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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아의 냠냠냠 분석

    이진아의 '냠냠냠' 초연 후.. 케이팝스타4 13회 배틀 오디션에서 양현석씨의 심사평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인디에 계신 분들이 나름 자기 색깔을 갖고 대중하고 색깔을 맞추기보다 자기가 좋아서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 많죠.

    하지만 가급적이면 내가 만든 음악을 좀 더 많은 사람이 공유하면 더 좋지 않을까?

    제 얘기는 뭐냐 하면 음악성과 대중성을 같이 잡아야 한다는 거에요. 제가 듣기엔 자칫 잘못하면 너무 독특한 아티스트로 갈까봐 그게 좀 걱정이에요. 음악가가 아니라 제작자로서 이진아양에게 아쉬운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쫌 더 간략하게 한마디로 정리하면

     

    독특한 거 좋지만 당신 음악  대중성 없다.

    혼자 좋자고 음악하나.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야지. 

     

    라는 뜻이었던 듯해요.

     

     

    헌데 양현석씨의 이 심사평이, 방송 후로 보통 논란이 된 게 아니에요. 왜냐하면,  대중성 없다고 비판했던 이 노래가 음원 차트에서 계속 수위권에 올라가 있었거든요.

     

    네이버뮤직, 다음 뮤직, 벅스뮤직에서 하루가 다 지나가도록 내내 1위.

    소리바다 차트에서도 실시간 3위. 엠넷 차트에서 5위~6위하고 있었어요.

     

    이진아의 음악이 독특한 건 사실이에요. 근데 양현석씨는 대중성 (다시 돌려 말하면 상업성?) 이 없다고 평가한 건데,  그만... 이 노래가 음원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려 버렸으니 어쩝니까.

     

    양현석씨는 할 말이 없게 됐어요.  음반 제작자라면 어떤 노래가 히트를 칠 지 예측을 할 줄 알아야 살아 있는 것일텐데...... 

    어찌보면 이진아와 안테나 뮤직이 보란 듯이 하나 제대로 터뜨렸네요.

     

     

    헌데 저도 냠냠냠을 들으면서 사실 좀 혼란스럽긴 해요. 이...게... 뭐지? 뭐지? 계속 ... 들으면서 좋긴 한데 왜 좋은 건지? 그걸 잘 모르겠는 거에요.

     

    멜로디가 쉽고 중독성있다...?  꼭 그렇게도 말할 수 없는게... 이 곡에서 멜로디만 똑 떼어내서 피아노 화성 없이 그냥 불러본다 치면,  여지없이 TV 유아 프로그램에 나오는 동요가 되어요.

     

    그런데 들어보면 이게 동요가 아니에요. 간주에선 재즈화음이 나오는 것같고 펑키리듬 비슷한 게 느껴지기도 하다가, 고전음악적인 즉, 클래식적인 선율도 흘러나오고..  하여간 3분 10초동안 정신을 빠지게 만들어 놓다가 끝나요.

     

    그러니까 .... 한동안 등산을 해서 올라가야 그 경치를 볼 수 있는 산을,  비행기 태워서 한 몇 초동안에 휙 보여주고 그 옆에 더 높은 산도 보여주고 그걸고 끝나는가 싶었는데 더 높고 멋있는 산까지 죄다 보여주고 몇 분만에 내려다준 그런 느낌이에요.

     

     

    처음엔 이진아 음악을 분석하려 하다가 너무 엄청난 게 나왔다고 느꼈는지 할 말을 잃은 박진영씨의 표정.....

     

    그러니까 이걸 듣고 다들 멍해지는 거같애요. 재즈면 스탠더드하게, 또는 재즈 느낌으로 그 깊이를 깊게 깊게 파고 들어가는 식으로 음악을 만들거나, 발라드면 발라드다운 분위기로 쭈욱 노래를 들려주거나 하는 식의 음악에 익숙해져 있는데 우리는.....

     

    이진아의 노래는 그걸 죄다 버무려서 불과 3분동안에 비빔밥처럼 보여줘요. 그 어느 하나로도 가질 않고요. 그래서 그의 노래를 발라드다 소울이다 그렇게 나누는 게 의미가 없고..... 그냥 이진아표 음악인 거에요.

     

    이진아의 음악은 그런 거죠. 여러 가지 음악적 요소의 혼재.

     

    근데 그 복잡한 요소들의 조합을 너무나 쉽게 잠깐 몸 푸는것같이, 애들이 장난감 갖고 놀듯이 그렇게 순식간에 보여주는 겁니다. 

     

    앞전에 보여줬던 "시간아 천천히"가 재즈+소울+펑키였다면, 

    "냠냠냠"은 진짜 엉뚱하지만, 바로크+ 재즈 음악이란 느낌이었어요.

     

     

    전주의 코드는 대충. D- Am - G-  F#7-  B-  Am-  G-  A   이런 진행이었는데요. 이런 바로크적인 선율을 지닌 담백하고 도도한 진행의 선율을 가진 전주는 이 노래가 대체 어디로 튈 지 모르겠는 얌체공처럼 느껴지게 했어요. 너무너무 생소하니까요.....

     

    시간아 천천히에서도 전주부터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땐 전주부가 좀 펑키쪽이었어요.   노래 자체가 펑키 재즈 스타일의 그루브가 깔려서 지배하고 있었고요.  반면.

