내버려야 하나요.
천지간에 저는 떠돌며, 이토록 슬픈 노래를 다시 부를 누군가를
기다려 여기에 다시 찾아와
그대와 같이 지낸 행복한 나날을
땅 속에 묻어야 한다는 것입니까?
술 취하여 미친 듯이 노래를 부르고
사랑을 따라 죽은 짐승의 무덤을 또 돌아보고
흐느끼며 나는 다시금 묻습니다.
세상사람들이여, 사랑이란 도대체 무엇이길래
목숨마저도 같이 하게 되는 것입니까.
원호문. 매피당 중 안구사. (드라마 줄거리를 토대로 변형, 재해석함)
원래 시는 이렇게 번역됩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묻노니.
정이란 무엇이길래 이토록
생과 사를 같이하게 한단 말인가.
하늘과 땅을 가로지르는 저 새야,
지친 날개 위로
추위와 더위를 몇 번이나 겪었느냐?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고통속에
헤메는 어리석은 여인이 있었네.
임이여 대답해 주소서,
아득한 만리 구름이 겹치고
온 산에 저녁 눈 내릴 떄
외로운 그림자 누굴 찾아 날아갈꼬.
1년 전 공남 폐인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심금을 울리는 공주의 남자였지만, 누가 뭐래도 가장 마음을 후비며 파고드는 것은 원호문의 싯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아침 다시금 정말 묻고 싶어집니다. 사랑이란 대체 무엇이길래. 삶과 죽음마저 서로 손가락 걸어 약속하게 되는 것일까요?
이만 줄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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