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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보형물이 가장 명품인가? 라는 질문

    "제일 좋은 보형물은 어떤 건가요?  00 회사께 제일 좋다 그러던데..." 


    이런 질문들을 환자들로부터 흔히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일 좋은 보형물이란 건 없어요.. 

    '나한테 제일 알맞는 보형물'이 있을 뿐이지요. 




    예전에는 가슴 수술에 쓰이는 보형물이란 가슴수술 결정에 있어 한 일부분이었을 뿐인데, 요즘 들어서는 수입 승인이 나 있는 보형물이 너무 많아져서 결정에 곤란을 겪고 있는 분들이 많아진 것같습니다. 마트나 편의점에 수북히 쌓여 있는 상품들 중 나는 어떤 걸 골라야 하지? 이런 상태에 가깝다고 표현할까요. 




    그런데 이런 것을 아실른지 모르겠어요.  소비자와 상품의 관계는 처음엔 소비자가 상품을 고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헌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 제조, 정보 전달, 물류 유통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것은 대규모화 된 제조사 및 유통사들입니다. 

    이렇게 유통 및 정보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자들이 물품을 고르는 자의 선택 및 정서를 관할하다시피 되고 있어요.  사실은 공급자와 소비자의 관계가 공정하질 않습니다. (왜냐. 정보에 있어서 공정하지 않으니까요.) 


    즉 나는 캔커피를 하나 사 마시고 싶은데 비슷비슷한 것들이 진열대에 종류가 너무 많이 있다.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그걸 하나하나 다 사서 마셔보고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 소비자는 제일 사람들이 많이 고를 법한 것으로 선택하게 된다는 겁니다. 

    진열대에서 제일 앞에, 손에 닿기 좋은 위치에 있는 것들 (이 위치는 누가 결정하느냐. 유통사에서 결정하죠.)  손이 가게 돼 있고 그러다 보면 그 맛에 익숙해져서 계속 그 제품을 선택하게 되고. 

    그게 제일 맛있다. 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그런 사실인데요. 



    의료적 행위에 사용되는 보형물이 그런 식으로 결정되어서는 큰일 나겠죠. 

    여기서는 제조사와 유통사 (편의상 병의원이라고...)가 있다고 하면, 가장 많은 병원들이 선택하고 있는 보형물이 제일 좋은 제품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판매량이 높은 보형물이죠. 


    물론 판매량이 높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역사, 긴 시간 동안 인정된 사실들. 그 장점과 단점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판단들. 이러한 것들이 다 녹아 들어가 있는 거죠. 

    헌데 판매량이 1위라고 해서 그게 1위의 품질을 갖고 있는 보형물이다. 라고 판정할 수는 없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인체내에 삽입되는 보형물은 그 사람 몸이랑 잘 맞는 게 제일 좋은 제품입니다. 

    제일 많이 팔린다고 제일 좋은 것도 아니고, 제일 비싸다고 제일 좋은 것도 아닙니다. 

    소위 '명품'이라는 게 없다는 겁니다. '나에게 최선'이  있는 것이지 모든 인류에게 다 최선. 이런 건 없어요. 



    물론 보형물 제조사들에서는 자기들이 자본을 투여해서 생산해 낸 제품들이 경쟁사의 제품들보다 '명품'이다.  라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홍보하고 싶겠죠.  


    그러나 여지껏 제가 경험해 본 바로는, 모든 경우에 한결같이 좋은 보형물이란 아직은 나오지 않았다. 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형물 선택에 있어서 몇 가지의 뼈대가 되는 기준이 있어요. 그거에 따라 물방울이냐 라운드냐, 그리고 얼마나 큰 걸 쓰느냐.  재질이 어때야 하느냐를 하나 하나 결정해 들어가죠. 

    그걸 말씀드리는 게 회사, 제품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나을 것같애요. 



    1. 환자의 원래 가슴 모양이 좀 잡혀 있느냐. 아예 안 잡혀 있느냐. 