     

    냠냠냠은 완전 쌩뚱(?)맞지만 바로크적인 선율에 밑에는 펑키 그루브가 깔리고 화음엔 복잡한 재즈가 나오고 있어요.  (원 나 참... 아 써놓고 이게 뭔 소린지 모르겠군요.ㅋㅋ............... 그만큼 이진아 음악은 복잡.....) 

     

     

    겁나 단순한 동요같지만 보면 볼수록 음악이 정말 단순하질 않아요...

    코드도 리듬도 화성도 대위법도 전부 엄청나게 복잡합니다.

     

    자기는 그냥 애들이 장난감 갖고 놀듯이 뚱땅뚱땅 치면서 노래도 힘안들이고 부르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걸 분석이라도 할라치면 머리 완전 터져요........ ㅠ

     

    전체적 구성은 

    전주 - A (도입) - A' (전개) - B (후렴) - A' (전개재현) - B (후렴재현)  - Ad lib - B' (후렴부 변형) - 후주.  이렇게 되고 있는데

     

    도입, 전개부 즉 A 파트는 그냥 코드 넣은 반주로 노래하면서 재즈적인 화음을 깔면서 갑니다. 이어지는 후렴부에서 비로소 노래의 정체(?)가 드러나요. 

     

    냠냠냠냠냠 너의 기억을 다 먹어 버릴꺼야

     

    이걸 대체 뭐라고 해야 하나요....... 펑키 바로크 (Funky Baroque)? 라고 해야 할까요.

     

    음악을 만드는 제일 기초는 맨 밑의 베이스음인데, 후렴부를 들어보면 그 베이스부터도 파격이 너무 많아요.

    계속 파격, 싱코페이션, 파격인 거에요. 그러면서 냠냠냠냠냠. 이 선율부는 처음 전주의 코드를 재현시키면서 바로크적으로 위 아래가 동시에 진행되는 대위법적 선율을 들려주어요.

     

    바하 음악의 악보를 보면 페달도 없고, 울림도 없고 크레센도 디크레센도도 없고 Piano (여리게), Forte (강하게)도 없고 그냥 일정한 크기, 세기로 계~속 흘러가는데,

     

    냠냠냠을 비롯 이진아의 음악이 바로 그래요. 담백하게 똑같은 볼륨으로 처음부터 끝까지인 거죠.

     

    짧은 간주를 지나 다시 한번 듣고 싶었던 후렴부를 재현해 주는데 이런 것도 그냥 똑같이는 안 하드라고요.........노래 선율은 D 코드인데 피아노는 F#7 으로 서로 상충되는 걸 끌고 나가면서 노래는 반복 중에도 긴장감을 잃지 않아요.   

    그리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애드립이 나옵니다.

    (아름다운 영원할 줄 알았던 그 소중했던........)   

     

     

    그리고는 처음의 전주가 또 시작. 피아노는 그 전주 선율을 연주하는데 동시에 후렴부를 노래를 부르고 앉았는데요.

     

    이건.... 놀랍다 잘한다가 아니고요.

     

    불가능한 일이에요. . 할 수가 없는 일이에요. 

     

    피아노로, 그것도 두 손으로 하나의 화음을 가진 선율을 치고 있는데 입으로는 아예 다른 또 하나의 선율을 노래한다는 건........ 

    그걸 또 이거 따로 저거 따로 둘 다 완벽하게 가면서, 표정은 아이들마냥 태연... 눈길은 건반에 주지도 않고 샐쭉이 웃고 있고요...

     

    저런 걸 저렇게 치는 건 머리가 2개 달린 오크나 엘프? 그런 게 있다면 모르겠는데 머리 1개밖에 없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ㅠㅠ

     

     

    근데...... 그걸 ... 어떻게 하죠? ㅠㅠ 누구 이런 걸 본 적 있는 분이 있으시면 얘기좀 해주세요... 저는 ... 저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이 노래가 한 번 들으면 질려서 못 듣는다는 댓글을 본 적이 있는 것같은데요.

    와..... 정말 대단한 분들 아니면 그럴 수 없다고 생각돼요.

     

    '냠냠냠'은 몇 백번을 들어도 질릴 수가 없는 곡이에요. 3분 10초짜리 노래 속에 너무 충격적인 음악적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어요.  

     

     

    '시간아 천천히'를 처음 공연했을 때 박진영씨가, "이건 뭐지? 어느 별에서 온 거지?" 라며 경악했는데,

    '냠냠냠'은 심지어 그보다 더 경악할 곡이었네요.

     

    그리고 이런 수준 높은 노래가 계속해서 음원 차트 수위에 랭크되어 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대중들의 수준이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같습니다.

     

    아... 저는 일요일날 이 노래 방송에서 듣고 나서 아직까지도 정신이 빠져서 회복을 못하고 있는 것같애요. 저도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으로서,  이진아의 연주를 보면서는 내가 치는 게 그게 피아노였나?. 라는 생각마저 들고, 창피해서 피아노도 못 만지고 있어요.

     

     

     

    냠냠냠은 처음 들을 때는 어리둥절했는데...

    계속 계속 반복해서 들으면서 한 수십번 들으니까 그제서야

    아 이게 '이런 곡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같네요...

     

    최고라는  말만 갖고는 너무 부족한 노래.  내 수준에 이 곡을 감히 분석해봐도 되는 걸까? 라는 생각조차 드는, 이진아의 신곡 '냠냠냠'에 대해 오늘 포스팅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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