    가슴 모양 즉, 상부 유방의 선, 하부 유방의 선, 밑주름선. 내 외측 윤곽선 등이 표준적인 모양을 갖고 있고, 지방량도 꽤 있다면 라운드 타입을 권하곤 합니다. 그러나 가슴의 모양, 윤곽선 등이 잘 안 갖춰져 있거나 안 좋은 모양을 갖고 있는 경우라면 모양이 갖춰진 보형물 즉 물방울 타입을 권하게 됩니다.  라운드 타입, 특히 스무스 표면의 보형물은 회사에 따라 큰 차이가 거의 없다고 생각되고, 물방울 타입은 특징들이 좀더 다양한데 예컨대 환자가 가슴 모양이 거의 없다시피 하면서 윗가슴을 많이 채워야 한다. 이런 상태면 키가 큰 (tall type) 물방울 타입을 권하게 되는 식입니다. 



    2. 환자 살이 젊고 타이트하냐, 아니면 노화돼 있느냐. 


    환자가 출산 전이고, 20대~30대 초반이며 말랐다. 그럼 유방의 외피 조직은 아주 타이트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가슴 수술 후에 촉감에 대해 예민하신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충전률이 좀 낮은 보형물을 선택하곤 합니다. 


    촉감이 말랑말랑하다 라고 하는 건 달리 말하면 백에 겔을 덜 채웠다는 소리거든요... 반대로, 촉감이 단단하다 라고 하는 건 백에 겔을 꽉꽉 채웠다는 소리입니다. 


    여러 번의 출산 경험이 있고 모유 수유 경력도 있는  환자, 노화된 피부를 갖고 있는 환자의 경우는 피부가 줄줄 늘어나고 탄력이 없습니다. 이 경우에 보형물까지도 줄줄 늘어지면 안 됩니다. 

    탄탄하게 모양을 잡아서 잘 버티고 있는 게 중요합니다.  

    즉 충전률이 높은 보형물을 선택하게 되는 거죠. 이런 보형물은 말랑말랑하질 않고 단단한데, 이렇게 가슴이 늘어지고 축축 처지고 있을 땐 그러한 보형물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3. 환자가 원하는 볼륨감과 촉감 등이 어떠느냐. 


    가슴 확대 수술은 순수히 미용적인 수술이므로 환자 본인의 만족감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환자들이 자기 가슴에 대해 생각할 때 판단 기준이 제각기 다 다릅니다. 

    볼륨감. 소위 말하면 옷빨. 그런 게 중요한 분이 있고,  배우자가 만질 때의 느낌.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럼 볼륨감을 최대한 주기 위해서는 환자의 정해진 유방 직경에 맞춰서 큰 보형물을 넣으려면 보형물의 두께 즉 projection이 높아야 합니다. 

    각 제조사에서는 이런 요구에 맞춰서 extra high projection 등의 보형물을 출시하기도 하는데 high, medium, extra high의 기준이 다 회사들마다 다르기 때문에 잘 보고 골라야 합니다. 촉감의 부분은 진짜로 주관적인데, 아주 마르고 fat도 없고 오리지날 breast의 양도 별로 없는 분의 입장에서, 말랑한 촉감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고 얘기하면, 보형물을 말랑한 걸로 결정하는 것도 좋지만 사이즈를 너무 크게 하면 안됩니다. 

    보형물이 말랑거리는 걸 썼는데 좁은 공간에 싸이즈는 엄청난 걸 넣게 되면 이후에 생길 이물감, 마진에서의 만져짐, 리플링 등의 상황을 돌이킬 수가 업겠죠. 



    이와 같은 정말 여러 가지 기준들과 환자의 요구사항 등에 의해 보형물을 결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든 정답이 미리 정해져 있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며, 환자분들께서는 병원에 상담을 다니신다 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보형물, '내가 사고 싶은 제품은 이거.' 라고 미리 정해 놓고 진료를 받으시고 그렇게 결정되어 버린다면 그것이야 말로 수술 후 불만이 극심해지는 가장 큰 요인이 된다는 점을 숙지하시기 부탁드립니다.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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